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론을 체계화시켜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인데, 그의 성 ‘드러커’는 네덜란드어 자체로 ‘인쇄업자’를 의미합니다.
그런 그가 새 천년에 대한 기대로 모두가 들떠있던 1999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새 천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혁신”이라는 의미 있는 기고문을 하나 썼는데요.
그는 기고문에서 “지난 천 년 중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단 하나의 사건은 1445년~1455년 사이 구텐베르크가 활자 인쇄를 발명했다는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그는 이 활자 인쇄가 발명된 것은 제3의 정보 혁명으로, 제1, 제2 인쇄 혁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는데요. 왜냐하면 이 활자 인쇄는 책의 대량 출판을 가능하게 하면서 누구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인간의 사고 방식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영학을 창시했다는 피터 드러커도 잘못된 사실을 적었습니다. 활자 인쇄는 독일이 아닌 고려시대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럽게도 한국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덕분에 목판 인쇄술 분야에서도, <직지심체요절> 덕분에 금속활자 인쇄술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직지심체요절>보다 무려 138년 앞선, 그러니까 피터 드러커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물로 알고 있는 <구텐베르크 성서>보다도 216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이 경남 양산 깊은 산속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새 천년을 앞둔 지난 1999년, 전 세계 언론들은 앞다투어 지난 천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대부분 언론은 1위로 ‘금속활자 인쇄술’을 꼽았습니다. 인쇄술이 등장하며 문명사가 대전환됐기 때문이죠.
물론 목판 인쇄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목재의 특성상 습기에 취약하고 일정량 이상을 인쇄하면 판이 뒤틀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다시 제작해야 하지만, 금속활자는 오탈자의 발생 가능성만 낮춘다면 뒤틀릴 가능성이 0%에 가깝기 때문에 대량 인쇄가 가능해지죠.
즉 노비부터 평민, 귀족, 왕까지 모든 사람이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기록한다’ 또는 ‘책을 만든다’는 행위는 지식을 후대로 전해 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전달된 지식이 새로운 지식과 융합해 또 다른 지식을 생성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시작됐다는 것은 인류문화를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켰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모든 지식을 극소수의 지도층이 독점했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권력을 쥐고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대량 인쇄가 가능해지면서 일반 서민들도 지식을 접할 수 있게 됐고, 사회 전체의 지식 수준을 높였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구텐베르크 성서> 덕분에 종교개혁이 일어났죠. 교황청과 다른 생각을 가진 종교 개혁가들이 일반 대중에게 자신들의 지식을 전파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절대 왕권 사회가 시민 사회로, 권위주의 사회가 자유주의 사회로 전환된 것은 전부 금속 활자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직지심체요절> 덕분에 한국이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물을 가진 국가가 됐다는 점은 잘 알고 계실 텐데요. 1967년 고 박병선 박사가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서 발견한 후 1972년 파리에서 개최된 ‘Books’ 전시회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유럽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당시 박병선 박사가 발견한 <직지 하권> 뒷면에는 ‘선광7년정사7월일청주목외흥덕사주자인시’, 즉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7월 청주목 교외에 있는 흥덕사에서 주조된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라고 적혀 있었죠.
이 사실을 알게 된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서적 전문가 ‘마리 로즈 세규이’ 여사는 “한국이 구텐베르크보다 75년 가량이나 앞서 금속활자 인쇄술을 창안 및 실용화한 것은 세계 문화사에서 중요한 새 사실”이라며 “우리는 이번 국제전을 계기로 모든 세계의 문헌, 교과서, 백과사전을 정정토록 통보, 조처할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전세계로 타전되면서 대부분의 역사책이 “1452년~1456년 구텐베르크에 의해 출간된 42행 성서가 아닌 1377년 한국의 고려시대에 출간된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이다.”라고 정정하기에 이르렀죠.
사실 금속활자로 인쇄를 시작한 것은 1377년보다 훨씬 이전입니다. 이미 충분한 기술이 완성된 상태에서 <직지>를 인쇄했을 것이고, <직지>는 금속활자 그 자체가 아니라 금속활자로 제작된 인쇄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은 기록상으로도 나타나 있는데,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는 “강화도에서 <상전고금예문> 28부를 금속활자본으로 찍었다.”라는 명백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실물이 없을 뿐입니다. 그러니 실물로는 <직지심체요절>이, 문헌상으로는 <상전고금예문>이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것이죠.
그런데 여기 <직지>보다 무려 138년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저는 약 한 달 전, 한 구독자분으로부터 “<직지>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논문으로 출간하고자 했으나 국내 서지학계에서 자신들의 판정과 다르다는 이유로 투고한 논문이 13차례 게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제보를 바탕으로 <직지>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에 대한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이하 남명증도가)’라는 책을 아시나요? 이 책은 약 8세기 경 당나라의 스님 ‘현각’이 깨달은 바를 시의 형식으로 저술한 <증도가>를 원전으로, 1076년 송나라의 남명선사 ‘법천’이 각 구절 끝에 주석을 붙인 책을 말합니다. 그래서 <남명증도가>라고 불리는데, 이 책이 고려에 전해져 1239년 고려에서도 찍어내 판본이 남았습니다.
<남명증도가>는 1930년대부터 2018년까지 총 6가지 종류가 발견됐는데, 대표적으로 1970년대에 발견된 ‘삼성본’은 1984년 보물 제758-1호로 지정됐습니다. 또 하나는 경남 양산의 공인박물관이 소장한 ‘공인본”으로 2012년 제758-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여기에 ‘-1호’, ‘-2호’라고 붙은 이유가 있는데요.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삼성본’과 2012년 보물로 지정된 ‘공인본’은 동일한 목판에서 인쇄된 목판본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먼저 인쇄된 것으로 알려진 ‘삼성본’에 ‘-1호’를, 후에 인쇄된 것으로 보이는 ‘공인본’에 ‘-2호’를 붙여 교통정리를 끝냈죠.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인본’이 목판본이 아니라 금속활자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 공인본의 소장자는 공인박물관을 운영했던 ‘원진 스님’으로 2012년 문화재위원회에 “공인본은 1239년 최이의 주도로 인쇄한 금속활자본이니 국가문화재로 지정해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이를 금속활자본이 아니라 목판본으로 인정해 ‘-2호’로 붙여버리며 혼란이 발생하죠.
원진 스님이 ‘공인본’이 금속활자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것은 책 속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하지 않으면 결코 나타나지 않는 흔적들이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금속활자로 인쇄하는 경우 상당히 많은 인쇄상 오류가 생깁니다. 목판 인쇄의 경우 아주 매끈하게 다듬은 나무판에 글자를 새겨 완성하는 반면, 금속활자 인쇄는 한 글자 한 글자를 글씨로 만들어 판에 끼워서 만듭니다. 이 상태에서 먹을 묻히고, 그 위에 종이를 덮은 후 눌러 인쇄하죠. 이런 과정에서 글자마다 활자의 깊이가 다를 수 있고, 이를 누르는 힘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더구나 금속활자 발명 초창기였다면 이러한 실수는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금속활자본은 목판본과는 달리 글자의 일부가 흐리게 인쇄되거나 심지어 절반만 인쇄되는 경우들도 허다합니다만, 이러한 실수 때문에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차이가 생기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본과 공인본을 양쪽에 두고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더욱 극명해집니다. 그런데 이를 최신 과학기법으로 분석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한 주인공이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를 제보해 주신 ‘유우식’ 박사입니다.
사실 유우식 박사는 인쇄술 전문가라기보다는 반도체 설비 전문가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도체 생산 및 측정장비 개발 회사 ‘웨이퍼 마스터스’의 대표이기도 한데요.
반도체 전문가인 그는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분야에서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로 꼽히는 ‘Heritage’에 수차례 관련 논문을 투고해 “<남명증도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일례로 2022년 5월에는 “1239년 한국에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 증도가”라는 논문을 Heritage에 게재하면서 “1239년 9월에 금속활자를 사용해 인쇄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동 학술지에 4편의 관련 논문을 게재했죠. 사실 이러한 주장은 그간 전 세계 인쇄 역사를 단번에 뒤집는 대단한 결과이기 때문에 유 대표는 Heritage 외 다른 학술지에서도 논문을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전문가인 그는 어떻게 800년 전 인쇄물이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다’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일까요?
이는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 덕분입니다. 반도체 생산 분야는 나노미터 스케일의 미세 구조 크기와 형상을 최대한 오차 없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가 개발한 ‘픽맨’은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수치를 자동으로 측정해 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미지를 기반으로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지죠.
그러니까 픽맨에는 아주 미세한 것들이 그려진 이미지를 세세하게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가령 사물과 사물 사이의 거리나 화소, 색상 등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는 거죠.
이 프로그램으로 공인본과 삼성본을 대조한 후 그 차이를 통해 동일한 판본인지, 전혀 다른 판본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수집해 논문으로 작성한 겁니다.
그의 논문을 조금 살펴보면, 우선 외형적으로 두 책은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공인본이 삼성문보다 조금 더 작게 제작됐죠. 이후 두 책의 내용을 이미지로 변경한 후 비교, 대조해 본 결과 글자들이 동일하지 않고 조금씩 차이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파란색이 삼성본이고 빨간색이 공인본인데, 만약 동일한 목판으로 인쇄되었다면 정확히 동일한 간격으로 인쇄되는 것이 정상입니다만 사진에서 보이듯이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단 동일한 판에서 인쇄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할 수 있죠. 지금과 같은 레이저 프린터 시대가 아님을 인지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담은 모서리 부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는데요. A는 삼성본, B는 공인본, C는 대구본, D는 반야사본인데, 공인본과 삼성본은 선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공인본은 인쇄 과정에서 살짝 원형 형태의 선이 생겼지만, 삼성본은 직선에 가까운 모습이고, 가상의 직선을 그어 보더라도 그 선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글씨를 비교해도 그 차이를 볼 수 있는데요.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금속활자 인쇄는 한 글자 한 글자를 글씨로 만들어 판에 끼워서 만드는데, 이 상태에서 먹을 묻히고 그 위에 종이를 덮은 후 눌러 인쇄를 하죠.
이런 과정에서 글자마다 활자의 깊이가 다를 수 있고, 이를 누르는 힘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죠. 더구나 금속활자 발명 초창기였다면 이러한 실수는 더 많을 수밖에 없는 바, 글자 일부가 흐리게 인쇄되거나 심지어 절반만 인쇄되는 경우들도 허다합니다. 이러한 오류가 실제 글자에서 발견되고 있고 자세히 살펴보면 글자 크기가 조금씩 다른 경우들도 보이고 있는데요.
획의 모양에서도 일부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17페이지의 이을 ‘속’, 25페이지의 언덕 ‘안’을 자세히 보면 일부 획 등이 확연히 다른데요. 특히 언덕 ‘안’의 경우 삼성본은 왼쪽 하단에 삐침이 보이지만, 공인본에서는 그냥 내려 그었고 글씨 길이도 다르죠.
그런데 문화재위원회도 그렇고, 일반인들도 공인본을 목판본으로 인정했던 것은 ‘최이’가 쓴 발문 때문입니다. 최이는 발문에 “어시모공 중조주자본”이라고 썼는데, 기존 학계는 이 문구를 “주자본을 목판에 다시 새겨 찍었다.”라는 의미로 풀이했습니다.
그런데 한학자를 포함 중국학자들에게 이 발문을 보여주면 열에 아홉은 “주자본으로 다시 주조한다.”라고 해석합니다. 최이는 발문 그 어디에도 목판본으로 다시 새겼다고 쓰지 않았지만, 선입견의 오류로 인해 지금껏 목판본으로 해석해 왔던 겁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최신 이미지 분석기법을 이용해 공인본을 비교, 대조한 결과와 증거를 바탕으로 “공인본의 특성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이 책은 1239년에 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사실 그의 논문은 학술지에 실린 지 3주 만에 전 세계에서 1445명이 읽고, 618명이 다운로드함으로써 최단 기간 최다 조회 및 다운로드된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그 논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오히려 타 학술지에서 논문을 투고해 달라고 부탁해 오는 마당입니다.
더구나 만약 이 <남명증도가> 공인본이 1239년에 제작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면 <직지>보다 138년이나 앞선 금속활자 인쇄본이 되어 한국이 독일과 그 격차를 더 벌리게 되고, 한국의 위상은 더 올라갈 텐데… 국내 서지학계에서는 왜 이를 외면했던 것일까요?
말씀드렸듯, 그는 해외 학술지뿐 아니라 국내 몇몇 학계에 관련 논문을 게재해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책을 연구하는 서지학계에서는 본인들의 판정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 반대가 심해 논문으로 출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 대표는 “매번 같은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다 보니, 심사위원 3명 중 1명이라도 게재 불가 판정을 내리면 출판되지 못하기 때문에 13번 게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저 역시 학계, 특히 학회의 논문집 발간에 근 10년간 몸을 담았었기 때문에 그의 이러한 주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논문 주제가 겹칠 경우 매번 동일한 심사위원에게 심사를 의뢰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한 명이 지속적으로 게재 불가를 외친다면 절대 논문이 게재될 수 없습니다. 그 심사위원이 은퇴하거나 다른 심사위원을 배정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오히려 그의 이러한 성과를 주목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악의를 갖고 말이죠.
최근 전 세계 25개 기관 연구자 50여 명이 모여 <직지>를 연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From Jikji to Gutenberg’라는 연구 프로젝트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와 미국 유타대학교, 청주 고인쇄 박물관이 주축이 되어 동서양 기록유산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유 대표는 “<직지>보다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 <남명증도가> 공인본이다.”라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냈고, 프로젝트 책임자는 이와 관련해 몇몇 학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국 측 연구자는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인 교수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반박하는 영문 이메일을 작성한 후 ‘절대 이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라는 취지의 단체 메일을 회람시켰죠. 참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유 대표는 제게 다시 이메일을 보내 2월 28일 Heritage에 또 다른 논문 한 편이 게재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남명증도가>가 <직지>, <구텐베르크 성서> 등 3종의 금속활자본과 조선에서 금속활자와 목판으로 인쇄된 <명의록>과 <송명의록>의 먹 색상 분석을 통하여 동서양을 막론한 금속활자 인쇄본의 공통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했죠.
이로써 <남명증도가>가 1239년에 금속활자로 인쇄된 것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고, 그 성과를 인정 받아 다시금 Heritage에 게재됐습니다.
만약 이 논문이 국내 유수의 학계에서도 인정하여 게재될 수 있다면, 그래서 국내 연구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해 <남명증도가>가 <직지>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임이 확인된다면 한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텐데… 이해관계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부정당하는 점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기도 합니다.
여러분 개개인이 뉴스 통신원의 자격으로 주위분들께 이러한 사실을 알린다면 어떨까요? 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직지>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인정된다면 한국인으로서 너무 자랑스러운 일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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