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9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이스’는 한국 영화 최초로 보이스피싱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교묘히 전파를 막아버리는 등 의도적으로 긴급 상황을 만든 후 돈을 갈취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는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로, 상당히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명작입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2021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을 발표하면서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피해 금액이 1,682억 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속고 싶지 않아도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수법이 날로 치밀해지면서 보이스피싱 조직과의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14일, 주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에는 특이한 공지사항이 게재됐습니다. “한류 스타로 속이고 방문비용 등 돈 요구 주의!!!”, 느낌표 3개를 연속으로 붙여 강조한 이 공지사항은 어이없게도 브라질에서 발생한 현지판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는 당부였는데요.
이 모든 사건의 시작에는 안타깝게도 한류가 있었습니다. 영사관은 2022년 9월 9일, 상파울루 주 히베이령 쁘레또에 거주하는 안젤라라는 여성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평소 한국 드라마에 심취해 있던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남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자신을 ‘Park Bo Gum(박보검)’이라고 소개한 그는 안젤라와 자연스럽게 문자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는데, 어느 날 그로부터 그녀를 보러 브라질로 오겠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연예 기획사 소속이다 보니, 회사 허락과 소속사 경비를 사용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5만 혜알(약 1,300만 원)을 미리 송금해주면 나중에 정산해주겠다고 했죠. 자신이 좋아하는 한류스타 박보검이 자신을 보러 온다는 사실을 믿고 싶었던 그녀는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보내게 되는데요.
사실 1,300만 원이라는 돈은 어디를 가든 큰돈이기 때문에 박보검을 꼭 보고 싶었던 그녀는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송금했습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자칭 ‘박보검’씨는 연락두절 상태가 됐고, 이를 의심한 그녀가 외교당국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됐죠.
그런데 안젤라만 이런 사기에 휘말린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영사관에는 비슷한 피해 신고가 6건 정도 접수되어 있었지만, 안젤라 외에는 아직 송금하지 않아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현재 브라질 경찰은 이 남성이 브라질에 거주하는 브라질 남성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 남성을 쫓는 한편, 유사 범행에 대해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알 법한 한류스타는 절대 금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좋아하는 한류스타라도 정신이 제대로 박힌 연예인이라면 팬에게 금전을 요구하지 않고, 만약 이를 요구한다면 팬클럽에서 탈퇴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한류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다 보니 별의별 사기 사건이 다 발생하고 있습니다. 믿고 싶은 전화는 한 번쯤 의심해 보는 현명한 팬이 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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