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8,000억, 2021년에 9,000억, 2022년에 1조 1000억 만큼의 커피를 마셨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마신 커피랑만을 보았을 때 말이죠.
한국 사람들은 1년 평균 377잔을 마신다고 하는데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면 하루에 한 잔 이상 씩 마시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먹다가 보며 커피를 한 번 쯤 쏟아 본 적도 있을 거예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들만 봐도 ‘오늘 커피 쏟아서 기분 안 좋아’, ‘지하철에서 쏟아진 커피 봤다’ 등 커피를 쏟았다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한 고등학생은 이렇게 사람들이 커피 쏟는 모습들을 보게 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은 왜 커피를 쏟는 거지? 걸어다니면서 커피 안 쏟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말이죠. 그래서 ‘걸어다니면서 커피를 쏟지 않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연구 논문을 쓰기 시작합니다.
더 신기한 것, 이 논문으로 ‘괴짜노벨상’이라고 부르는 ‘이그노벨상’까지 받았다는 거죠. 거기다 이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 사람이 주장한 ‘커피 안 쏟는 방법’은 대체 뭘까요?
포하! 안녕하세요, 포비예요!
오늘은 ‘커피 안 쏟는 법’에 대해서 알아볼 건데요. ‘커피를 들고 뒷걸음질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논문에 커피 안 쏟는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말하는 커피 안 쏟는 방법은 커피잔 모양 바꾸기, 커피잔 다르게 잡기, 커피잔 잡고 뒤로 걷기 이렇게 총 세 가지인데요.
논문에서 나온 이 3가지 방법이 ‘커피를 안 쏟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우리가 왜 커피를 쏟는지에 대한 이유부터 알아야겠죠?
사람들이 커피를 쏟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디 부딪히거나 또는 커피잔이 어디 부딪히면 당연히 커피가 쏟아지겠죠.
그런데 이것 뿐만 아니라 그냥 걸어가다가 커피를 쏟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어디 부딪혀서 커피를 쏟아지는 경우를 계산하는 건 너무 쉽죠. 커피가 커피잔에 얼마나 있는지랑 사람이나 커피잔이 얼마나 세게 부딪히는지만 계산하면 ‘어떤 강도 이하로만 부딪히면 커피를 안 쏟을 수 있다’라는 결과가 바로 나오니까 말이죠.
그런데 이 논문을 쓴 고등학생은 부딪혀서 커피를 쏟는 경우도 아닌 ‘걸을 때 커피를 흘리는 현상’에 대해서 연구를 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쉽게 개선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내용보다 쉽게 개선하기 힘들 것 같은 ‘왜 걸어갈 때 커피를 쏟을까’에 대한 주제를 선택한 거죠.
또한 이러한 특이하고 새로운 시각에서의 논문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쉽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어려운 주제만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는 것 만은 아닌데요.
이 학생은 이 주제를 연구하다 보면, ‘액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 해결까지도 1+1로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죠.
일단 이 연구를 위해서 사람의 몸과 손 그리고 커피잔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계산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세 가지를 다 계산하는 건 엄청 힘들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건, 커피잔 때문에 손이 흔들리는 경우는 없으니까 ‘손이랑 몸이 흔들리면서 커피가 쏟아지는 것만 계산’하면 되겠다는 결론이 나왔죠.
물론 이것만 계산하는 것도 엄청 힘들어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원기둥 통, 진동 장치, 연구실 장비 등 여러 물건이 필요하게 됩니다. 손이랑 몸이 만드는 진동에 대해 연구하다가 알아낸 점은 사람이 걸으면서 만드는 진동이 패턴이 있다는 건데요.
사람은 걸을 때마다 손에서 1초마다 2번의 진동을 만들어내죠. 쉽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걸어가면서 팔을 흔들죠?
그럴 때 팔이 흔들리면서 1초마다 2번 진동을 해요. 그런데 진동이랑 커피 쏟는 거랑 어떤 상관이 있냐면, 이 진동이 생기면서 커피잔이 흔들리고, 결국 안에 있던 커피도 흔들리면서 커피를 쏟게 됩니다.
그래서 커피잔을 잡는 방법을 바꾸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거죠. 혹시 다들 커피잔 어떻게 잡나요? 손잡이가 없는 커피잔을 잡을 때는 컵 옆을 잡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런데 커피잔 옆이 아니라 위에서 잡으면 커피를 쏟지 않고 들고 다닐 수 있어요.
커피잔을 옆에서 잡을 때는 팔이 흔들리면서 커피를 쏟을 확률이 높지만, 커피잔을 위에서 잡으면 흔들리는 축이 바뀌어서 팔이 흔들려도 커피를 안 쏟게 된다는 겁니다.
다른 방법은 ‘커피잔을 잡고 뒤로 걷는 방법’이에요.
그냥 말로 들어서는 ‘뭔 소리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한번 일어나서 걸어 보시겠어요? 앞으로 걸을 때는 팔이 앞뒤로 크게 크게 움직이고, 속도에 따라 더 팔이 흔들림은 커질 거예요. 당연히 빨리 걸을 수도 있고요.
뒤로 걷게 되면, 팔이 움직이는 게 큰 차이가 없어요. 사람의 팔은 뒤로 걸을 때가 앞으로 걸을 때보다 덜 흔들려요.
거기다 앞으로 걸을 때보다 진동도 덜 생기죠. 한마디로 앞으로 걸을 때보다 뒤로 걸을 때 흔들림과 진동이 적다는 겁니다. 그 덕분에 ‘뒤로 걸으면 커피가 덜 쏟아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마지막 해결 방법은 커피잔을 바꾸는 건데, 이 방법을 쓰기는 힘들더라고요.
‘왜 힘들어? 그냥 커피잔 바꾸면 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건 현실적으로 진짜 거의 불가능해요. 왜 이런 커피잔 형태를 쓰기 힘드냐면 이 논문에서 말하는 커피를 쏟지 않은 커피의 모양이 사진에서 보이는 형태의 모양이기 때문이에요.
보시니까 제가 어떤 말씀 드리고 싶은지 안 들어도 딱 와닿죠?
봤을 때, 만들기도 힘들고 재활용하기에도 복잡해 보입니다. 거기다 저 모양으로 유리컵을 만들면, 설거지를 하기도 진짜 힘들 거예요. 이 논문을 쓴 주인공도 ‘컵을 바꾸는 방법이 커피를 쏟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저 형태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라고 하면서 사실상 마지막 방법은 쓰기 힘들다고 본인 또한 인정했어요.
또한 ‘와인잔을 쓰면 커피를 잘 쏟지 않을 수 있습니다’ 라는 말도 있는데요. 이 논문을 쓴 사람이 연구를 하다 ‘왜 와인잔은 커피잔에 비해서 내용물이 잘 안 쏟아질까?’에 대해서 궁금하게 되고 그 이유에 대해서 찾아보니 그냥 ‘잔 크기’ 때문이었어요.
컵 반지름이 작을수록 진동이 많이 일어나게 되고, 그래서 커피잔보다 반지름이 큰 와인잔은 커피잔이랑 비교하면 내용물이 쏟아지는 일이 훨씬 적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논문을 쓴 사람이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거든요? 그 이유는 ‘커피를 들고 뒷걸음질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논문으로 이그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바로 한지원이라는 한국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때 이 논문을 쓰고, 버지니아 대학을 다니다가 궁금증에 의해서 시작한 이 연구가 이렇게까지 상을 받게 될 거라고는 한지원도, 누구도 몰랐던 거죠.
사람들은 논문 주제가 워낙 신기하고 논문 안에 들어가는 내용도 신박하다 보니 수많은 주제 중에 ‘왜 굳이 커피를 사용해서 논문을 썼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요.
한지원은 ‘왜 이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썼나요?’라는 질문에 “민사 고등학교에 다닐 때 나갔던 물리 토너먼트에 나왔던 주제 중의 하나였는데 그냥 재미있어서 1년 동안 이 연구를 했다.” 라고 하면서 고등학교 물리대회가 이 논문을 쓰게 한 시작점이라고 했죠.
아무리 명문고등학교인 민족사관학교를 다녔을 때여도 고등학생이 논문을 썼다는 것도 신기한데, 한 대회에서 나온 주제로 이그노벨상까지 받았다니 진짜 대단하죠?
하지만 이 연구를 할 때, 굉장히 많은 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입시에 집중하는 한국 고등학교 특성상, 주변 사람들은 1년 동안 공부 대신 연구만 하는 걸 별로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았거든요.
논문을 완성해서 물리 선생님한테 검토를 부탁했는데 거절 당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이 논문에 대해서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그러나 다행히도 논문 검토를 영어 선생님이 도와주고, 거기다 이 연구에 필요한 물건이 생길 때마다 민사고가 있는 횡성에서 서울까지 계속 왕복해 준 아버지 덕분에 연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너무 어이없는 주제라면서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지원을 믿어준 주변 사람들과 한지원의 노력 덕분에 상도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지금은 버지니아 대학교를 다니면서 계속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다는데 언젠가는 또 우리한테 재미있는 주제로 진행한 연구 결과랑 논문을 들고 오지 않을까 하네요.
오늘 콘텐츠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포린이들 모두 사랑합니다, 그럼 모두 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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