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운영은 일단 결론을 말씀드리면 완전히 합법입니다. 전당포라는 게 사실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는 않은데… 영화라든지 그런 데서 전당포가 자극적으로, 옛날에 좀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모습들로 비치기 때문에 그런 것만 있는 것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전당포도 분명히 우리 사회 하나의 대체 금융이고, 그런 부분에서 좀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38살입니다. 84년생, 6살 딸아이도 있고요. 요즘은 할아버지분들이 하는 전당포가 많이 망하고 있어요. 시대가 변해 가면서 담보물이 예전에는 금붙이 같은 거였다면 요즘은 고가 시계라든지 아니면 미술 수집품이라든지… 그런 식으로 많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젊은 사람 중에서도 그런 지식이 있어야 할 수 있어요.
전당포도 다 사장님들마다 스타일이 있거든요. 식당도 일식, 중식 같은 식으로 다 다르지 않습니까? 제가 운영하는 이 전당포는 시계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계가 주로 담보물로 들어오고요.
또 금붙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들어오는데, 한번 보여드릴게요. 담보물을 다 보여드릴 수는 없고, 주변에 지인들도 사실 저한테 이용하러 와요. 허락받은 물건들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계는 파텍필립이라는 브랜드의 시계인데, 거래되는 시세는 1억 초반, 1억 2,000만 원 정도 하고 있습니다. 이 시계를 맡기신 분은 9,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제가 대출해 줄 수 있는데, 원하시는 금액이 5,000만 원 정도라서 그 정도 빌려 가셨습니다.
담보율은 워낙 다양해서 물건마다 다 다른데요. 정말 인기 있는 시계는 90% 정도, 금이 한 85% 정도… 그러니까 인기 있는 시계를 금보다 더 많이 쳐 드리는 거죠.
금이 전당포에서 대출하시기에는 사실 제일 간편하거든요. 담보율도 한 85% 정도 나오고… 금이 사실은 거의 제일 많이 온다고 보면 됩니다.
금 같은 경우는 가짜도 많은데, 무게라든지, 각인이라든지… 그렇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어요. 뭔가 납을 채우거나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건 딱 무게가 달라서 저희가 잡아낼 수 있죠.
담보물 중에 금 거북이가 있는데, 오늘 금은방에 팔면 130만 원 정도 나와요. 대출은 한 100만 원 정도 잡혀 있습니다. 이 안이 텅 빈 5돈 정도 되는 거북이인데, 꽉 차 있으면 훨씬 비싸죠.
함께 보관 중인 황금열쇠는 520만 원 정도, 골드바는 시세가 한 260만 원 정도 됩니다.
제가 차고 있는 시계는 원래 매장에서 3,000만 원 정도 하는데, 이것도 P가 있는 시계예요. 작년만 해도 이게 6~7,000만 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단종 이슈 같은 것 때문에 1억 원이 넘어가서 제가 투자 목적으로 구매했습니다.
1억짜리 시계를 차고 있지만, 저한테는 다 똑같은 시계예요. 저는 부동산도 못 샀고, 주식도 안 하고, 비트코인도 안 합니다. 그거 잘 모르니까 하다 잃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시계는 업으로 하고 있으니까, 잘 아니까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거죠.
저한테 오는 시계들 시세가 주식처럼 변하기 때문에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변화가 있는지… 그런 걸 보고 있는 게 제 일과예요.
여기 창업 비용은 5억 원 정도로 시작했는데, 지금 그 돈 외에 빚만 10억 원이 넘어요. 친지, 친구들한테 계속 빌려서 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휴대폰 같은 IT 기기만 받고 한다면 1~2억 원으로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저는 이제 시계 쪽으로 잘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5억 원도 사실 부족한 금액이었죠.
제가 1년 9개월 정도 했는데, 1년 이후부터는 월 순수익이 1,000만 원 이상씩 계속 나고는 있고요. 매달 다른데, 1,500~2,000만 원까지 수익이 날 때도 있습니다.
전당포가 사실은 경쟁이 좀 치열해요. 지금 서현역에도 한 6개 정도가 있고, 분당에도 한 20개 이상 있고, 강남에는 100개가 넘어요. 보통 전당포들이 2층, 3층에 있어서 간판을 보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전당포를 필요로 하게 되시면 보통 간판 보고 찾는 게 아니고 인터넷으로, 대출 같은 거 검색하시고 물건 같은 거 맡길 수 있는지 알아보시다가 이제 쓰게 되는 거죠.
전당포 이자는 한 달에 1.66% 정도 돼요. 100만 원 대출하시면 16,600원 정도 이자가 발생하는데, 사실 싼 이자는 아니죠.
법정 최고 이자이기 때문에 높다면 높다고 말할 수 있는데, 저희도 똑같이 다른 자영업자분들처럼 월세 내야 하고, 광고비 써야 하고, 여러 가지 제반 비용 들어가고… 제가 또 아까 전에 차입을 많이 했다고 했잖아요. 그 차입에 대한 이자 비용도 들어가다 보니까 그 정도를 받아야 하는 거죠.
이렇게 높은 금리로도 빌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만 해도 손님이 몇백 명 되거든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요. 법정 최고금리가 30% 이하로 내려오게 되면서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같은 업체가 다 철수했어요. 그러니까 신용대출이 안 되는 분들은 굉장히 고금리의 불법 사채로 가는 거고, 금덩이라도 하나 있거나 시계 하나라도 있는 분들은 저한테 오셔서 월 1.66% 이자로 돈을 쓰시는 거죠.
여기는 시계 전문 전당포인데, 고급 시계를 가지고 오시는 손님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하십니다. 자기 시계를 뺏을 것 같고… 막 그런 분위기를 싫어하셔서 일부러 좀 밝은 분위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되어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죠.
여기엔 비싼 물건들도 많고 현금도 많이 있어요. 만약 위험한 손님들이 들어오는 등의 유사시에 대처 매뉴얼들이 있습니다. 경찰이랑 보안업체들이 동시에 올 수 있는 벨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일은 좀 궤도에 올라가고 자리를 잡으면 직원을 쓰고 자기 시간을 가질 수도 있잖아요. 근데 전당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직원 쓰고 하다가 망해요. 사고 나서… 그런 경우가 많아서 직원 쓰기가 힘들어서 거의 제 시간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의 가게에 묶여 있어요. 은행이니까요.
반대로 전당포의 가장 큰 장점은 궤도에 오르고 나면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물론 경쟁도 치열하고 쉬운 일은 아닌데, 그래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으면 안정적이죠. 예를 들어서 유행하는 식당,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식당에 비유하자면 그런 곳들은 2~3년 잘 되다가 유행 지나면 망하기도 하잖아요. 반면에 이거는 좀 쭉 가는 편입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고객 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 많지는 않은데, 제 노하우는 시계 시세 같은 걸 잘 파악하려고 하죠. 2,000만 원에 처분되는 시계인데, 1,000만 원밖에 융자를 안 해 주면 쓰는 입장에서는 별로잖아요. 그런데 2,000만 원에 처분되는 걸 제가 정확하게 잘 알면 1,700~1,800만 원까지 대출해 드린다든지… 그런 게 경쟁력이 될 수 있고요.
그리고 원래 이자를 못 내시면 물건 소유권이 저한테 넘어올 수 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이자를 못 내셨을 때 2주 정도 기다려 드리고, 계속 연락을 드리면서 물건을 제가 처분하지 않고 찾아가실 수 있게끔 기회를 드리는 것들이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공감이 안 될 수는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정도 이자율도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 지금 문 닫는 데도 많고, 다 힘들어하고 있는 이자율이기 때문에 특별히 경쟁을 위해 이자율을 낮추는 데가 있지는 않고, 거의 다 동일하게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금전을 대부해서 이자를 받는 일이다 보니까 손님분들 중에서 대부분은 상황이 안 좋은 분이 오세요. 그리고 그분들한테 이자 받아서 먹고살다 보니까 사회적 인식이 안 좋은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분들도 이게 없으면 더 비싼 불법 사채를 쓰러 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에게 이렇게 하나의 대체 금융으로써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있고요.
아까 막 10억, 15억 이런 얘기를 해서 좀 공감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저도 그런 거 힘들게 빌려서 이자 내고 6살 딸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살아가고 있고요.
이 일도 다른 자영업이랑 비슷해요. 경쟁에서 밀리면 문 닫아야 해요. 불안감도 느끼면서, 하루하루 어떻게 하면 저한테 손님이 더 올 수 있을까 연구하면서… 그렇게 다른 30대 자영업자분들처럼 저도 똑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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