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화석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을 한번 알아볼까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이들은 모두 수백만 년 전에 아프리카 땅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입니다. 이 화석들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파악하려면 비교해부학과 더불어 살았던 연대가 필요하겠죠. 화석의 연대측정에 주로 사용되는 원소는 하늘에서 생성된 탄소가 아니라 땅속 깊은 곳에서 추출한 칼륨과 아르곤입니다.
칼륨은 양성자 19개를 가진 원소입니다. 대부분의 칼륨은 양성자 19개에 중성자 20개로 된 칼륨-39입니다. 그러나 칼륨의 0.01%는 중성자가 1개 더 많은 칼륨-40입니다. 칼륨-40은 불안정한 방사성 동위원소입니다. 칼륨-40의 약 90%는 중성자 하나가 양성자로 붕괴해서 칼슘-40이 되고, 나머지는 반대로 양성자 하나가 중성자로 붕괴해서 아르곤-40이 됩니다. 칼륨-40의 반감기는 약 12억 5천만 년입니다. 그래서 칼륨-아르곤 연대측정법은 아주 오래된 암석을 측정하는 데 유리합니다. 그리고 탄소가 한때 살아 있었던 생명체의 연대측정에 적절하다면 칼륨-아르곤은 화산암의 연대 측정에 적절합니다.
화산암이란 화성암의 한 종류로서 용암이 굳어져 생성된 암석을 말합니다. 칼륨-아르곤이 화산암 연대측정에 유리한 이유는 모든 용암에는 처음부터 아르곤-40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초기값을 추정하기 수월합니다. 아르곤은 헬륨, 네온과 함께 비활성 기체에 속합니다. 비활성 기체는 다른 원소들과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그저 서로 부딪히면서 튀기만 합니다. 용암은 온도가 매우 높고 반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그 속에 있는 모든 아르곤 원자들은 이리저리 튀다가 표면에 도달하면 곧바로 대기 속으로 탈출해버립니다. 그래서 갓 형성된 화산암에는 아르곤이 없습니다. 만약 오래된 화산암에서 아르곤-40이 발견된다면 그것은 칼륨-40의 붕괴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산암에 포함된 아르곤-40과 칼륨-40의 함유량을 알고 반감기만 적용하면 연대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실제 칼륨-아르곤 연대측정법은 이보다 더 복합적인 변수들을 고려합니다. 아르곤의 오염이나 유실 가능성도 계산해서 정밀한 보정값을 적용합니다. 그런데 정작 화석은 화산암에서 발견되지 않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뼈가 용암의 열기를 버티면서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화석들은 대부분 진흙과 모래가 번갈아 쌓인 퇴적층에서 발견됩니다. 퇴적층은 출생 신분이 매우 복잡한 원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대를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퇴적층의 연대는 어떻게 측정할까요?
첫째와 셋째의 나이를 알면 둘째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퇴적층의 위아래층 연대를 알면 가운데 층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퇴적층 아래 화산암이 700만 년 전이고, 퇴적층 위의 화산암이 600만 년 전이라면 가운데 낀 퇴적층은 700만 년 전에서 600만 년 전 사이로 추정하는 식입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측정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해서 화석의 연대를 직접적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1997년에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헤르토 인의 경우에는 도구와 화석에 미세하게 화산암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 화산암 성분에 아르곤-아르곤 연대측정법을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화석에 대한 직접적인 연대측정과 주변 지층의 간접적인 연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헤르토 인의 나이를 16만 년 전에서 15만 4천 년 전 사이라는 매우 세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우라늄-납 측정법이나 루비듐-스트론튬 측정법 등 다양한 방사성 연대측정법이 있습니다. 해당 암석의 특징을 고려해 처음부터 초기값을 추정하기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거나, 서로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결과값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방사성 연대측정법으로 지구상의 많은 지층 연대가 분석되어 지하자원 추출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성 연대측정법은 인류의 오랜 궁금증이던 지구의 나이도 알아냈습니다. 지구에서 오래된 암석,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 그리고 달의 월석을 교차 검증한 결과는 지구의 나이가 45.6억 년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자연의 모든 것들은 자신의 나이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간직하고 있는 셈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온라인상에서 연대측정법을 검색하면 가짜 뉴스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가짜 뉴스 대부분이 연대측정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내용인데 출처를 보면 거의 기독교 관련 쪽입니다. 지구의 나이가 구약성경에 암시된 대로 6000년이라고 믿는 창조과학 단체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젊은지구설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은 젊은지구설을 증명하기보다 주류 과학을 공격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대부분의 가짜 뉴스가 그러하듯 진실 규명보다 상대방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기만 하면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죠.
창조과학 쪽의 주장은 거짓 증거에 근거하고, 부분적인 오류를 전체적인 문제로 일반화하는 방식에 집착하거나, 심지어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21세기에 분명 퇴출되어야 할 가짜 뉴스들입니다. 방사성 연대측정법이 정말로 신뢰하기 어려운 방법이라면 지질학자들 스스로 그 방법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과학은 늘 과거의 방법에 비판적 분석을 가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루비듐-스트론튬 연대측정법은 현재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칼륨-아르곤보다 아르곤-아르곤 측정법을 더 선호합니다. 이는 과거의 측정법들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고 신뢰도가 높은 방법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부분적인 오류가 있다 해도 방사성 연대측정법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방사성 연대측정법은 인류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도구이며, 현대 물리학을 이용해 사물의 나이를 밝히는 놀라운 과학적 성취입니다. 사해문서가 진품임을 보여주는 증거는 사해문서 속 글에 적혀 있는 게 아니라 사해문서 속 방사성 동위원소에 들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툰이었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상이 좋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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