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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무차별 사격에 아군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지옥” 선사한 ‘그 사건’

  • 정치

최근 들어 부쩍 북한의 기습 도발이 잦아졌습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부터 포사격까지, 지속적으로 동서 해상에서 도발을 일삼더니 19일에도 약 100여 발의 포병 사격을 진행해 긴장 수위를 잔뜩 높여갔습니다. 북한은 우리 군이 매년 실시하는 호국 훈련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도발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군은 한국에 도발했다가 끔찍한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실제로 있는데요.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군 29명을 백린탄으로 녹여버린 악마의 부대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지난 4월 한 언론은 육군의 한 부대가 군 편제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국방부와 육군에 따르면 육군 제3보병사단인 백골 부대 예하의 71 포병대대가 이름을 바꿔 다른 포병대대로 흡수되면서 사라졌는데, 이 포병대대는 6.25 전쟁 중이던 1952년에 창설됐습니다.

물론 국방 개혁 2.0의 일환으로 군 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된 것이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71 포병대대가 20년이나 늦게 생긴 포병대대로 흡수된다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군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말이 많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포병부대가 바로 백린탄으로 북한군을 전멸시킨 전설적인 부대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1973년 3월 7일 1시 21분, 비무장지대 DMZ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일주일 전 백골 부대 사단장 박정인 장군은 UN군 사령부의 작업 지시가 내려오자, 춘계 DMZ 표지판 보수 작업을 실시할 계획임을 북한에 통보했습니다. 상급 부대인 5군단은 3월 7일에서 8일을 작업일로 지정해 주었죠.

그러나 당시 북한군은 군사분계선 바로 위에 559 GP 초소를 불법으로 설치하고 20여 차례에 걸친 비난 방송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 분계선을 넘어와 한국군이 세운 표지판을 의도적으로 제거하는 등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삼았죠. 당시 7.4 공동성명 이후로 양측은 상호 비방을 하지 않을 것을 합의했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 방송은 명백한 협정 위반입니다.

어쨌든 상급 부대의 명령을 받은 백골 부대 소속 중대장 1명과 장병 4명은 북한군이 뽑아간 DMZ 푯말을 새로 세우고 안전 통로 보수를 시작했고, 무사히 작업을 마친 후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군 GP에서 기습적으로 총탄이 날아옵니다.

이 기습 사격으로 중대장을 포함해 2명의 중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터졌고, 백골 부대는 “즉각 사격으로 발생하는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군 측에 있다.”라며 경고 방송을 수차례 북측으로 남겼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경고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사격을 가했고, 당시 박정인 장군은 관측기를 상공에 띄우고 포병부대로 하여금 도발 원점을 즉각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요. 오후 2시 15분, 71 포병대대는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155mm와 105mm 곡사포 화기를 이용해 북한군 GP에 포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부상 당한 병사들을 구출하기 위해 백린 연막탄을 발사했죠.

당시 한국군은 백린탄, 고폭탄, 연막탄 포함 총 74발을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백린 연막탄 1발이 북한군 GP 내부에 정확히 명중하면서 건물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고, 그 안에 있던 북한군 29명이 백린탄에 녹아내려 전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사실은 당연히 5군단뿐 아니라 사령부까지 전해졌는데, 즉각 사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으나 박정인 장군은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부상병을 구출해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대형사고 아닌 사고를 쳤는데요. 평소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그 10배로 갚아야 기어오르지 못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날 밤 사단 내 모든 트럭에 라이트를 켜라고 명령한 후 이를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까지 돌진시켰습니다. 일부 트럭은 군사분계선 남단까지 진출했죠.

이 상황에 북한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김일성과 북한군은 이를 발견하고는 기겁해 즉각 전군 비상 동원령을 내렸고, 한반도에서는 전쟁의 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자칫 작은 충돌이라도 발생하면 전쟁으로 확전 될 상황이었죠.

다행히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고, UN군 사령관은 “이번 사건은 북한군의 휴전 협정 위반으로 일어난 것이고, 부상병 구출을 위한 자위적인 작전을 전개한 것뿐이다. 전투할 의사는 분명히 없다.”라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전쟁 위기는 무사히 넘겼는데요. 이 사건이 바로 ‘3.7 완전 작전’입니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북한은 백골 부대 포병대대가 쏜 백린탄에 29명이 녹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모든 트럭이 남방한계선까지 돌진하면서 이후 북한군이 백골 부대를 막기 위한 2개 사단을 별도로 배치하는 등 김일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로 명성을 떨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작전 후 한국군에서는 상부의 명령에 불복한 박정인 장군을 사단장에서 해임한다고 통보했고, 결국 예편했습니다. 독단적으로 행한 군사작전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죠. 그는 예편 후에 쓴 회고록 <풍운의 별>에서 “이 작전은 김일성에게 겁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쓰면서 “자신이 한 행동에 부끄러움이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럼 71 포병부대가 사용했던 백린탄이라는 무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29명을 ‘녹여버렸다’라고 표현하는 것일까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다양한 무기의 이름이 들려오지만, 유독 ‘백린탄’이라는 무기에 대해 그 사용 여부를 두고 비난이 쏟아집니다. 물론 전쟁을 일으킨 것 자체로도, 그리고 로켓, 탱크, 소총, 미사일 등을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유독 백린탄 사용 여부를 두고 강한 비판이 일었습니다.

왜 유독 백린탄에 대해서만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이 백린탄은 ‘악마의 숨결’, ‘전쟁 범죄급 무기’, ‘살아있는 지옥’이라 불리기 때문입니다.

백린탄은 ‘백린’을 원료로 사용한 화학무기 겸 연막탄, 조명탄, 소이탄 등을 말합니다. 백린탄을 사용할 경우 독성을 가진 백린이 광범위하게 살포되는데, 이 ‘인’이 공기를 만나면 전부 연소될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군은 시야가 차단되고, 호흡곤란이 오고, 화상 피해를 입는 삼중고를 겪게 되는데요.

19세기에 최초로 사용된 이후로 1차 세계대전에서는 연막탄의 용도로 사용되던 것이 2차 세계대전부터 백린 소이탄으로 개발되면서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체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사용됐습니다.

잠시 언급했다시피 백린은 일단 공기에 노출되면 6,000도의 초고온으로 타들어 가기 시작하는데, 6,000도는 태양의 표면 온도와 같습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화학 물질로 분류되죠. 일단 연소가 시작되면 주변에 산소가 공급되는 이상 연소를 멈추지 않는데, 피부에 닿는 순간 피부를 촛농처럼 녹여 버립니다. 그래서 노출 부위를 도려내는 방법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죠.

물을 부어 산소를 차단한다는 발상은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물을 부으면 오히려 물이 100도 끓는점에 도달해 물로 인한 추가 화상이 발생하므로 백린으로 인한 화상은 그 부위를 도려내는 방법 외에는 없죠.

1949년 체결된 ‘제네바 협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보호를 위해 1949년까지 제네바에서 체결된 일련의 국제 조약으로, 전쟁이나 기타 무력 분쟁이 발생한 경우, 민간인, 부상자, 병자, 포로 등을 전쟁의 위험과 재해로부터 보호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무기의 첨단화가 진행되면서 대인 살상력이 높아지고, 그 방법이 더욱 잔인해져 민간인의 피해를 막고 비록 적군이라도 인간적인 대우가 필요하다는 국제적인 합의가 도출되면서 등장했죠.

그런데 제네바 협약은 이러한 백린탄에 대해 ‘민간인 거주지역에서의 무차별적 살포’를 금지하고 있을 뿐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1980년 UN은 ‘특정 재래식 무기 금지 협약(CCW)’을 제정해 무차별적인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CCW 제3의정서 1조항은 ‘소이 무기류’를 ‘목표물을 연소시키거나 화염으로 사람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목표물에 화학적 작용을 유발하는 물질을 탑재한 무기나 군수품’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를 민간인 또는 민간인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민간인 또는 민간인 지역에서 살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뿐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서명한 국가들조차도 연막탄이나 조명탄이라는 명목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백린의 경우 짧은 시간에 대기 노출로 주위를 모두 뒤덮을 만큼 어마어마한 연기를 피워내 연막작전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한국군이 이를 사용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했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으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도발에 머뭇머뭇거리다 그냥 지나갔다면 북한의 도발은 분명 더 이어졌을 겁니다. 부상병이 아니라 몇 천, 몇 만이 될지도 모르는 희생자가 발생하게 될지는 그 아무도 알 수 없었으니 꼭 필요한 조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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