‘취준’ 하다가 월 매출 1억 5천만 원 함바집 운영하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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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살 인천 송도에서 한식 뷔페 하고 있는 박선영입니다. 회사 다니실 때 구내식당 같은 거 다녀보셨잖아요. 그런 직장인 분들 오시는 곳이고, 매일 메뉴가 바뀌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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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월 매출은 1억 2,000~5,000만 원 사이 나와요.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 타격을 받았어요. 작년에는 그렇게 많이 안 받았는데, 그때는 매출이 한 2~3억 나왔어요.

한식 뷔페 한 지는 7년 됐고요. 지금 자리에서 한 지는 1년 2개월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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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철값이 되게 비싸잖아요. 엄청 많이 올랐나 봐요. 그래서 건설 현장에 철이 안 들어간다고 해요. 원래 현장에 골조를 시작하면 철근으로 건물을 쌓아 올리는데요. 그걸 시작해야 인원이 많이 투입되고 저희 매장도 손님이 많아지는데, 그게 주변 현장에서 계속 다 지연되고 있어요.

주 손님층은 거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에요. 보통 손님은 6시부터 많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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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식당은 카운터도 없었어요. 주방에서 국 떠드리면서 체크하고… 카운터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손님이 들어오시기 시작하면 숫자를 일일이 체크해야 해요. 보통은 담당자분들이 다 말씀해 주시는데, 대충은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나중에 식판 수랑 인원수랑 맞춰보면 정확하게 나와요. 아침엔 늘 정신없어요. 아침 손님들은 건설 현장에 계시는 분 말고 다른 분은 거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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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매장이 다섯 번째인데, 건설 현장의 건설이 다 되고 나면 또 다른 가게로 옮겨요. 완공 전에 옮길 때도 있고… 그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계속 옮겨 다니면 아무래도 처음에 자리 잡을 땐 힘든데, 한 군데서 오래 해도 힘든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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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결제는 거의 후불이세요. 시공사가 조금 작은 곳은 문제가 가끔 생겨요. 이따가 미수 전화 또 돌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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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는 배식장에도 가거든요. 매장에 스티로폼 쌓아놓은 게 다 배달 가는 거예요. 하루에 한 300~400개 정도 나가요. 아침에 오셨던 분들이 또 점심에 시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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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장사 비결이라고 한다면 기본을 잘 지키는 선에서 항상 10%를 더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요. 요즘은 다들 기본적인 걸 잘하시잖아요. 그 마지막을 결정짓는 거는 사람인 거 같아요. 손님이든, 거래처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든 그 사람이 하루 오고 끝날지, 100명을 데리고 올지 진짜 아무도 모르는 거 같아요. 만나는 모든 사람한테 긍정을 드리려고 해요. 친절하게 해 드리고, 기분 좋게 해 드리고…

어쨌든 식당이라는 데가 먹고 가는 데긴 하지만, 거기서 맛있게 먹었다는 게 전부가 아니라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갔다는 느낌이 남는 거니까요.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아무리 6,000원짜리 밥이어도 기분 좋게 드시고 가실 수 있게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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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시까지 도시락 싸고, 배달 나갈 거 준비하고, 홀 손님들 맞이할 준비 해야 해요. 식당 정리하고, 돈 못 받은 것도 전화하고… 지구 끝까지 쫓아갑니다.

장사를 한 번도 안 해보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엄청 힘들었죠. 진짜 힘들어서 울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울 기운도 없는 기분 아세요? 울고 나면 힘드니까 일을 해야 하는데 기운이 안 나잖아요. 그래서 참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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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어머니께서 먼저 가게를 오픈하시고 매출이 떨어져서 도와주러 왔었거든요. 원래는 공부하던 게 있었는데, 둘째 달까지 일하고 다시 공부를 하려고 도서관에 갔어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으니까 엄마가 가게를 하고, 나는 다시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공부하러 가는데, 생각해 보니까 정산을 하고 나니까 순수익이 한 1,200만 원 정도 나온 거예요. 너무너무 큰돈이죠. 시험에 붙어도 2,300만 원 벌면 잘 버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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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해 봤어요. ‘내가 시험을 진짜 잘 봐서 직장에 붙어도 2,300만 원인데, 우리 엄마, 아빠 지금 노후 준비는 하나도 안 돼 있고, 나도 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 그 돈 받아서 어떻게 살지?’ 하다 보니까 ‘그러면 1년만 열심히 해서 1억만 모으자…’

그렇게 투자한 권리금만 회복하자고 마음먹었던 게 막상 1년 하게 되니까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했거든요. 근데 진짜 힘들어도 돈이 벌리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일단 돈이 돼야 재밌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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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장으로 나가는데요. 한 현장 인원이 이제 좀 많아지세요. 그래서 도시락 드시기가 힘드시대요. 그래서 저희가 주변에다가 가능하면 컨테이너 설치해 드리고, 거기서 이제 함바집처럼 배식으로 드실 수 있게 해 드려요. 그거 만들려면 절차도 필요하고, 현장이랑 얘기도 해야 하고, 구청 같은 데서 서류도 받아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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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에서 미팅을 했는데요. 원래 처음에는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시다가 자주 오고 하니까 컨테이너는 힘들 것 같아서 같이 방법 찾아보려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현장에 컨테이너가 들어가면 일단 드시는 분들이 가까운 데서 드시니까 편해요. 그리고 귀찮으니까 안 오실 분들도 웬만하면 다 드시기도 하고요. 그리고 도시락으로 일일이 하나씩 싸는 것보다 배식으로 나가니까 준비하기 훨씬 편하죠. 일회용 용깃값도 안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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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뷔페가 가장 힘든 점은 일주일 내내 하루 세끼 하잖아요. 메뉴를 맨날 막 새로운 거 찾고 다르게 해도 조금 질릴 수가 있어서 새로운 메뉴 찾는 게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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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제일 큰 거는 부모님 고생 좀 안 하셨으면 좋겠고, 더 편하게 사셨으면 좋겠고… 그런 게 제일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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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게는 원래 전 사장님이 하시던 한식 뷔페집을 그대로 인수해서 뚝딱 고친 거예요.

가게 인수할 때는 정보 불균형의 문제가 있긴 해요. 가게 하다가 나가는 사람은 어느 정도 벌었다 생각하고 여기보단 다른 데가 나을 거 같아서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나갈 때는 여기 이제 더 좋을 거라고 하면서 좋은 것만 얘기하시고, 들어오는 사람도 좋은 것만 보고 들어오죠. 들어올 때 그 숨겨져 있는 안 좋은 정보를 미리 조사하고, 알고 들어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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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뷔페를 하려면 따져야 할 게 되게 많은데요. 한식 뷔페는 3가지가 있어요. 제가 봤을 때는 유동 인구 많은 데서 하는 거, 그리고 공장이나 산업 단지에서 하는 거, 그리고 저희처럼 현장 주변에서 하는 거요.

현장 주변에서 할 때는 그 현장에 함바가 들어가는지, 진행 상황이 얼마나 되는지, 만약에 내가 여기서 식당을 하면 고객이 우리 식당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인지, 만약에 현장에 없더라도 일반 손님, 사무실 직원 등 유동 인구가 얼마나 있는지… 그런 걸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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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함바집 차릴 땐 7,000만 원 정도 들었는데, 권리금이 7,000만 원이었어요. 항상 결제하고 드시는 인원에 따라서 권리금이 매겨지거든요. 업체가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가 중요해요.

이전 업체를 그대로 인수하기는 하는데, 그 업체가 예전 식당하고 계약했다고 그 업체들이 저희 식당에서 먹을 의무는 없잖아요. 못하면 떨어져 나가는 거예요. 맛이 없으면 또 다른 데로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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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음식을 할 줄 모르니까 음식을 배우면서 하는데, 일이 힘드니까 직원은 계속 나가고, 맛은 떨어지고, 손님도 나가고, 권리금은 떨어지고… 매출을 다시 올리려고 최대한 레시피 보고 맛있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잖아요. 아무래도 실력이 부족하니까…

그래서 전에는 반찬이 5개였는데, 이후로 저희는 12개를 냈어요. 밑반찬 같은 거 말고 손님들이 좋아하는 치킨, 햄, 고기 종류를 늘렸어요. 고기도 막 3가지씩 하고, 육해공 다 내보내고… 그냥 일단 다 퍼 주자고, 아예 그냥 안 남길 생각하고 운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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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는데, 진짜 신기하게 마진이 똑같았어요. 아무리 많이 줘도 먹는 양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맨날 드시는 분들이다 보니까 고기 많이 준다고 고기만 많이 먹지도 않고 골고루 드세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걸 좀 골라 먹을 뿐이에요. 그래서 생각보다 식자재값도 그렇게 많이 들진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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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냥 메뉴만 늘린 게 아니라 업체들 다 돌면서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음료수 다 갖다 드리면서 “사실은 장사를 처음 해서 많이 부족했는데, 노력해서 진짜 많이 달라졌으니까 꼭 한 번씩만 와주셔라…”라고요. 

제가 직접 머리에 음식이랑 음료수를 이고 갔어요. 수박도 막 잘라서 가고 하니까 기특하셨나 봐요. 다시 가볼까 싶어서 오셨다가 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진짜 감사하게도 다시 와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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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다시 매출 회복하고 이제 자신감이 붙어서 영업도 하고, 배달도 했어요. 원래 배달이 없는 집이었는데, 배달까지 해서 처음에 자본을 모았죠. 그 돈으로 전에 잠깐 가게 2개를 같이 운영한 적이 있었어요. 그게 안 좋다는 건 아닌데, 그냥 무작정 2개를 하니까 뭔가 시스템이 안 갖춰진 상태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제가 없는 데는 관리가 덜 되더라고요.

어느 정도 유지는 되는데, 현상 유지할 정도만 되는 게 문제였죠. 아무래도 그쪽 가게를 신경 쓰다 보니까 제가 있는 가게도 신경을 덜 쓰게 되고, 머리도 복잡해지고… 그래서 이도 저도 안 되니까 그냥 하나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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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진짜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거잖아요. 한식 뷔페를 창업할 때 좋은 것만 보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면 진짜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르거든요. 저는 ‘되게 좋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간 게 아니라 그냥 뛰어 들어갔기 때문에 아예 기대조차 없었어요. 희망을 갖고 들어갔으면 더 빨리 그만뒀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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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처음부터 자동화는 못 해요. 처음부터 직원 써서 돌리는 건 꿈꾸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어떤 일을 하든지, 아무리 작은 가게여도 배워가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몸도 그렇고, 사람 대하는 마음도 그렇고, 자기 관리하는 것도 그렇고… 다 결국에는 모든 잘못은 나한테 책임이 돌아오니까 그걸 다 감수할 마음을 단단히 갖고 시작하셔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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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뷔페 하시기 전에 보면 부동산 같은 데서 “여기 장사 잘되는 데다. 손님 많은 거 봐라…” 하면서 손님 많을 시간에 와서 보여줘요. 근데 그때만 잠깐 많은 걸 수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은 많은데, 얼마 안 있다가 내 가게 주변에 있던 회사가 이사를 간다든지, 인사가 끝난다든지 해서 갑자기 빠지는 신기루 같은 가게도 있어요.

그러니까 주변을 철저히 잘 조사하셔야 하고, 남들이 여기 하루에 몇 명 온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시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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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나 일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요. 마음이든, 매출이든 그런 게 힘들 때 누군가 잘하고 있다는 얘길 들으면 ‘저건 저 사람이니까 잘되지…’, ‘저 사람은 상권이 좋으니까 잘되지…’, ‘자본이 있으니까, 기술이 있으니까, 뭐 아이템이 좋으니까…’ 이유를 달면서 나니까 안 되는 이유를 자꾸 찾으려고 하거든요.

변해야 하는 건 아는데, 매출이 안 나오고 하는 상황이 싫어도 변하는 건 더 귀찮고 싫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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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 속의 물에 담긴 개구리는 물 온도를 아주 천천히 올리면 자기가 익어 죽는지 모르고 죽는다고 하는 얘기가 있잖아요. 자영업 하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어도 비슷한 패턴으로 굴러가다 보면 더욱 익숙해지는 거 같아요.

자영업 하면서 항상 불안한 마음이 너무 싫지만, 불안한 마음에도 익숙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것만 잘 경계하시면 당연히 내 일이니까 생각은 깨어 있으실 테니 노력하실 거고,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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