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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어부들의 골칫덩어리 ‘OO’를 사랑한 한국… 연 수입액이 4,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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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외래종이 침입하면 기존의 생태계는 혼란에 빠집니다. 자신이 서식하던 환경과 달라지면 생존을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 먹이를 찾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기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흔들어 버리죠.

국가 간 자유로운 교역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외래종에 의한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닌데, 한국에도 골칫덩이 외래종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한국 생태계의 뜨거운 맛을 보고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에 편입되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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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 이야기인데요. 보통 많은 이들이 한국의 황소개구리를 처음 들여온 것이 1971년 박정희 정부 시절로 알고 있지만, 한국이 황소개구리를 식용 목적으로 최초로 도입한 것은 1957년입니다. 진해 국립양어장으로 수입했었으나 양식에 실패했었죠.

그러다 1971년, 개구리를 식용으로 먹는 한국인의 기호를 고려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목적으로 일본으로부터 도입해 전국 농가에 분양했지만, 또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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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m가 넘는 대형 개구리를 먹을 사람은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육 비용 대비 낮은 판매가격으로 인한 경제성 부족으로 양식이 중단됐고, 농가에서 양식되던 개체들이 방사되어 자연으로 유입됐죠. 그리고는 전남, 전북, 충청, 경북, 경기도 할 것 없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정부는 물고기는 물론 토종개구리, 뱀까지 먹어 치우는 황소개구리 퇴치 작업을 시작했고, 중고생들에게는 자원봉사로 인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1998년 IMF 시절에는 황소개구리 잡기를 공공근로 사업으로 추진해 실업 극복의 대안으로 삼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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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00년대부터 토종 육식어류인 가물치, 메기, 동자개 등이 황소개구리 올챙이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개체수가 급감했는데, 황소개구리의 독특한 습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황소개구리알은 애벌레와 소금쟁이의, 올챙이는 3년 동안 물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토종 육식어류의 훌륭한 먹잇감이 됐고, 성체는 누룩뱀, 너구리, 족제비 등이 해치웠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한국의 자연 생태계에 편입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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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프리카 ‘튀니지’라는 국가에 1970년대 한국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몇 년 전 뜬금없이 지중해 바다에 등장하더니 어업으로 어렵게 생활을 유지하는 어부들의 골칫덩어리가 됐죠. 한국에서는 최고 인기 식재료라는데, 튀니지 어부들에게는 그물을 망가뜨리고,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바다의 문제아였습니다. 이 어부들은 정부를 상대로 퇴치를 요청하는 시위까지 벌이기도 했죠.

그런데 한국에서 이 해산물이 최고 인기 식재료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이제는 튀니지 어부들도 조금씩 맛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수출해 큰돈을 벌고 있다고 하는데요. 튀니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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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한국인은 수산물을 사랑해도 너무 사랑합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산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9년 기준 1인당 육류 소비량이 56kg입니다. 이는 소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을 전부 더한 수치인데, 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60kg입니다.

그렇다면 수산물 소비량은 어떨까요? 무려 70kg에 육박합니다. 주식인 쌀보다 많으니, 한국인이 얼마나 수산물을 사랑하는지 감이 오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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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주식처럼 먹는 김, 점심 특선으로 먹는 생선구이에, 술안주로 사랑받는 회는 물론 김밥, 황태해장국, 코다리조림, 미역국, 해물탕까지 우리 식탁에서 해산물이 빠지면 오히려 섭섭할 지경입니다.

OECD는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가난한 국가보다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많다고 분석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국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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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산물을 이토록 사랑하는 한국인 때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국가가 있습니다. 아프리카 튀니지인데요.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4년 튀니지 과학자 ‘라바우이’는 어부들의 얕은 바다 조업에 따라나섰습니다. 그런데 해안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서 끌어올린 그물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죠. 왜냐하면 그간 단 한 번도 잡힌 적 없는 이상하게 생긴 수산물 24마리가 잡힌 겁니다. 그 정체는 꽃게였는데요. 그간 방송이나 사진으로만 봤지, 튀니지에서 이 꽃게가 잡힐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그는 그때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1년 뒤 이 꽃게가 국가적인 저주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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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를 타고 인도양에서 건너온 꽃게를 발견한 지 1년이 지나자 이 녀석은 개체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더니 어부들 조업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공격성이 강한 이 녀석은 집게로 그물을 찢고,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고, 어부들의 손가락에 쉴 새 없이 상처를 냈습니다. 조업량의 70%가 꽃게다 보니 “오늘도 망했다”라며 잡히는 대로 버리기 바빴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의 번식력이었습니다.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최대 4번 번식하는데, 한 번에 10만 마리의 새끼를 까고 있으니, 1년 만에 튀니지 앞바다가 초토화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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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당시 튀니지 어부들은 꽃게를 잡는 족족 바다에 버리거나 항구에 쌓아 놓고 썩혔고, 너무 많은 피해를 야기해 정부를 상대로 꽃게를 퇴치해 달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튀니지 어부들에게 꽃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많은 돈을 벌어주는 소중한 해산물이 됐습니다. 한국 덕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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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영국 BBC는 튀니지의 새로운 수출품인 꽃게에 관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중해를 침범한 꽃게”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외래종이 새로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거의 1,000종에 가까운 외래종이 지중해 연안을 침범해 어마어마한 생태계 피해를 야기한다.”라고 강조하면서 꽃게를 예로 들었습니다.

다만 처음 꽃게의 등장은 튀니지 어부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30개 이상의 꽃게 공장을 쉴 새 없이 가동하며 한국 등으로 수출한다는 소식도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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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21년 말 새로 지어진 한 공장에서는 잡히는 모든 게를 반으로 절단해 대부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구글 검색창에 ‘튀니지 꽃게’라고 쳐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튀니지산 절단 꽃게가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말이죠.

실제로 2021년 튀니지의 꽃게 수출량은 약 7,560만 디나르(약 313억)에 달하는 7,600톤으로 1년 전 대비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부 버리던 골칫덩어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튀니지 어부의 상당수가 오로지 꽃게만을 목표로 조업에 나서기도 하고, 그만큼 튀니지가 새로운 꽃게 공급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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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튀니지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꽃게를 가장 사랑하는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꽃게가 처음 튀니지에 등장한 2014년 약 1,300억 원에 달하던 수입액은 2022년 약 4,000억 원으로 폭등해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듯 튀니지로부터 수입하는 꽃게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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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튀니지인들은 꽃게를 먹지 않는 걸까요? 맞습니다. 원래 꽃게는 튀니지에서 잡히지 않는 수산물이었기 때문에 먹는 방법이나 조리법 등이 전혀 없었습니다만, 최근 한국에서 꽃게가 진미로 꼽힌다는 소문이 돌면서 튀니지 어부들 사이에서 한번 맛이나 보자며 조금씩 꽃게 맛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부드러운 꽃게 맛에 빠져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하죠.

물에 쪄서 먹거나 불에 구워 먹기도 하고, 이를 반으로 절단해 스파게티에 넣어 먹기도 한다는데 잘 먹는 어부는 내장과 알도 즐긴다고 합니다. 다만 한국은 맛이 좋은 암컷을 선호하는 반면, 튀니지에서는 암수 구분 없이 살이 많은 녀석을 좋아한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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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인들의 해산물 사랑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꽤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할머니 발톱 같은 맛이 난다며 손도 대지 않는 골뱅이를 잡는 어부들이 부쩍 늘었는데, 이 골뱅이의 거의 전량이 한국으로 수출됩니다. 그래서 영국에는 30년째 오로지 한국을 위해 골뱅이 어선을 띄우는 어부들이 꽤 많이 늘었는데, 이들이 4개월 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6,000만 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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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골뱅이보다 더 일반적으로 먹는 해산물이 꽃게입니다. 사실 간장게장, 고추장게장, 게살 스파게티, 게살 초밥, 게맛살, 해물탕, 꽃게탕, 꽃게찜까지 한국인에게 꽃게는 없어서 못 먹는 항상 부족하기만 한 해산물이죠.

이제 꽃게 맛을 알기 시작한 튀니지에도 영국처럼 오로지 한국을 위해 30년간 꽃게잡이 어선을 띄울 어부가 등장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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