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브랜드 내수용이다. 가성비로 타는 한국 자동차’ 우리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이런 쓰라린 말들은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한국에서 나오던 평가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비해 뒤늦게 내연기관에 뛰어들면서 과거에는 외제차들보다 성능이나 품질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디자인은 넘사벽으로 차이가 났습니다.
그러나 지금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현대, 기아가 외제차보다 더 멋진 디자인을 뽑아냈다는 평가도 종종 받고, 한 외제차 브랜드는 현대의 디자인을 따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이 엄청나게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능과 품질면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는데요.
가성비 측면에서는 훨씬 더 좋습니다. 특히 한국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는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고급 라인이라서 그런지 저평가되고 있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국내 온라인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나 먹어주지 해외에서는 택도 없다는 혹독한 평가들이 많았는데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좀 팔린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미국인들이 싼마이에 타는 차겠지!’ 과연 미국에서도 이렇게 생각하고 제네시스를 사고 있던 걸까요? 맞았지만 이제는 틀렸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 하면 싼값에 탈 만한 자동차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건 팩트입니다.
그러나 최근 제네시스 GV70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가 나오면서 제네시스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명 자동차 유튜브 채널 ‘Throttle House’는 제네시스 GV70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럭셔리 SUV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채널에서는 독일보다 더 낫다고 실제 리뷰한 내용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영상 내에서는 유명한 독일차보다 훨씬 더 비싸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말들이 연발되었고, 모든 게 럭셔리한 최고의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칭찬이 가득하니 돈 받고 하는 유료 광고가 아닌지 의심할 수도 있지만 영상을 보다 보면 다만 뒷자리가 조금 좁다던가 초반 출력이 조금 약하다는 등 단점도 언급되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에서도 GV70이 경쟁 차종인 BMW X3, 렉서스 RX350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평점은 최고 점수인 10점을 줬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GV70을 구매하기 위해선 10개월 이상 대기가 걸려있는 상태라 더 빨리 구매하고 싶다면 웃돈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GV70의 신차가 약 44,299달러인데 실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무려 56,476달러! 12,177달러나 웃돈이 붙어 판매되고 있는 것입니다. 27.5%,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비율에 웃돈을 주고 타는 GV70. 이제는 가성비로 타는 차라고 부르기 힘든 거 같습니다.
이렇게 사려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딜러사가 웃돈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었는데요. 올해 4월까지 미국에서 7,527대가 판매되면서 동급 럭셔리 SUV 판매 순위는 5위에 올랐습니다. 만약 공급 물량만 더 받쳐줬더라면 더 높은 순위도 기대해 볼 만 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최근에는 내연기관 GV70도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에서도 전기 SUV 비교평가 결과, 최고 평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미국에서 제네시스는 일본의 인피니티를 꺾고 2년 연속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했는데, 닛산 인피니트와 혼다의 아큐라, 도요타의 렉서스는 각각 20.4%, 35%, 15%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변화는 현대가 더 이상 가성비로만 승부하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평균 신차 판매 가격은 일본 자동차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63,064달러라면 인피니트는 61,852달러, 아큐라는 52,966달러, 렉서스는 56,049달러입니다. 이렇게 일본 브랜드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데 2021년 35년 만에 미국 시장에서 혼다를 제친 후, 2022년 역시 혼다를 이기며 2연승을 챙겼습니다.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이렇게 선방하고 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소식인데요. 그런데 한국 자동차에 대한 위상이 달라진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한국 자동차에 대해 엄청난 혹평을 쏟아냈던 나라가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의 나라, 영국.
2004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던 영국 탑기어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이런 혹평이 나왔습니다. ‘한국 자동차는 바퀴 달린 냉장고 수준이다. 가성비로 타는 차’라는 평가는 애교인 수준이었죠. 그런데 지금 현대자동차는 까다로운 영국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연간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초대박이 났습니다.
영국자동차산업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영국에서 18만 1,610대를 판매하면서 점유율 11.3%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죠. BMW, 르노, 포드, 도요타그룹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선방하며 계속해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한국 자동차를 바퀴 달린 냉장고라고 혹평한 영국 탑기어에서도 놀라운 발표가 나왔습니다. 2022년 베스트 패밀리카, 투싼. 2022년 올해의 인기 자동차 N비전74. 올해의 자동차 회사 기아. 또한 탑기어에서는 2020년대 자동차 시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시대라고 극찬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자동차 주요 시상식 10곳 중 무려 6곳에서 최고의 상을 받았습니다. 유럽과 일본 자동차 회사를 압도하는 실적이었죠. 특히나 전기차 아이오닉5는 세계 자동차의 본거지로 불리는 독일에서 올해의 차로 뽑히는 등 정말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강점은 가성비였는데 여기에 우수한 디자인까지 더해지니 충분히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최초로 글로벌 판매량 빅3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10년 포드를 제치고 5위를 차지한 후 12년 만에 이뤄낸 쾌거입니다.
더 의미 있는 소식은 세계 자동차 기업 1~6위 중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현대자동차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세계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좋은 소식이 유독 많이 들리는 거 같은데요. 그 이유를 찾아보니 역시나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덕분이었습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속도가 코로나 이후 더 빨라졌다고 하는데요. 2022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9.7% 감소한 반면 전기차는 226.3%가 증가했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정말 무서운 속도로 전기 자동차 시장을 먹어가는 중입니다. 중국의 전기차가 한국의 전기차보다 천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가격은 가격 경쟁을 할 수도 없는 수준으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이미 동남아에서는 중국에게 1위를 뺏기고 말았는데요. 자신감이 한껏 붙은 중국의 전기차는 곧 한국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다시 시작된 중국의 저가 공략. 부디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게 이 난관을 이겨나갈 현명한 대책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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