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지금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라는 지역이고요. 크로아티아로 기차 타고 넘어가려고 잠깐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은 잠깐 밖에 나왔는데, 여기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동굴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사실 첫 번째로 크다고 했으면 굳이 안 가려고 그랬는데, 두 번째라고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안녕’이라고 한국어로 된 안내판도 있네요. 지금 마을의 이만 원짜리 숙소에 묵고 있는데, 마을에서 여기까지 걸음으로 한 1.5km, 한 20분 정도만 걸으면 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산책 겸 한번 나와 봤습니다. 그런데 걷다 보니 사람들이 줄 서 있네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동굴도 인기가 많네요.
별로 인기 없을 줄 알고 왔는데 인기가 상당히 많네요. 직원이 와서 관광 코스를 골라보라고 하는데, 동굴을 다 보면 성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해요. 굳이 뭐 성까지는 안 봐도 될 것 같아요. 성은 유불란에서 봤으니까 여기서는 안 보겠습니다. 만원이나 줘야 한다고 하니 보고픈 마음이 더 없어지네요.
동굴 보는 게 3만 원씩이나 하다니, 거의 타지마할 관광 정도는 뺨 때리는 가격인데요? 도착해서 보니 별로 안 커 보여요.
입장하니 관광객용 기차가 마련되어 있네요.
실제로 동굴에 들어와 보니 예쁘고 또 시원합니다. 동굴 안에 불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어요. 동굴을 실제로 보니 올 만한 것 같아요. 들어오기 전의 감상보다 훨씬 좋습니다.
직접 보니 동굴의 크기도 크고,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동굴에 갔다 온 뒤 아침 7시에 일어났어요, 오늘은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오늘따라 바람이 엄청나게 부네요.
기차에 탑승한 뒤에 잠시 구경하려고 제가 있던 칸에서 복도로 나와봤어요. 기차를 둘러보려고요. 엄마와 아기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 외에는, 딱히 뭐 다를 건 없고 제가 묵는 칸과 비슷하게 생겼네요. 전체적으로 다 비슷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차를 타보는 건 되게 오랜만이에요. 사실 여행 와서 기차 타면 되게 기분이 좋아요, 진짜 여행하는 기분 같고, 뭔가 더 여행자라는 기분이 드는 게 있어서 좋습니다….
크로아티아에 도착했다고 해서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일단 크로아티아의 첫인상은 날씨 때문인지 조금 더 슬로베니아보다는 투박한 느낌이네요. 지금 분위기를 보니까 여기도 야외에서 마스크는 안 쓰는 것 같아요.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 마스크 안 쓰고 있고, 정확하게 확인이 될 때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있겠습니다. 혹시 모르니까요.
숙소까지 3km 정도 되는데, 우버로 가려고 하면 사천 원 정도 든다고 하네요. 길가에 택시가 있긴 한데, 보니까 요금을 많이 부를 것 같아요.
지나가던 분이 도와주려고 하셨는데, 가격을 들어보니 숙소까지는 그냥 걸어서 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더니, 아직 아침이라서 체크인이 안 된대요. 그래서 한 5분만 더 걸어가면 카페도 있고 밥집도 있는 것 같으니 거기서 시간을 보내려고요. 그리고 제가 지금 슬로베니아부터 크로아티아까지 오면서 느낀 건데 이곳의 차들은 사람이 이런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일단 무조건 섭니다. 이런 식으로 운전자들이 굉장히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가 있는 게 좋네요.
배가 고파서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은 다음에 숙소에 체크인하려고요. 메뉴를 궁금해하면서 식당에 들어왔는데, 간판을 보니 해산물 하는 식당이 맞네요. 유럽 와서 아직 해산물은 하나도 못 먹어서 이 식당에서 먹어보겠습니다.
식당에 들어와서 맥주를 시켜보니 시원하네요. 리조또를 시켜보니 그릇 안에는 해산물이 별로 없는데도 음식에서 바다 냄새가 진짜 많이 나요.
밥을 먹고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전체적으로 고시원 같아요, 지금 제가 여행 중인 바이칸 이쪽 해안지역이 극성수기라서 엄청 비싸거든요. 그런데 3만 원에 이 정도 방이면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잘 안 보이기는 하지만, 숙소에서 나름 바다도 보이니까요. 이 정도면 숙소가 아주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오는 여행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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