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동그라미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뜻 깊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제가 처음엔 동그라미 역으로 제안을 해주신지 몰랐어요. 그래서 최수연 변호사님의 장면을 더 열심히 준비했었어요.
지금까지는 제 경험에서 끌어올 수 있었던 저랑 비슷한 인물들을 연기를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와는 표현 방식이 완전 다른 그라미를 연기를 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점점 그라미를 연기해 보면서
“내가 표현하지 못 했던 걸, 그라미는 정말 있는 그대로 다 표현을 하는 친구구나.”라는걸 느끼고 난 다음부터는 조금 더 편하게 제 속에 있는 얘기들을 그라미를 통해서 속 시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라미가 권민우 변호사님을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그 마음이 사실 그라미가 지고지순한 엄청난 짝사랑까지는 아니거든요. 좋아하는 이유를 잃어버리거나, 더 멋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쿨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쿨함은 없지만 제 마음과 그 사람 마음이 같지 않으면 딱 정리를 하는 그런 점이 동그라미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스스로 봤을 때, 조금 작위적이고 오버스럽다고 느낀 장면이나 대사는 동그라미인 ‘척’해서 그런거더라고요.
그냥 시청자의 입장으로 이 드라마를 봤을 때는 더 그라미인 척하는 순간들이 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동그라미를 연기하면서 저는 최대한 영우가 어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라는 생각을 아예 인지를 안 하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서로를 보호하는 존재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도 영우처럼 제 목숨을 바꿔도 아깝지 않은 너무 너무 소중한 친구가 있어서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10화에 영우와 같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여성분이 나오세요. 평상시에는 제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였었거든요. “그래,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도 작가님이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보면서 북받쳤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제주도에서 영우가 헤어지자고 말하고 나서도 사건 얘기가 나왔을 때, 다시 그 사건 이야기로 돌아가서 거기에 몰두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돌고래가 뛰어오르더라고요. 그런데 그 장면이 저는 보면서 “어떡해, 못 보고가네.” 이러면서 그때 되게 찡했던 것 같아요.
제가 카메라 감독님께 눈치가 보일 정도로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즉흥적으로 많이 했었는데, 계산해서 애드리브를 하면, 자꾸 작위적으로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라미는 그 누구보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사람이다 보니까 연기도 그렇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화 때, 그라미가 소소주점에서 영우에게 발성 연습을 시켜요. 그 장면은 사실 대본에 없었던 장면이었는데, 대본이 다 끝났는데 안 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뭐라도 해야되니까 ‘발성 연습해 보자.’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서 하게 됐었고, 그때 은빈 선배도 되게 재치있게 받아치면서 더 귀여운 장면이 나왔던 것 같아요.
절에서 갑자기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대본에 팝핀을 춘다가 있었어요.
저는 대본을 봤을 때 “아, 이 팝핀을 어떻게 출 것인가?” 거기에 꽂혔었는데 컷이 달라질 때마다 그 전에 했던 거랑 똑같이 한 6번씩 춰야 되는데 즉흥으로 하니까 맞추기가 힘들어서 그런 부분에서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만들었던 인사법에 비트까지 추가가 돼서 새롭게 만들어졌잖아요. 그걸 듣는데 너무 제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많이 신기했었고 길거리에서 팬분들을 만나거나 했을 때, 이걸 요청하실 때도 있으세요. 그런데 그라미도 이걸 영우랑만 하는 인사였잖아요. 그래서 마지막 화에서도 정명석 변호사님 이렇게 했을 때, 제가 안 받아주거든요.
밖에서 했을 때, 되게 쑥스럽고 요즘에는 그런 모든 것들이 다 새롭고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실제 저의 이상형은 이준호씨입니다. 드라마 안에서 너무 다정하고 너무 섬세한 배려심을 갖고 있는 사람인 거잖아요. 그래서 보면서 “아, 진짜 뭐야 멋있어!” 이러면서 봤었어요.
촬영장에서 처음에는 기영 선배님께서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는 편이었는데 다들 개그 욕심이 있더라고요. 오히려 거기서 “와, 너무 웃기다.” 이러면서 제가 오히려 너무 행복해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 덕분에.
제일 웃긴 사람은 완전 넘버원, 윤경 언니예요. 정말 천재 같아요. 진짜 너무 똑똑해서 관찰력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가끔 저도 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렇게 뭔가 딱 집어서 얘기를 해줄 때, 너무 웃기기도 하고 그런 그라미의 개그 코드에도 언니가 되게 도움을 많이 줬었어요.
박은빈 선배님은 저에게 교과서 같은 선배였어요. 연기는 물론이고, 주변 배우분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야되는지 다 신경 쓰면서 연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에서 너무 멋있다고 느꼈었고, 가장 옆에서 호흡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제가 좀 용기를 내서 “좀 오버했던 것 같은데 어떡하지?”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은빈 선배님이 “감독님을 조금 더 믿어도 된다, 만약에 이상했다면 감독님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셨을 거야. 그때 했던 연기는 그때 현영이가 최선을 다했던 결과물이다.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마.”라고 하면서 계속 저한테 자신감을 줬던 것 같아요.
제가 앞으로 은빈 언니처럼 좀 더 책임감과 무게감을 지닌 역할이 됐을 때, 내가 나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교과서 같았다’라고 정리하고 싶어요. 은빈 선배한테 애정어린 집착을 많이 했는데, 선배님이 이제 워낙 연약하시고, 톡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갖고 계세요. 그래서 “언니, 혹시 영양제 먹어요?”라고 하니까 “아니, 귀찮아서 안 먹어.”라고 하길래, “안 먹으면 어떡해!” 그러면서 영양제를 보내줬더니 언니가 엄청 감동을 한 거예요. 그래서 매일 저한테 “나 오늘도 먹고 왔어.” 계속 이렇게 얘기해주더라고요. 언니한테 고마운 마음들을 그런 식으로 저는 표현을 했었고, 최근에 종영하고 나서도 얘기를 했어요. 언니가 내 파트너였어서 나는 너무 참 다행이었고, 너무 천운이었다고 얘기를 하니까 너무 고맙다고 얘기해줬어요.
우영우 시즌 2는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태호 선배님이 이제 군대를 가시니까 장난으로 “어떡하냐, 오빠 빼고 할까?”이랬어요. 지금까지 콘텐츠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라미 역할도 예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주현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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