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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아니면 장사 하는 게 낫죠” 운동선수 아들이 부모님 가게에서 일하는 이유

30대자영업자이야기 휴먼스토리 30대자영업자 장사의신

남사장님 _ 이하 남)

여사장님 _ 이하 여)

아들 _ 이하 아)

남) 저는 32살 때 IMF가 와서 직장을 잃었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장사에 뛰어들어서 맥주집을 운영하고 있는 55세 홍경입니다.

장사한 경력이 도합 20년은 되는 것 같습니다. IMF 때 직장을 잃고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시작한 장사인데, 그래도 이 장사로 아들, 딸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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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코로나로 직장을 잃고 제 밑에서 장사하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일한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원래 배드민턴 코치 생활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직장을 잃게 되고 아버지가 가게 같이 하자고 해서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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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배드민턴은 15살 때부터 해서 거의 10년 차 됐는데요. 제가 배드민턴을 많이 좋아하기도 하고 사람들 만나고 하는 게 좋았는데, 지금 코로나도 그렇고 나중에 미래를 생각하면 가게 일 배우는 게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서 하게 됐어요. 처음 해보는 일을 배우려다 보니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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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제가 메뉴를 아직 많이 못 만들어 봐서 안 해본 거 지금 밥 때울 겸 만들어 보려고 해요. 제가 처음 해 보는 건데 맛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밖에 손님도 있고 바빠서 보통 저녁 식사는 주방에서 대충 때우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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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모님이랑 일하면 좀 불편해요.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나은데, 아직 일이 익숙지 않아서… 아무래도 제가 아들이다 보니까 잔소리도 더 많이 하시고, 일 같은 것도 조금이라도 못하면 엄청 뭐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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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아들이니까 더 잘 가르쳐야죠. 얘가 나중에 들어오는 학생들이고 뭐고 다 교육시켜야 하는데… 뭐 하나를 얘기해도 세게 얘기하죠. 허투루 들까 봐요. 그리고 아들이라 더 못 미더워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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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그래도 아들이랑 일하면 든든하죠. 그리고 계속 자영업을 시키고 싶어요. 저는 직장 다니는 것보다는 자영업으로 먹고사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하여튼 남자 같은 경우는 보통 700~800만 원은 벌어야지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장사시키려고 회사는 처음부터 다니지 말라고 했어요.

만약 대기업 같은 데면 가라고 하겠지만, 저는 원래 체질적으로 장사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또 다른 장사를 하고 있고요. 낮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장사하고 도와주러 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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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아들이 전에 배드민턴 코치를 했어요. 집에서 라면도 안 끓여 본 애예요. 돈 쓰는 것만 알아요. 돈 씀씀이가 얼마나 큰지 웬만한 회사 다녀서는 감당 못 해요. 예전엔 300~400만 원 벌면 운동하러 다니니까 바깥에서 숙식을 해결하느라 다 써버리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씀씀이가 커지더라고요. 직장 다녀서 감당이 되겠어요?

그래도 아들 스케일이 크다는 거랑 긍정적이고 밝고 세상 걱정 하나도 없고… 이 세상에 걱정거리 하나도 없는 애라는 건 장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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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부터 엄마가 욕도 많이 하시고 많이 혼내는 편이에요. 그냥 정감 있는 욕을 많이 하시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좀 무서워 보일 수도 있어요. 저는 그래도 무섭지는 않아요.

옛날부터 돈 많이 벌려면 장사해야 한다고 엄마가 많이 말씀하셨어요. 배드민턴 레슨도 나이 들면 못 하는 직업이어서 나중에 나이 먹고 장사를 하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빨리할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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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남편이 IMF 때 직장을 잃고 가게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심정이 절망적이죠. 먹고사는 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우리 동네 치킨 가게가 엄청 잘 되는 데가 있었어요. 그런데 치킨 장사하면 돈 되게 잘 버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멋모르고 치킨 가게를 집 대출받고 해서 차렸어요.

그런데 멋모르고 차린 거지, 그렇게 힘든지 몰랐지… 엄청 고생했죠.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닭 뼈를 자르고, 울면서 치킨 튀겼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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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하루에 한 35마리 팔았으니까 이거 떼고, 저거 떼고… 그때 맨날 오토바이 사고 나고… 남는 게 뭐가 있겠어요. 고생만 엄청나게 했죠. 그러다가 한 2년 하다가 우리 신랑이 오토바이 사고 크게 나서 수술하는 바람에 가게를 한두 달 쉬었어요.

그다음에 같은 업종을 하던 사람이 다른 프랜차이즈로 바꿨어요. 버거 전문점으로요. 제가 지금 장사하고 있는 거요. 그런데 나한테 그걸로 바꿔보라고 권유해서 그걸로 바꿔 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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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버거는 지금 10년 넘었어요. 전 대학교 앞에서만 했어요. 그러니까 오픈만 하면 대박이었죠. 그러다가 코로나가 와서 고생 좀 했죠.

IMF 때는 직장 다니다가 장사를 해서 8평, 10평짜리 치킨 가게를 했어요. 그러니까 힘들었고… 코로나 때는 한번 제가 족발집을 멋모르고 했다가 3개월 만에 엎어 버렸어요. 족발집을 이 자리에서 3개월 해 보니까 힘만 죽어라고 들고, 인건비가 엄청 많이 나가서 남는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마이너스 1,000만 원씩 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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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더 이상 계속하면 계속 손해 보고 여기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고… 아들이 제대하고 나면 족발 가게를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어요. 저희 신랑도 힘들어서 지치는데, 이걸 아들한테 어떻게 물려주냐고, 절대 못 한다고 해서 맥주집으로 바꿔본 거예요.

지금 맥주집은 햄버거 장사보다 훨씬 힘도 덜 들고 가성비가 좋아요. 이건 따라만 주면 되잖아요. 햄버거는 몸으로 다 해야 하거든요. 맥주집은 적성에만 맞으면 최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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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맥주집 창업할 때 주방은 예전에 족발집 했을 때 집기가 대부분 있어서 그냥 그대로 나가고, 에어컨 같은 것도 그대로 다 있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기 간판하고 홀만 딱 밀었는데, 한 7,000만 원 정도 들었나 봐요.

매출은 3,700~3,800만 원 정도 나와요. 그 정도 팔면 한 1,300만 원 남더라고요. 아들은 지금 깍두기죠. 기존 알바 꽉 차 있었으니까… 일 가르치는 거죠. 오히려 돈을 받아야죠. 맥주 가게는 알바비가 많이 안 들어가요. 애들이 빨리만 움직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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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장사를 20년 넘게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돈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 거예요. 노하우는 그냥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그냥 막 드리는 거예요. 그럼 손님들이 좋아하고, 많이 친해져요.

저희는 여기가 먹자골목이라고 해도 뜨내기손님 없어요. 다 단골이고, 이 동네에 사시는 분들이고, 다 직장이 근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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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마지막으로 조금 있으면 백신도 다 맞아간다니까 희망을 갖고 자영업자분들이 힘냈으면 좋겠어요. 아들은 그냥 따라와 줬으면 좋겠어요. 아들은 열심히 일해서 엄마, 아빠 쉴 수 있게 하는 게 꿈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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