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천 년간 지켜왔던 자존심이 한국에 의해 무너져 버렸다고 합니다. 미식의 나라를 뽑을 때 빠지지 않고 순위권을 차지하는 나라, 중국. 중국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종류의 음식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중국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만두!
중국에서 만두는 약 3세기 무렵 처음 등장했습니다. 정말 오랜 세월 내려오던 음식이다 보니 만두는 중국인들에게 일상 그 자체인데요. 그렇다 보니 중국은 만두 종주국으로서 자부심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에서 세계로 만두가 퍼져나갔다보니 세계에서도 만두 하면 중국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요. 그런데 지금 세계적으로 만두 하면 중국이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신 우리의 한국 만두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중이죠.
미국에서 25년간 냉동만두 1위를 차지했던 ‘링링’. 자국도 아닌 미국, 그것도 세계에서 잘 나간다는 기업들이 모두 노리는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유지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요. 그만큼 미국 소비자와 링링 사이에는 단단한 신뢰가 쌓였고 미국에서는 만두를 부를 때 중국식 표기인 덤플링으로 불렀습니다.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는 링링이 25년간 쌓아 올린 만리장성이 세워져 있던 것이죠.
25년 동안 수많은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링링의 만두 만리장성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도전자들을 누르고 1위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2016년 비비고 만두 앞에서 모든 것이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합니다. 비비고는 어떻게 미국 냉동만두의 최강자 링링을 쓰러뜨릴 수가 있었을까요?
비비고의 핵심 무기는 현지화 전략이었습니다. 비비고 만두는 한국에서도 냉동만두의 원조이자 30년간 부동의 1위였던 해태의 고향만두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입맛을 잡았다고 해서 해외 입맛까지 사로잡히는 건 아니겠죠? 입맛은 천차만별입니다.
비비고를 만드는 기업 CJ제일제당은 한국에서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부추와 돼지고기로 만두소를 만들었다면 미국에서는 부추와 돼지고기 대신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고수와 닭고기를 주재료로 넣어 만두를 개발했습니다. 한국 기업이 한국인이 싫어하는 대표 식재료 고수를 과감하게 사용한 것 보면 현지 시장을 정말 철저하게 조사했구나 싶은데요.
이것만으로 1위를 탈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필승 전략,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CJ제일제당은 진출하기 전 미국 냉동 시장에서 인기 있었던 중국식 만두 등을 철저하게 분석했습니다. 분석해 보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만두들은 만두가 터지지 않게 두꺼운 피를 사용, 역시나 같은 이유로 만두소가 적게 들어갔습니다.
안 그래도 잘게 다져진 만두소가 적게 들어가고 만두피까지 두껍다 보니 중국식 냉동만두는 만두 맛 자체가 너무 약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중국식 만두만의 문제가 아니었는데요. 당시에는 대부분 제품이 이런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만두를 다른 요리에 넣어 먹거나 칠리소스에 찍어 먹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파악한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만두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성공했던 전략인 얇은 만두피에 깍둑썰기로 식감을 더 살린 뉴 한국식 만두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 것이죠. 아삭아삭한 식감에 속이 꽉 찬 만두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2016년 차지한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서 1위를 굳건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의 인기가 브레이크 없이 쭉쭉 올라가면서 한국 시장보다 더 크게 되었고 비비고 만두 전체 매출의 40.7%가 미국에서 나오는 중이라고 합니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을 시작으로 만두의 본고장, 중국을 찍고, 베트남, 유럽 등 진출하는 나라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한식의 세계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7년에는 5위였던 글로벌 순위가 일본의 아시노모토와 중국 기업을 제치고 단숨에 3위까지 올라가게 되었는데요. 올해에는 글로벌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비비고는 만두 매출만 1조 원을 훌쩍 넘겼고 올해는 2조 6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비고 만두가 이렇게 잘 나가다 보니 중국에서는 계속 피눈물 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해외 만두 기업들은 만두 이름을 덤플링이라고 표기했었습니다. 25년 부동의 1위였던 링링도 일본회사인 아시노모토의 제품이었지만 본토 중국 느낌이 나도록 일본식인 교자가 아닌 중국식인 덤플링으로 표기했죠. 하지만 비비고는 만두라는 한국식 표기를 고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체성을 지키는 걸 넘어 미국에서 만두에 대한 인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만두와 같은 음식을 부를 때 원조 중국식 발음, 짜오즈나 중국식 영어표기인 덤플링이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 사람들은 만두를 보면 한국식 표기인 만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은 만두를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기도 한다는데요.
중국에서는 왜 중국 음식에 만두라고 한국식 표기를 쓰냐며 난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도 뺏으려는 중국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도 우리는 중국처럼 만두는 한국이 원조라고 우기는 게 아니라 그냥 한국에서 부르는 것처럼 만두라고 표기했을 뿐입니다.
또한 비비고 만두는 미국인들의 만두 먹는 방법도 변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미국인들은 만두를 다른 요리에 부재료로 넣거나 소스에 찍어 먹었다면 한국 만두의 맛을 알고 난 뒤로 만두 본연의 맛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만두를 조리하는 건 기호에 따라 굽고 튀기고 찌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다른 요리의 맛에 의지해서 먹거나 간식처럼 먹는 것이 아니라 식사처럼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식 만두는 탄수화물이 적고 채소와 단백질이 풍부한 웰빙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은 비비고 만두가 중국에서도 정말 잘 먹히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만두 판매율은 중국 기업 TOP3가 점유율을 70~80%를 차지할 정도로 공략하기가 힘든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품질 위주의 제품을 찾는 경향이 커지면서 한국 만두에도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중국 내에서도 은근히 메이드 인 차이나보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비비고 만두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비고 외에도 다른 한국 기업의 만두들도 세계에서 잘 나가는 중이었는데요. 미국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바짝 쫓고 있는 것도 또 다른 한국 기업 풀무원 만두이죠. 미국은 물론 원조국인 중국에서도 듬뿍 사랑받고 있는 한국 만두!
최근엔 독일에서 한국 만두에 대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독일에서는 한식에 대해 건강하고 세련된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독일인들의 이런 인식이 정말 놀라운 이유, 그동안 독일 소비자들이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음식은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생각했는데 특이하게도 한식에 대해서는 정반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 덕분에 김치 등 한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한국 만두는 유통기한이 길어 보관도 편하고 조리도 쉬워 인기라고 합니다. 지난해 독일의 한국 만두 수입은 49%나 증가했습니다. 지금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중인데요. 앞으로도 더 맛있는 맛으로 더 많은 나라들에 만두 하면 한국 만두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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