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야키토리 전문점 운영하고 있는 27살 이성호라고 합니다. 꼬치에 닭이나 돼지고기 같은 걸 끼우고 양념해서 구워 먹는 것들을 야키토리라고 합니다. 꼬치구이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바식으로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직업이 되고, 그 안에서 꿈이 생기고, 10년 만에 제 가게를 갖게 됐죠.
집안 환경이 그렇게 여유 있지 않아서 일찍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혼자 고시텔 생활하면서 알바로 자급자족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식당에서 일하면서 재미있는 부분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저한테 잘 맞는 부분도 있어서 이걸 직업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창업 자금은 6,500만 원 정도 들었고, 3년 정도 바지 사장으로 이런 매장을 하나 운영을 했었어요. 그 매장을 제가 다 준비했거든요. 그런데 잘 되니까 내 가게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짐 싸서 평택으로 내려갔어요.
평택에 삼성 반도체 현장이 있는데, ‘노가더’들에게는 거의 성지거든요. 하루 18시간씩 할 때도 있고, 그렇게 돈을 좀 열심히 모아서 오픈하게 됐습니다. 소위 말하는 숙식 노가다를 한 1년 2개월 정도 했죠.
오픈 시간은 오후 6시고, 저녁 장사만 하는데요. 3시에 출근해서 식자재 준비하고, 가게 청소도 하거든요. 운동하고 가게 가면 얼추 시간이 맞더라고요.
행복했던 시절도 많았지만, 살면서 되게 힘들었던 시절이 많았어요.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노력해서 지금 꽤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거든요.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다른 사람들한테 힘이 될 수도 있고,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도 해 보고 싶어서 인터뷰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노가다할 때는 주말에 쉬기 아까워서 인력소도 따로 나갔어요. 거기서는 여러 현장을 랜덤으로 보내거든요. 평택항에 있는 고등어 어창도 들어간 적이 있고, 영하 10도에서 20kg짜리 박스를 계속 상하차하는 일이 있어요.
그리고 양계장에서 노계라고 하는 알을 못 낳는 닭을 처분하는 일이 있는데, 살아있는 닭들 목째로 잡아서 버리는 일이었어요. 더 잔인한 건 점심에 닭도리탕이 나오더라고요.
지금 여기가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샤로수길’이라는 곳인데,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세가 거의 2~3배 이상 비싸요. 그래서 저희 매장은 중심 상권에서 좀 빠진 곳에 있어요. 남들이 얘기하길 핸드폰 매장이 있을 법한 자리인데, 음식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요식업 일을 하긴 했는데, 대학교도 입학했었어요. 서울에 있는 4년제 ‘S’ 대학교였는데요. 한 학기 다녀보니까 이렇게 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자퇴하고 요식업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다음 학기 등록금도 학기 중에 짬짬이 알바하면서 모아놨었는데, 제 돈으로 내게 되니까 더 아까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힘듦도 느꼈고요. 그걸 8번을 더 하느니 이럴 바에는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퇴하게 됐죠. 이 세상에서 돈이 없다는 게 참 서러워요.
다찌 형식으로 돼 있어요. 좌석은 14개 있고, 딱 10평짜리 가게입니다. 매장 인테리어는 전에 다찌로 돼 있던 매장이라 비용이 거의 안 들었어요. 너무 운이 좋았죠.
보증금이 2,000만 원이고, 월세는 150만 원입니다.
매출은 오픈한 지 4개월 됐는데, 하루에 평균 100만 원씩, 한 달에 3,000만 원 나옵니다. 11월에는 하루에 딱 100만 원씩 해서 3,000만 원 팔았고요. 12월은 평균 100만 원이 넘었는데, 몸이 아파서 보시면 금요일, 일요일 같이 매출이 제일 잘 나오는 날에 쉬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2,700만 원 나왔어요.
평일에는 100만 원 못 파는데, 주말에 장사가 잘되니까 앞으로 더 올려야죠.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기대를 거는 게 되게 크고, 점점 더 잘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직원은 두 분 계십니다. 저보다 2~3살 형님들이신데, 저 믿고 따라오라는 느낌보다는 제가 잘하는 부분은 확실히 잘하는데, 부족한 부분도 있으니까 형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면서 같이 만들어 가자는 분위기로 진짜 딱 그렇게 일하고 있어요. 형님들이 제가 부족한 부분은 많이 채워주시고 있죠.
같은 건물에 고시텔이 있어요. 옛날에 고시텔 살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밖에서는 정말 밝고 활발한 사람인데, 안에만 들어가면 햇빛 한 줌 안 들어오고… 조그만 닭장 안처럼 누울 자리밖에 없었어요. 그때로 돌아가기는 진짜 싫어요. 어린 나이에 엄청 외로웠어요.
직원분들한테 맛있는 걸 많이 사줘요. 왜냐하면 요식업 하는 사람들은 손님 입장으로서 좋은 음식을 많이 경험해 보고, 좋은 기분을 느껴봐야 그만큼의 서비스와 음식을 낼 수 있거든요. 음식하는 사람들한테는 먹어보는 게 제일 큰 공부인데, 그걸 직원분들 돈으로 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제 돈으로 시켜드려야죠.
이전 직장에서도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때도 요식업 하는 사람은 많이 먹어봐야 하고, 좋은 술 마셔봐야 한다는 마인드여서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많이 쓰고 다녔어요.
저는 6,000원짜리 꼬치를 팔고 있지만, 손님한테는 1인당 25만 원짜리 오마카세로 접객했어요.
매출이 3,000만 원 정도 나오는데, 마진은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거의 안 가져갑니다. 이 가게 하나로만 부자 될 생각이라면 직원들 월급 아끼고, 식자재 아끼고, 어떻게든 아껴서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여기서 번 돈은 최대한 직원 복지랑 투자할 때 쓰고 그렇게 사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30살까지 이런 매장 4~5개 정도로 늘리는 게 목표예요. 그러면서 점장님은 자기가 사장처럼 수익도 가져갈 수 있게끔 맡겨드리고, 요식업 브랜딩 전문가들과 메뉴 개발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브랜드를 개발해 볼 생각입니다.
매출 3,000만 원 나오면 잘 나오는 편인데, 제 노하우라고 한다면 옛날에 제가 일을 배울 때 장사를 남들이랑 똑같이 하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어요. 그러면 어차피 월세 걱정하고, 직원 월급 걱정하면서 장사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많이 받았는데요.
디테일을 많이 잡으라고 배웠어요. 예를 들어서 일식집 가면 향신료가 많이들 놓여있는데, 설명이 적혀 있는 데는 없단 말이에요. 이게 무슨 향신료인지 모르는 분들이 되게 많은데, 이런 거 하나하나 고객들이 알 수 있게 하는 거죠.
메뉴판에도 우리가 파는 게 어떤 음식인지에 대한 설명, 또 우리 가게에 대한 설명을 적어 놓는 거죠. “음식이 친절하고 사장님이 맛있어요…” 이런 식으로 손님들이 재미있도록 영업하고 있어요.
지금 만드는 건 ‘츠쿠네’라고 하는데요. 닭다리살이랑 돼지고기 다진 걸 반죽해서 경단처럼 만드는 꼬치인데, 매장마다 제일 특색을 볼 수 있는 메뉴죠. 배합도 다르고, 레시피도 다르거든요.
저희 매장은 참숯 백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갈탄, 백탄, 야자탄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꼬치를 굽는 데는 완벌까지 하는 데는 백탄이 제일 좋아요.
숯을 어떤 걸 쓰느냐에 따라 되게 달라져요. 야키토리는 숯향이 생명입니다.
가게 차린 지 4개월 됐는데, 되게 많이 힘들더라고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되게 많아요. 직원으로 일할 때는 항상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 직접 제 가게를 해 보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맨날 출근하기 싫어요. 원래는 단 하루도 출근하기 싫었던 적이 없어서 이걸 내 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오픈한 건데, 막상 해 보니까 출근하기가 싫네요.
그 이유는 부담감 때문이겠죠. 이거 하나 믿고 바라고 있는 저희 어머니와 여동생도 부담되고, 믿고 따라와 주는 저희 직원들도 그렇고… 또 손님들한테 저 자체를 평가받는 자리니까 부담도 많이 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웃음으로 항상 이겨내려고 하고 있어요.
오마카세도 판매하고 있는데, 5종 육류 꼬치랑 오토시(기본 안주) 양배추랑 오뎅탕 한 접시까지 해서 16,000원에 퀄리티 좋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닭 안심인데요. 지방이 적은 부위라 잘못 구우면 퍽퍽할 수 있는 부위지만, 저는 잘 구워서 최대한 부드럽게 구워드렸어요.
방금 찍은 소스는 타래 소스인데요. 타래가 일본식 간장 베이스로 만든 소스인데, 야키토리에 쓰는 건 꼬치를 구우면서 계속 여기에 찍어서 굽죠. 그러면 이 안에 고기 육즙이랑 채소의 채즙, 숯불 향 같은 것들이 다 농축돼요.
이걸 끝까지 쓰는 게 아니라 2/3 정도 쓰면 다시 원액을 채워서 끓여서 계속 쓰기 때문에 실제로 일본 가면 그 작업을 몇십 년 동안 반복한 곳도 있어서 되게 깊은 타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야키토리가 일본 음식이잖아요. 옛날에 다니던 회사 대표님이 일본에 교육 목적으로 출장을 보내주셨는데, 그때 야키토리 매력에 빠져서 배워오고 연구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먹어봤고, 잘 되는 집 쓰레기통까지 뒤져봤어요. 어떤 제품 쓰는지, 어떤 식자재 쓰는지 보려고요.
직원분들은 아직 일본에 못 가봤어요. 그게 참 미안해요. 일본을 경험시켜 주지 못하고 일본처럼 하라고 하고 있으니까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목표는 내년에 일본 가는 거예요.
꼬치는 어떤 사람이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서 재주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굽기가 제일 중요해요. 닭고기라는 게 오버쿡이랑 덜 익은 거의 경계선이 좁아서 신경 써서 잘 익혀야지 최상의 굽기로 나옵니다. 그게 기술이고요.
맛있는 야끼토리를 만들기 위해선 타래 소스 끓이는 데 정성이 많이 들어가고, 닭고기를 매일 신선한 것만 사용하기 위해서 못 팔면 다 버려요. 닭의 향 같은 게 중요하거든요.
화덕도 직접 제작했어요. 숯 온도를 먼저 파악하고, 몇 cm 띄워야 알맞은 온도가 되는지, 적당히 빠르게 익힐 수 있게 직접 제작한 거예요.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는데, 가실 때 돈 아깝다는 기분이 안 들고, 또 한번 와 봐야겠다거나 친구한테 소개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성공한 거죠.
이렇게 인터뷰하면서 제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내면서 다시 한번 생각도 잡을 수 있었고요. 손님들도 반응 좋으니까 너무 기분 좋네요.
앞으로 목표는 일단 이 가게 먼저 잘 되게 해야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잘 돼도 되는 가게라고 생각해요. 저 따라와 주신 형님들 다 같이 성공하는 미래를 그리고 싶네요.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나 열심히 일하고 계신 자영업자분들에게 한 말씀드리자면, 옛날의 요식업은 손님만 만족시키면 됐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직원까지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맛있는 음식 파는 데는 대한민국에 너무 많잖아요. 맛있는 음식으로 경쟁하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요. 음식 맛은 기본 이상으로 뽑아주면서 그 외의 것을 팔려고 해야 해요.
저는 손님한테 시간을 판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끼리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 가족끼리 보낼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을 판다는 마인드로 항상 손님 입장에서 이 매장을 나갈 때 어떻게 기분 좋게 나가게 할지만 계속 연구하고 고민한다면 좋은 결과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좀 지치기도 했는데,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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