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미주의입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전 세계 99.9%가 당연히 중국 출신이라고 착각 중인 한국 캐릭터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토불이 토종 캐릭터 인형인데, 한국인들조차 중국 캐릭터로 오해하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캐릭터는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한국 캐릭터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뽀로로와 핑크퐁보다 훨씬 더 말이죠. 왜 이런 귀한 캐릭터가 중국의 것으로 오해받는 중일까요? 그 오해를 싹 풀고 가야겠습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한국 예능 등 다양한 한국의 콘텐츠들이 세계 어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일찍이 세계 어린이들의 소울메이트가 된 한국 토종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뽀로로, 아기 상어, 핑크퐁, 슈퍼 윙스 그리고 신흥 강자 캐치 티니핑까지… 많은 한국 캐릭터가 세계 어린이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죠.
그렇다면 지금 세계에서 활약 중인 한국 토종 캐릭터 중 가장 사랑받는 건 누구일까요? 이 질문을 듣자마자 많은 분의 머릿속에는 뽀로로 아니면 아기 상어, 두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놀랍게도 이 두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2021년 한류 콘텐츠 소비자 조사 결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한국 캐릭터는 바로 ‘뿌까’였습니다. 아마 이 소식을 처음 듣는 분들은 뿌까가 1위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이게 더 놀라우실 것 같은데요. 뿌까가 한국 캐릭터라는 사실입니다.
뿌까의 겉모습은 만두 머리에 빨간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중국풍으로 알려진 만두 머리, 중국인이 유난히 선호하는 빨간색… 이러니 당연히 중국 캐릭터인 줄 알았던 것이죠. 한국인들조차 많이 오해하고 있으니 외국에서도 오해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럼 뿌까는 누가, 언제, 왜 이렇게 만든 걸까요?
뿌까는 2000년 1월 현 VOOZ의 대표 김부경 씨가 만든 한국 토종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뿌까는 알면 알수록 아주 신기한 캐릭터였습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국내 시장부터 노리고, 잘되면 해외로 나가는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뿌까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팜므파탈의 캐릭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김부경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라고 하면 보통 화려하고 예쁜, 그리고 한국미가 넘치는 캐릭터를 그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텐데요.
이런 복잡한 생각들을 싹 갖다 버리고 동그라미와 직선 몇 개로 그릴 수 있도록 최대한 간단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동양인의 특징인 찢어진 눈을 그리고, 발랄함을 표현하기 위해 양쪽 머리를 동그랗게 말아 만두 머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쭉 그려내다 보니 뭔가 너무 중국 소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한국 토종 캐릭터인데, 중국인의 모습이라니… 이거 이대로여도 되는지 잠시 고민했지만, 여기서 한 번 더 발상의 전환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만든다고 해서 꼭 한국스러워야 하는 건 아니니, 그냥 밀고 나갔다고 합니다.
이왕 해 보는 거 더 나가보자 싶어 캐릭터들이 가장 기피하는 강렬한 빨간색과 검정색만 써서 뿌까를 완성했습니다. 솔직히 만든 과정만 보면 망작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게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뿌까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또 있었는데요. 뿌까가 탄생하기 전 유명한 캐릭터들은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 푸, 키티 등 동물을 주로 캐릭터화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뿌까는 사람이었죠.
타깃층도 달랐습니다. 캐릭터의 주 소비층은 어린이라는 편견을 깨고 10대에서 20대 여성의 타깃으로 잡았습니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사랑에 적극적인 아주 당돌한 여성이라는 콘셉트를 잡아갔는데요.
뿌까는 마케팅조차 독특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뿌까를 먼저 공개한 후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한국 주요 사이트에만 게재했습니다. 그다음 바로 상품을 출시했죠. 이렇게 상품이 출시되고 나서야 TV를 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첫 데뷔도 아주 화려했습니다. 월트 디즈니에서 뿌까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60개국에 동시 방영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합니다. 뿌까의 인기는 한국인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는데요.
솔직히 지금은 한국에서 뿌까가 엄청난 인기 캐릭터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때 인기가 있었지만, 그 인기가 예전만큼은 못한 상태라는 건데요. 그리고 한국인 중에서 뿌까가 한국 캐릭터였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사람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뿌까는 한국 캐릭터 중 처음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캐릭터입니다. 미국은 캐릭터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강력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나라인데요. 이런 미국 시장에서 뿌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왔다고 합니다.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외로 뻗어 나간 뿌까는 지금 전 세계 150개국에 진출한 상태이며 파트너 계약도 500여 개나 된다고 합니다.
뿌까가 탄생한 지 9년 만인 2009년, 해외에서만 약 9,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었고, 로열티 수입도 320억 원 이상 올렸다고 합니다. 특히 프랑스와 브라질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브라질에서는 한때 그 유명한 일본의 키티까지 누르고 국민 캐릭터의 자리를 차지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듣다 보니 의문이 드시지 않나요? 해외에서는 ‘뽀통령’ 뽀로로를 누르고 인기 한국 캐릭터 1위를 5년째 차지 중인 뿌까가 왜 지금 한국에서는 뽀로로보다 인기가 없는 걸까요?
뿌까도 그 시절 나름 파격적인 캐릭터였는데, 그 시절에는 너무나 파격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데뷔했었습니다. 개콘에서도 따라 할 정도로 인기였던 우비 소년, 이게 바로 발상의 전환이었던 험악한 토끼 마시마로, 진짜 선으로만 승부했던 졸라맨이 있었죠.
또한 그 시절 한국의 캐릭터 시장은 애니메이션 없이 캐릭터로만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었습니다. 그래서 뿌까는 과감하게 해외를 선택했고,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성공을 거둔 뒤 고향으로 귀환한 한국의 토종 캐릭터입니다.
외형도 외형이지만, 이렇게 한국 내 인지도가 낮다 보니 중국 캐릭터라고 더 많이 오해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중국에서도 정말 국가가 홈 캐릭터인 줄 알고 ‘중궈 와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아마 중국인들도 뿌까가 한국 캐릭터였다는 사실을 알면 꽤 많이 놀랄 것 같습니다.
뿌까 외에도 한국 캐릭터인 줄 몰랐던 한국 캐릭터가 또 있었는데요. 바로 애벌레 캐릭터 ‘라바’입니다. 라바는 일단 애니메이션 배경도 미국 뉴욕이다 보니, 당연히 미국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한국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라바는 정말 대단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자본을 거절했다는 것이죠. 최근 중국 자본이 국내 미디어 업계에 스며들며 은근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 유혹을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큰돈이다 보니, 넘어가는 곳도 꽤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라바는 중국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며 한국 국적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라바가 지금 가장 핫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은 중국이라고 하는데요. 중국 자본을 거절하고 중국에서 그냥 큰돈을 벌고 있으니… 중국에서 보면 뭔가 속이 쓰릴 만한 소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캐릭터들의 멋진 활약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