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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가 쏜 한국 미사일 한 방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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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국적 해상 훈련이 있습니다. 중남미 다국적 연합 해군훈련 UNITAS인데 1960년부터 시작해 벌써 64년의 세월이 흘렀죠. 올해는 콜롬비아해군 창설 200주년을 기념해 콜롬비아에서 개최됐는데 이번 훈련에는 전함 26척, 잠수함 3척, 항공기 25대를 포함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뿐 아니라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총 20개국에서 7,000여 명이 참가했죠.

그런데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군사 강국을 포함, 한국도 참가한 이 훈련에서 콜롬비아가 발사한 미사일 하나로 모든 참가자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세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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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해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함정에서 발사된 미사일 한 발이 날아가더니 상공에서 수직으로 고속 낙하해 표적함에 명중했습니다. 표적함은 흔적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 완전히 폭파됐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명중했고 표적함이 폭파 후 침몰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참가자들은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콜롬비아해군이 생각보다 꽤 괜찮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날, 그러니까 콜롬비아가 해군 창설 200주년을 기념하는 훈련에서 선보인 미사일은 한국에서 수입한 미사일입니다. 바로 한국이 개발한 함대함 미사일 ‘해성’으로 ‘불가사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어떻게 한국이 만든 미사일을 콜롬비아해군이 갖게 된 것일까요? 이 미사일도 ‘나리뇨 함’처럼 무상으로 공여해 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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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1월 30일 한국에는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보도됐다가 즉각 삭제됐습니다. 바로 콜롬비아해군이 한국에게 함대함 미사일을 발주했다는 기사였는데 즉각 기사가 내려갔던 이유는 아직 발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이를 보도했던 코리아헤럴드는 즉시 기사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그로부터 6년 뒤인 2018년 7월 TV조선은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해외에 수출한 한국 미사일에 보도였는데, 시험평가에서 명중률 0을 기록했다며 비판적인 내용이 쏟아졌죠. 당시 앵커는 우리 손으로 만든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최근 남미 국가에 수출됐는데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한 발도 목표에 맞추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며 국내에서는 명중률 100%의 명품 무기로 불렸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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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망신스러운 명품 무기가 바로 해성입니다. 2012년에는 발주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8년에는 벌써 남미국으로 수출되어 시험 평가까지 거친 겁니다. 당시 해성 제작업체는 해성 개량형 10여 발을 남미의 한 국가로 수출했는데 해성의 사거리를 좀 더 늘리고 주파수를 현지에 맞게 맞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 즉시 대통령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2발을 시험 발사했는데 모두 표적을 명중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명중률 0이었죠. 앵커는 국산 명품 무기들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는 말로 보도를 마쳤는데요. 그런데 이 보도가 사실일까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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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중률이 0인 것은 맞지만 이는 해성의 센서나 추진체 결함 등 자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운용 실수였습니다. 우리 기술진이 파견되어 해성을 들여다봤더니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결국 이는 콜롬비아해군이 주파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생긴 것으로 판명됐죠.

해성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운용 과실이었던 겁니다. 후에 주파수를 제대로 설정하고 진행한 훈련에서는 백발백중을 자랑했고, 올해 연합 해군훈련에서 1발당 20억짜리 해성을 대놓고 자랑했는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해성을 좀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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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아랍 간의 중동전쟁이 발발한 1967년, 전 세계는 짧은 기사 한 줄에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스라엘의 에일라트 구축함이 이집트의 어뢰정이 발사한 스틱스 유도탄에 맞아 폭파 후 침몰했다’라는 기사였죠. 덩치로 보자면 소파리 한 마리가 황소 한 마리를 쓰러뜨린 격입니다.

미사일로 함정을 격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함대함 미사일의 위력을 크게 일깨우는 계기가 됐죠. 이에 자극받은 미국은 즉각 함대함 유도무기 개발에 착수해 하푼을 선보였고, 1972년 12월 최초 발사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대표적인 함대함 미사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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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미국산 하푼과 프랑스의 엑조세 등을 도입해 사용했었는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비쌌죠. 이에 함대함 유도무기의 국산화 꿈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운의 무기 ‘해룡’이 개발됐습니다. 개발에 성공하고 시제품까지 만들었으나 전력화에 이르지는 못했죠.

사거리가 7km에 불과했고 레이저 유도방식을 채택해 변화무쌍한 바다의 날씨를 견뎌내지 못해 바다에 해무라도 끼는 날이면 아예 먹통이 됐죠.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개발만 해놓고 전력화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초 해군에서는 다시금 국내산 함대함 미사일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다만 해룡처럼 저가의 소형 미사일이 아닌 사거리 130km 이상인 최소 하푼급 이상 순항유도탄을 원했죠. 그래서 개발하게 된 것이 해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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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은 국방과학연구소가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의 참여 속에 199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3년 8월 21일 70km 떨어진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하면서 개발 성공을 알렸습니다. 무려 8년의 세월이 필요했죠. 최대 사거리 150km에 이르는 해성은 소형 고속함부터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에까지 장착 운용되고 있고, 가까운 거리는 물론 최대 150km 떨어진 적함까지 공격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유도탄 고속정에 탑재한 스틱스 대함미사일보다 4배 이상 긴 사거리를 자랑하죠. 가장 큰 특징은 발사 후 망각 방식의 유도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해성을 발사하고 나면 미사일은 타깃을 향해 알아서 날아가기 때문에 잊고 있어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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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알아서 표적을 향해 날아가 명중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재공격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목표에 명중하지 못했을 경우 다시 명중할 때까지 재공격을 시도합니다. 즉, 한 놈만 패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면에 바짝 붙어서 날아가는 해면 밀착 비행, 즉 Sea Skimming 기능을 갖추고 있기도 한데요.

해수면을 스치듯 비행하게 되면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아지기 때문에 적 함정의 함대공 미사일이나 근접 방어무기에 요격될 확률이 낮아지죠. 여기에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 덕분에 마하 0.95의 속도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고, 적 함정에 접근해 다이빙하듯 내려찍는 팝업 기동 기능까지 더해져 전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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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NITAS 2023에서 콜롬비아가 해성을 선보인 덕분에 수출 문의가 꽤 들어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주지하다시피 해성은 함대함 미사일인데 이를 함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녀석이 있습니다. 과거에 비운의 무기로 시제품에서 끝냈던 해룡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해룡 함대지 미사일입니다.

해성을 개량한 해룡은 GPS와 관성항법 유도장치를 장착해 적국의 연안으로 다가가 연안에 근접한 표적 및 지상의 주요 전술 표적을 타격하는 공격형 무기죠. 해룡은 폭발 즉시 장갑차를 관통할 수 있는 자탄 수백 개가 분산되어 폭발하기 때문에 축구장 2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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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룡은 경사형과 수직형으로 발사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 함정 종류에 따른 탑재 제한을 극복한 국내 최초의 미사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아마 콜롬비아해군은 UNITAS 2023을 통해 해군의 방어 능력과 해군력을 과시하려던 목적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단 한 발로 표적함을 침몰시킨 해성에 관심이 더 쏠리면서 오히려 한국 무기 홍보 현장이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해룡도 예상치 못한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 무기의 위상을 높여주는 날이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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