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변리사 일을 하고 있는 정두승입니다. 제가 돈은 참 많이 벌고 싶었는데, 어려서부터 특별한 재능은 없었고 공부는 좀 곧 잘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어떤 직업을 하면 돈을 좀 벌 수 있을지 찾아봤더니 직업 선호도 1위, 소득도 1위… 그게 변리사더라고요.
그래서 옥탑방에서 변리사 공부를 한 3년 했어요. 죽어라 했고, 정말 천만다행으로 운 좋게 붙어서 지금은 그래도 월 소득 1,000만 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10년 차 변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객사에 특허 미팅하러 가고 있고요. 변리사는 종합적으로 보면 지식을 파는 일이라고 볼 수 있어요. 특허에 관한 저의 지식일 수도 있고, 경영에 관한 지식, 세무에 관한 지식, 각종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컨설팅에 관한 지식을 파는 거고요. 결국은 기업이 잘되는 방향으로 컨설팅하는 건데요.
기업마다 막상 가보면 고객의 니즈가 뭔지, 특허를 왜 하고자 하시는지, 아니면 뭐 상표가 될 수도 있겠고… 어쨌든 그 기업의 니즈들이 있어요. 고객의 니즈를 맞춰서 컨설팅을 해드리는 거죠.
미팅 장소에 도착했어요. 변리사 일이 사무실에 계속 앉아서 하는 건 줄 아시는데, 어떻게 보면 실제로 출장이 꽤 많습니다. 1년에 35,000~40,000km 정도 돌아다니니까요. 거의 하루에 100km씩은 다니는 거죠.
고객사에 가면 대표님이 생각하셨던 아이템으로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요. 가서 봤더니 특허가 안 될 거 같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부분에서 또 다른 특허성이 보이는 경우가 있으면 그걸 알려드리는 거예요.
특허를 내게 되면 특허 하나당 저희 회사 수수료 기준으로 한 400만 원 정도 돼요. 오늘 특허 신청 4개 하기로 했거든요. 수수료가 1,600만 원이네요. 그러면 20% 정도가 순이익이라고 보시면 맞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잠깐 미팅을 하고 순이익이 320만 원이 아니고, 또 회사 들어가서 열심히 저희 팀원들하고 서류를 꾸며야 합니다. 서류는 도면 작업도 해야 할 거고요. 내용도 맞춰서 써야 할 거고요.
그리고 조사도 꽤 많이 해야 해요. 기존에 어떤 내용들이 나와있는지… 다른 분들이 또 다른 비슷한 특허를 냈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특허는 몇십 만 개씩 나오고, 또 심사관은 기존 특허들을 찾아서 유사점을 지적하면 우리 특허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특허들도 조사를 좀 해봐야 해요.
크게는 어차피 특허 출원을 하면 특허 등록이 돼야 하잖아요. 등록률을 많이 고민하는데, 현실적으론 한 60% 선이 일반적인 통계예요. 등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이 있죠.
특허 신청이 파기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400만 원이 날아가는 건 아니고요. 저희가 착수금, 성사금으로 나눠서 받아요. 착수할 때, 일 시작할 때 절반, 최종 특허 등록이 됐을 때 절반을 받아요.
그래서 오늘 1,600만 원 중의 800만 원을 먼저 받고 시작하는데, 만약에 특허 출원에 실패하면 거래처 대표님은 800만 원 날리시는 거고, 저도 나머지 800만 원을 못 버는 거고요. 서로 안 좋아요. 변리사 직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성사를 시켜야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죠.
변리사란 직업을 가진 분들은 직장을 다니시는 변리사분들이 계시고, 저처럼 개인사업자를 내서 일하는 변리사분들도 계세요. 보통은 처음에 일 시작하면 다들 소속 변리사로 직장인처럼 시작해요. 큰 법인에 들어가서 일 배우고…
저는 한 5년 정도 그렇게 하다가 개업했고요. 이 일이 변리사 공부를 했다고 해도 실무에 대해선 전혀 모르다 보니까 새로 다 배워야 해요. 그렇게 직접 개업한 변리사는 제 동기 200명 중에 한 30명 좀 넘는 거 같아요.
직장인으로 변리사 일을 하는 분들이랑 개업하는 분들이 사실 취향의 문제고, 리스크 테이킹의 문제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변리사를 했는데, 막상 소속 변리사로 지내면 처음에 연봉이 한 5,000만 원 정도로 시작해요. 그러면 1년에 연봉이 보통 한 1,000만 원씩 올라요. 5년 차 정도 됐었을 때 연봉 1억 정도는 됐었거든요. 대신 정말 일이 많아요. 매일 야근하고, 어떤 경우에는 지방 출장 가서 보름씩 그 회사의 업무를 보면서 모텔방에서 야근하기도 하고요.
근데 직장을 다니게 되면 그 업무 강도에 비해서 수익은 1억을 찍고 나면 그 이상 늘어나기가 어려워요. 왜냐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적의 한계가 있거든요.
그러면 이제 거기서는 고민에 빠지는 거죠. 내가 여기서 인정받고 편안하게 잘 다니고 있고 안정적인데, 이걸 뛰어넘기 위해서 개업을 택할 것인지를요. 거기서 선택권이 나눠지고, 또 그 회사에서 잘 성장해서 동업 개념으로 갈 수도 있고요. 파트너 변리사라고 하거든요.
변리사분들이 개업을 안 해도 어지간하면 연봉 1억까지는 가요. 특허 법인에 있든, 아니면 기업체에 가든 웬만해서는 그래도 8,000만 원 이상, 1억 원 사이의 연봉을 받죠.
변리사가 되기까지는 시험 난이도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전교 1등부터 10등 사이의 애들이 다 이거 공부하고 있다…
변리사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이공대생이 많이 하거든요. 정말 이게 살얼음판이에요. 시험에서 1~2문제 삐끗하면 바로 탈락이고, 또 1년 더 해야 하는 거고요. 그러면 그 1년이 정말 지옥이 되죠. 공부하면서 제일 힘든 거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인 거 같아요.
지금부터 저녁까지는 사무 업무를 봐요. 보통 출장 다녀오고 나면 갔다 온 거 정리도 해야 하고, 기존에 맡고 있던 사건들을 쭉 진행해야 해서 사무 업무가 출장 다음으로 주를 이룹니다.
처음에 변리사 직장에서 나와서 따로 사업체를 차릴 땐 진짜 고객이 조금밖에 없었고요. 시간 쪼개서 그냥 찾아다녔어요. 높은 건물에, 기업들 많은 건물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명함을 돌리기도 하고요. 한 건물 도는데 보통 빠르면 3시간이면 돌아요. 정장 입고 서류 가방 들고 명함 수첩 들고 다녔어요.
“어디 특허 법률 사무소의 누군데, 혹시 대표님 계시면 잠깐 뵐 수 있을까요?” 물어보고, 대표님 안 계신다고 하면 “특허 사무실에서 찾아왔는데, 혹시 관심 있으시면 연락 좀 달라, 언제든지 방문드릴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쭉 돌아다닌 경우도 있었어요.
어떤 날은 공단 지역에 출장을 가요. 그러면 그 공단 지역에 간 시간이 또 아깝잖아요. 그러면 간 김에 주변의 기업들 벨 눌러가면서 기업 대표님들 만나서 얘기하기도 하고, 문전박대도 당하기도 하고요. 개한테 쫓겨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어찌 보면 자영업의 사장인 개념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영업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고요. 그렇게 한분 한분 소중하게 고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저희 고객사 대표님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차츰차츰 고객이 늘어났던 것 같아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고객들 재방문이 제일 중요한 것이고, 저희도 재방문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제 한번 연을 맺게 된 고객분들께서 또 좋은 평가를 주시고, 또 믿고 맡겨주신 거죠.
어떻게 보면 특허만 내주는 게 아니라 컨설팅도 하는데요. 저희 거래처 중에 비염 치료기를 개발하신 대표님이 계셨어요. 저희 만나서 컨설팅을 쭉 진행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그 질병 관련된 의료 정보를 수집하고, 그걸 플랫폼화해서 어찌 보면 시장에서 파이를 더 키우는 걸 도와드렸어요.
지금은 비염 치료기란 아이템 하나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비염 관련된 환자들이 모여들 수 있는 플랫폼화하는 작업을 같이 고민해 드렸고요. 지금은 그게 인정받아서 각종 어워드에서 대상도 휩쓰시고, 투자도 몇십억 받아서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저도 주로 배우는 게 대표님들 만나서 배웁니다. 이 대표님한테서 만나서 배운 걸 저쪽 대표님한테 가서 조언을 해드리기도 하고, 그런 중간체의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업들이 다 같은 맥락이다 보니까 제가 쭉 봐왔던 어떤 좋은 사례들이 있는데, ‘이 회사도 굳이 아이템만 할 게 아니라 플랫폼까지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지금은 제조를 하고 계신데, 조금만 손보면 유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많은 사례를 보다 보니 와닿는 게 좀 있죠. 그래서 그 대표님들께 컨설팅을 해드리고 있죠.
솔직히 그게 말이 좋아서 컨설팅이고요. 그냥 특허를 매개로 해서 저희가 미팅을 하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더 좋고… 그래서 뭐 제 나름 컨설팅이라고 부르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특허를 내다보니까 거기에 대한 적합한 것들을 부여할 수 있게 되면서 컨설팅이 된 거죠.
자영업자분들은 크게 일단 상표가 꽤나 중요해요. 식당 같은 경우에는 성공하게 되면 프랜차이즈 하시는 게 꽤 중요한 목표잖아요. 근데 프랜차이즈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지금 운영하고 계신 가게가 A 음식점이라고 할 때 이 A 음식점을 누가 우연찮게도 미리 등록을 받아놨어요. 그러면 이 A 음식점은 그 이름을 그대로 프랜차이즈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우리 가맹점들에 이 상표에 대한 사용독점권을 형성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프랜차이즌데 주변에 A 음식점 비슷한 이름 자꾸 생겨나면 안 되겠죠? 음식점을 하시는 분들은 프랜차이즈를 생각하신다면 미리부터 상표를 꼭 등록해 두셔야 해요.
심지어는 프랜차이즈를 꽤나 진행했는데, 상표를 출원해서 등록이 안 되는 경우도 생겨요. 그럼 이렇게 상표 등록을 누군가 먼저 했을 경우에는… 예를 들어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기 전이라고 하면 다른 이름을 찾는 게 빠릅니다.
왜냐면 이게 협상이 참 어려워요. 최근에도 어떤 분이 저희가 아는 분이 가진 상표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데, 넘겨받을 수 없겠냐고 문의하셨어요. 그런데 양쪽에 생각하는 금액 차가 너무 커요. 그러면 지금 하고 계신 분한테 딜을 걸어야 하는 거죠. 왜냐면 그분은 그 이름에 대한 독점권을 형성하고 있으니까요.
상표라는 게 선점이에요. 뭐 특별히 잘한다고 주는 게 아니고, 먼저 출원하고 등록받으면 자기가 독점을 가지는 거라서… 좀 그런 아이러니들이 있죠.
변리사란 직업의 장점은 제가 생각하기에 안정성인 거 같고요. 그리고 소속 변리사들 같은 경우에는 이직이 잘돼요.
그리고 저도 처음에는 힘들긴 했지만, 어느 정도 좀 자리를 잡고 나면 사업도 비교적 안정적인 면이 있는 거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던 기존 고객분들이 또 찾아주시는 그런 순환구조도 어느 정도는 형성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반대로 변리사만의 고충은 업무 강도가 생각보다 높아요. 제가 예전에 소속 변리사로 있었을 때는 거의 매일 야근했던 거 같고요. 철야도 많이 하고… 실제로 일이 많아요. 출장이 있는 날 외부에서 바로 퇴근할 때는 퇴근 시각이 그때그때 다르고요. 사무실에 들어오는 날은 대체로 한 오후 10시 전후 정도 되는 거 같아요.
변리사를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거 같고, 또 다양한 직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시고자 하는 분도 계실 거 같아요.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직업도 있다는 좀 유익한 정보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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