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이번엔 새로운 곳에 와서 차 선생님을 모시고 그루밍의 역사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뷰토피아’의 차종현 선생님 모셔봤고요. 요즘 미용, 그루밍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그루밍이라는 게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양이가 털을 핥아서 관리하는 걸 그루밍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 ‘그룸’이라고 하는 게 ‘마부’를 뜻한다고 해요. 마부가 말의 털을 빗기는 것을 통해서 만들어진 ‘그루밍’이라는 신조어인데요.
사실 자연계에서도 보면 그루밍의 현상 같은 것들을 잘 볼 수가 있어요. 동물들 보면 수컷이 되게 화려한 경우가 많아요. 사자도 보면 사자 갈기가 있죠.
화려하면 사실상 생존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눈에 띄는데도 불구하고 생존했다는 거는 내가 그만큼 강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그래서 번식으로 이어지는 거죠.
인간 같은 경우에도 종족의 번식 같은 것들을 위해서 기원전으로 넘어가게 되면 이집트에서는 실제로 남자도 화장했고 면도까지 하고, 투탕카멘 무덤에서는 화장품이 실제로 발견이 됐어요. 심지어 립스틱이나 매니큐어 같은 것도 같이 발굴됐다고 하더라고요.
클레오파트라 보면 눈 주변에 까맣게 화장하는데, 그거를 이제 ‘콜’이라고 부르는데요. 남녀 모두 사용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저희 생각에 당시 미의 기준은 남자는 마초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찾아보면 되게 변화가 심하더라고요.
예전 같은 경우에는 깔끔하게 하고 이런 것들은 높은 신분을 의미하는 거고, 수염은 권위의 상징처럼 여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집트 때는 하층민 같은 경우에는 수염을 못 기르고 파라오만 수염을 기를 수가 있었어요.
다음에 고대 그리스로 넘어가면 그리스에서는 최소한의 가꿈을 하는 시기인데요. 대표적인 사람이 플라톤이죠. 석고상을 보면 수염이 굉장히 풍성하거든요.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면도를 하기보다는 풍성하게 기르고 관리 같은 것들은 특별하게 많이 하지 않아요.
그런 고대 그리스 문화에서 깔끔하고 깨끗한 부분을 강조하는 계기가 생겼어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 원정을 하면서 헬레니즘 시대를 열었잖아요. 그 시기에 알렉산더 대왕은 신을 본인에게 투영하는데, 신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수염이 없고 깨끗하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수염을 깔끔하게 밀어서 신적인 존재라는 걸 어필해요. 셀럽이 유행을 선도하는 것처럼 그때는 알렉산더 대왕이 선도했을 수 있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전쟁에 나갔을 때 수염이 불리하기 때문에 군 장병들 모두 면도하고 큰 업적을 이루게 됐죠. 그것 때문에 업적이 됐으니까 또 그런 게 유행했어요.
그래서 그 이후에는 로마로 넘어갑니다. 로마 주제 영화들 보면 수염이 없죠. 그러니까 로마 시대의 사람들이 알렉산더 대왕을 숭상했어요. 그때까지 영향을 미치는 셀럽이었죠. 향후 한 400년 정도 영향을 미쳐서 로마에서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화장도 하고, 남자들도 가꾸는 문화를 가졌다고 하더라고요.
로마 시대에는 금발에 대한 선망도 있었기 때문에 머리에 금가루를 뿌린다든지, 인도까지 가서 향료 같은 것들을 사용한다든지… 향수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군대 장병들이 싸워야 하는데, 몇 시간 동안 머리 관리를 하고 립스틱이나 매니큐어도 사용했다고 해요.
그리고 로마 시대의 역사가 중에 오비디오스 같은 경우에는 <아름다움의 기교>라는 항목에서 여드름을 제거할 수 있는 팩에 대한 기술도 있다고 하고요. 역사가 플리니우스 같은 경우에는 미백용 팩을 만들기도 했어요. 심지어는 네로 황제도 사용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엄청 히트한 제품이었죠. 황제까지 사용할 정도면 엄청난 거죠.
그래서 이제 로마 시대에는 이발소 같은 것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면도하다 보면 상처가 잘 났대요. 지금처럼 3중날, 6중날 같은 게 없으니까 사람들이 죽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중세 시대로 넘어갔는데, 중세 시대에는 몇 번의 변동폭이 있었어요. 수염을 막 기르려고 했던 사람도 있고, 면도하게끔 만드는 부분도 있고… 왔다 갔다 하다가 프랑스혁명이 생기면서 외모를 꾸미는 사람들은 귀족이거나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니까 가꾸고 그루밍하는 것들이 풍자와 유머의 대상이 되면서 뭔가 자기를 가꾸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에 산업혁명이 되면서 속도가 빨라지잖아요. 속도가 빨라지니까 그 사이에서는 뭔가 자기를 가꿀 수 있는 시간이 없고,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이 나눠지게 됩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고착화 된 성역할이 생겼어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그루밍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삼국시대에 보면 화랑이 있었죠. 화랑은 뭔가 잘생기고 멋있는 느낌이에요. 화랑을 보면 되게 어린 미소년들을 모아놓은 그런 집단이었잖아요. 화랑 같은 경우에도 분을 바르고 홍화를 사용해서 입술이나 볼 같은 경우를 붉게 했죠.
춘향전에도 그런 내용이 있어요. 이몽룡이 춘향이를 보기 전에 분세수를 해서 얼굴을 하얗게 했다고 해요.
1900년대에는 전 세계적인 전쟁이 있었잖아요. 제1차 세계대전이 있다 보니까 전사적인 이미지의 남성들을 선망하게 됐죠. 그리고 전쟁터에서는 방독면을 써야 하는데, 수염이 많거나 그러면 썼을 때 가스가 들어가니까 죽을 수 있어요. 실용적인 이유로도 면도를 했죠.
그런 이미지들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가 최근에는 메트로 섹슈얼이라는 아이콘이 나오게 됐죠. 데이비드 베컴이 대표적인 예고요.
그러니까 잘생겼는데, 약간 거칠지만 되게 섬세하게 생긴 잘생김이죠. 관리가 잘 돼 있는 머리스타일, 수염… 우리나라에서도 안정환, 권상우 씨도 그때부터 꽃미남이라는 단어가 생겼던 것 같네요.
2017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 생각하는 멋진 남자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외모’가 22% 정도였어요. 이렇게 예전만 해도 지금 같은 개념이 없었잖아요. 오히려 “야, 남자가 무슨…” 하는 분위기였죠. 하다못해 선크림 바르고 다니는 친구한테 “그냥 타~ 남자가 좀 탈 수도 있지…”라고 하던 시절이었어요.
근데 요즘에 보면 이런 인식의 변화가 저희한테도 있는 거잖아요.
과거에는 피부 미용 시장의 주체가 거의 여성분들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완전 50:50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을 가꾸거나 신경을 쓰고자 하는 남성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느껴져요.
예전에는 남성분들이 약간 질병적인 치료들을 했다면 지금은 미적인 부분에 있어서 개선을 원하는 경우가 늘었어요. 리프팅, 안티에이징 등 노화 막아주는 시술들이 늘었어요. 그리고 2025년도에는 1조 1,600억 정도의 그루밍 시장이 형성될 거라고 예상됩니다.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성 그루밍의 역사, 그리고 요즘 남성 그루밍의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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