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가슴 아픈 사실이 아닌 사탕 발린 거짓말을 하세요. 감정을 식혀주세요. 슬프지도 화나게도 만들지 마세요. 소녀를 자멸하게 만드는 선택은 피해 달라는 말입니다.’ 첫날에도 대화가 잘 안됐는데 바로 왜 불안에 떠냐고 물어보니까 아이들은 특히 자기감정 표현을 못 하거든요. 바로 머리 아프다고 그러잖아요.
아이들은 신체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이제 다음날이 되었어요. 오늘은 꼭 진정시켜 볼게요. 선택지가 나왔는데 정원에서 식물 기르기를 권유할게요.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지금 나가서 뭘 하고 싶지 않아요. 식물을 기르는 것도 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권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요.’ 어제보다는 그래도 좀 나은 것 같아요. 또 이렇게 상담이 종료됐네요.
의사는 여전히 항체에만 관심이 있어요. 감정 반응은 좋았지만, 혈액 채취를 거부했기 때문에 의사는 짜증 나겠죠. 또다시 바로 다음 날이에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항체를 구했으니, 셀도 성공하면 좋겠다고 하네요. 다른 상담사들은 다 성공한 거죠. 오늘도 상담 시작하자마자 기분부터 물어볼게요.
갑자기 밧줄을 왜 달라고 할까요. 미니트리를 고정할 밧줄이 필요하대요. 싸한데요? 갑자기 막 여러 감사 인사를 하고는 상담이 종료됐어요.
다시 금요일이 왔어요. 복도에 의사도 없어요. 오늘은. 금요일 상담 바로 시작합니다. 셀이 있긴 한데 바로 그냥 나가래요. 전혀 깊은 대화가 나오지 않고 완전히 망한 것 같아요. 토요일이 되었는데 방에 셀이 보이지 않네요. 끔찍하게 끝이 났습니다. 이게 노말 엔딩이래요.
제가 다시 굿 엔딩을 한번 보여드릴게요. 일단 아이잖아요. 중요한 건 자기소개죠. 여기가 좀 안전하다고 느껴야 해요. 안전기지, 시큐어 베이스라는 걸 느껴야 해요. 부모님을 잃고 밖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들이 노출되어 있으니까 이 친구가 지금 안전하다고 알려줘야 해요. 이 친구가 우울하고 이런 거는 나중 문제고, 일단 안전하다고 느껴야죠.
그런데 나를 만났으니까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죠. 그다음에 여기서 불안에 대한 반응이 어떨지 몰라요. 되게 중립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이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중요한 건 이 방공호 시설을 소개한다는 건 사실 되게 중립적인 이야기죠.
불안에 떠는 이유는 어쨌든 트라우마에 직면하는 거고, 방공호 시설은 설명하면서 여기가 안전하고 식량도 많고 안전한 사람들과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함이죠. 그러면서 분위기가 확 좋아졌어요.
그다음에 여기서는 혈액 채취를 물어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사실 매일 피를 뽑고 있는데 이게 어떤 건지 설명해 줘야 아이가 안심할 수 있거든요. 내가 병에 걸려서 뽑는 건지 내가 죽을병에 걸린 건지 그런 걸 모르니까 이거에 관해 설명을 해주면 좀 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이제 설명하는 거죠. 최대한 중립적으로 걸 설명해 주면 좋아요.
정신과에서도 아이들을 볼 때 이런 얘기를 해줘요. 너와 나와 대화하는 게 다 보호가 되고 비밀 보장이 되고 아무리 부모님께도 전달이 안 된다는 걸 이미 뻔한 얘기인데 한 번 더 설명해 주는 건 이 아이가 의사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이렇게 진행되니까 좋은 얘기, 희망적인 친구 만나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얘기도 해요. 이제 제법 친해졌어요. 아까는 이때 밧줄을 달라고 했거든요. 상담이 진행되면서 아다모라는 친구도 나오고, 건강하다고 하고, 표정도 밝아져요. 얘기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아지고요.
오늘은 밖에서 놀고 싶다고 먼저 말해요. 아다모는 진짜 손가락을 잃은 친구죠. 결국 고마움도 표시하고 엄청난 신뢰를 보여줘요. 불과 3, 4일 만에요. 이렇게 굿 엔딩으로 끝이 나요. 의사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한번 선택을 잘못하니까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렀던 거죠. 위기 상황에서는 진짜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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