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대만에서 한국 드라마의 네임밸류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 상/하반기 모두 대만 넷플릭스 순위권 TOP 10 안에 5개 이상씩을 꽂아 넣은 한국 드라마의 가공할 힘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2023년 2월 대만 넷플릭스 순위를 보면 1위를 차지한 <일타 스캔들>을 비롯 무려 7편의 한국 TV 프로그램들이 대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지난 1월, 1위를 기록했던 <더 글로리>가 여전히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인데, <더 글로리 시즌 2> 방영과 함께 <일타 스캔들>과 자리를 바꿔 다시 몇 개월 동안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런 한국의 대중문화 바람은 대만 대만의 많은 것들을 변화하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대만의 온라인 매체인 ‘소셜랩’이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2022 대만 네티즌이 가장 좋아하는 이국적 음식 TOP 6’를 발표한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이 가운데 우리나라 치킨이 1위를 차지, 이국적 요리와 관련된 네티즌 의견 분석에서도 ‘한식’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들어간 것으로 발표했으며, 이에 반해 그동안 대만에서 인기를 끌던 일본식 라면은 3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5위에 머무르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2022년 11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신광 미쓰코시 백화점은 6층 전체를 한국 상품전으로 꾸미기도 했습니다. 한국식 포차와 떡볶이를 비롯한 각종 분식류부터 음료와 술까지 입구에서부터 모두 한국 음식들만 판매했는데, 10대에서 20대로 보이는 젊은 세대부터 50~60대로 보이는 중장년층까지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요즘 대만에서는 제2의 한류가 다시금 불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대만 방송들은 과거 한류가 대만을 강타했을 때부터 한국의 각종 문화를 자세히 소개한 바 있는데요. 한국의 집들이 문화에서 두루마리 휴지나 세제를 가져가는 의미와 수험생들에게 역시 두루마리 휴지나 포크를 선물하는 이유와 식사 예절 등을 소개합니다.
또한 이런 한국의 문화들뿐 아니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바로 대만에서 유행하기도 합니다. 지난 2월 16일, 대만의 TVBS는 “요즘 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식 스티커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한다.”라는 뉴스를 보도하기도 했죠.
하지만 한국의 대중문화가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는 약 150만 명을 동원하는 K팝 걸그룹 최대 규모 월드투어를 진행 중입니다. 그 가운데 블랙핑크는 투어 규모를 한층 확대해 대만과 싱가포르, 마카오 등 4회 공연을 추가로 확정해 오는 3월 18일에서 19일 이틀간 대만의 가오슝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지난 3월 6일, 대만의 ‘민시신문망’을 비롯한 유력 매체들이 블랙핑크의 티켓 가격이 최고 45배가 오른 40만 대만 달러, 한화로 약 1,690만 원까지 치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랙핑크 콘서트의 입장권 가격은 8,800대만 달러, 한화로 약 37만 원이지만, 표를 구하지 못하자 암표 값이 오르면서 최고 45배인 1,690만 원까지 올랐다는 것입니다.
대만 언론들은 “중화권 스타들이 콘서트 할 때도 암표 가격이 오른 경우가 있어 일부 시민들이 티켓 실명제를 실시하여 암표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고, 이에 따라 대만문화부가 관련 사항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하지만 중화권 스타들의 암표 가격 상승은 그렇게 높지 않아 특히 실명제 실시가 지지부진하던 차에, 이번에 블랙핑크 같은 경우는 암표 가격 상승이 도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시급히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 매체들은 “인기가 높은 K팝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암표 판매가 극성을 부린다. 2022년 11월, 타이베이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공연 당시 한화로 원래 24만 원이었던 티켓 가격이 17배가 오른 424만 원에 판매된 적이 있다.”라고 보도하며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만 문화부 부장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 행정원에서 법률 개정과 관련해 마지막 논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최대한 빨리 법을 개정하려고 합니다.”
대만에서는 2022년 11월 9일, 블랙핑크의 대만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이미 천정부지로 솟는 티켓 가격에 대해 대만 언론은 우려의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11월 9일 오전 10시에 주최 측은 티켓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미 티켓 예매사이트에서는 표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표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팬들을 더 당황케 만든 것은 암표 가격입니다. 원래 37만 원이었던 티켓이 장당 1,690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TVBS를 비롯한 대만의 언론들은 “작년부터 이미 이런 일이 발생하자 일부 시민들이 불만을 표하며 티켓 실명제를 실시하면 암표 예방에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만 문화부는 실명제를 실시하면 입장 시 검표를 위한 시간과 인력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련 업체들의 입장만 들어주다 결국 일을 키우게 됐다.”라며 비난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대만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대만이 하는 일이 그렇지, 뭐… 이미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조가 있었는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일이 커지고 나니 해결책을 찾겠다고 난리네!”, “1,690만 원? 아니, 무대에서 블랙핑크와 같이 춤이라도 추나?”, “대만 사람들의 소득이 한국과 일본을 뛰어넘었나 봐… 대만 사람들이 돈 많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어. 정말이지 미쳤구만!”, “저걸 누가 사는 사람이 있나? 차라리 그 돈이면 한국에 여행 가서 바람 쐬고 오는 편이 더 낫겠네…”
“1,690만 원이면 남극 가서 펭귄도 보겠다…”, “티켓 판매 1분 만에 매진됐음. 어제도 10분 만에 끝났고…”, “다른 한국 그룹이 왔을 때도 계속 이렇게 될까 봐 정말 걱정입니다…”, “한국에 아이돌이 올 때마다 매번 이런 뉴스가 나오는데, 정작 담당 부서는 제도를 고치려는 생각이 없음!”, “미치겠다… 대만에서 누가 1,690만 원을 주고 표를 살까? 대만에 숨어있는 부자들이 많은가 봐?”, “1,690만 원이면 한국과 일본을 몇 번이나 갈 수 있는 돈이야… 이거 너무 가격을 오버해서 말한 것 같은데?”, “가격이 좀 과장된 면이 있지만, 덕질하는 사람 중에 은근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음…”
대만 언론이 공개한 블랙핑크 티켓 예매 현황을 보면 1,690만 원을 넘어 100만 대만 달러, 한화로 약 4,200만 원 그리고 이를 넘어 최고가는 4,800만 원으로 나온 가격표도 있었습니다.
대만의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카드’에 올라와 있는 제니의 기도하는 모습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원하시는 티켓을 꼭 얻기를 바라며, 또한 사기당하지 않게 조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아이돌이 외국에서 그만큼 인기 있다는 것은 기분 좋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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