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도 아닌데 수만 명의 한국인이 서울역에 모인 까닭은 무엇입니까?” 매년 반복되는 한국인의 기이한 집단행동을 지켜보다 궁금증이 폭발해 버린 외국 대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국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한국엔 ‘설 문화’라는 것이 있는데, 그동안 잘 보살펴 준 선조들에게 감사하고, 부모, 형제, 가족,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날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외국 대사는 한국 문화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인들의 서로를 위한 마음이 이렇게 한국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 대사에게 한국 문화를 설명해 준 이는 언론인으로 활동한 ‘임덕규’ 전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임덕규 씨는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외국 유명 인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1973년 9월, 영국 정부로부터 초청받아 런던을 방문하게 된 임덕규 씨, 그곳에서 세계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아놀드 조지프 토인비’ 교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토인비 교수는 기존 서구 중심의 전통 사관을 벗어나 여러 문명을 다각도로 통찰하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역사학자였는데요. 토인비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 <역사의 연구>는 28개 문명의 흥망성쇠와 독자적인 문명 사관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그와의 만남이어서 그런지 임덕규 씨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말한 한국 문화는 지금 각광받고 있는 한국 콘텐츠나 요리 등이 아니었습니다. 효와 경로사상, 가족제도 등 한국 고유 정서가 담긴 신토불이 한국문화였죠.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있던 토인비 교수는 갑자기 눈물을 쏟아내며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효 사상은 인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상인 것 같습니다. 서양에도 효 문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토인비 교수가 눈물을 흘린 까닭은 서양 노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는데, 자식은 부모를 잊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토인비 교수의 이야기를 듣던 임덕규 씨는 영국과 독일에서 방문했던 노인 아파트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곳에 있는 서양 노인들을 보고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마치 버려진 자동차 같다…”
자녀 그리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힘없고 일할 수 없는 노인이 되니 바쁜 자녀와 떠나간 배우자를 그리워하며 외로워하는 노인들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토인비 교수 또한 자녀들이 너무 멀리 살고 있어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자신은 타지에 살고 있는 아들 근처에 가서 살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서양엔 외로운 노인들이 너무나 많다며 서양에 와서 ‘효 캠페인’을 벌여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합니다.
토인비 교수는 “한국의 효 사상은 인류를 위해 가장 훌륭한 사상이며 영원히 보존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토인비 교수가 한국의 사상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은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며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간관계가 악화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효, 경로사상 등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토인비 교수님은 그토록 원하던 아들 곁에서 살다가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셨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석학, 토인비 교수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런 사상들은 많은 외국인 학자를 감동시켰습니다. 소설 <25시>의 작가 콘스탄틴 게오르규 신부는 “21세기 한국의 효 중심으로 문화가 체계화되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극단적인 예언이긴 하지만, 그만큼 세계적으로 필요한 사상이라는 주장입니다.
아시아 최초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 타고르 역시 이런 말을 남겼는데요. “긴 역사와 전통, 대가족 제도를 가지고 효를 실천하는 조그마한 나라, ‘동양의 진주’ 한국이 세계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한국의 효 사상은 오래전부터 수많은 학자를 감동시켰지만, 그만큼 효라는 개념이 없는 나라가 많다 보니 이걸 퍼뜨리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한국의 효 문화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를 통해서 말이죠. 20여 년 전부터 해외에서 태권도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요.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이라 유명하기도 하고 한류 덕분에 퍼지는 건 줄 알았는데, 이게 주원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들을 태권도장에 보낸 서양 부모들은 신세계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태권도를 배우러 가면 우애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강조하는 것이 효와 예절이죠. 이런 독특한 수련 방법은 외국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었습니다. 태권도장에 보내고 나니 엄마 말도 안 듣던 아이가 관장님 앞에서는 아주 순한 양이 되곤 했죠.
미국, 유럽, 남미 등 자녀를 도장에 보내고 나서 달라진 아이들의 태도를 보고 감동한 외국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한국에까지 전해질 정도였는데요. 언제 들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정작 효의 나라, 한국에서는 요즘 효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현대 한국인들은 너무 바쁘다 보니 가족 간의 소통은 줄어들고 가족 단위도 축소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데요. 세계인이 반하고, 세계인이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의 ‘효’… 우리부터 급변하는 사회에 효를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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