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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삼형제, 카이런 이야기 (2부)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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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프리미엄 미니밴 로디우스와 컴팩트 SUV 액티언까지 난해한 디자인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은 상황에서 주력 제품인 카이런까지 도매급으로 묶이자 쌍용 경영진은 ‘출시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라는 초강수를 선택했습니다.

투구를 벗고 두꺼운 방패를 내려놓은 ‘뉴 카이런’은 전작의 날카로움과 견고한 인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과한 디자인 요소를 깔끔하게 정리해 좀 더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인상으로 거듭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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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는 S클래스와 호환이 되지 않을까 의심될 정도로 날카로운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의 키우면서 보다 벤츠 스러워졌죠. 페이스리프트 모델답게 측면의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휠로 신차 느낌을 더했죠.

가장 문제였던 뒷모습은 단지 오각형 리어램프를 가로로 길게 늘리고 일자 눈썹을 정리했을 뿐이었는데, 세련미 넘치는 도심형 SUV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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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가 길게 뻗으니 전적인 무쏘와도 더 닮아졌어요. 이 달라진 디자인은 대부분의 소비자와 자동차 전문매체들이 호평했고,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었음에도 체감되는 변화의 수준은 거의 풀 체인지에 가까웠죠.

실내에서의 변화 역시 크지 않았습니다. 렉스턴2와 공유하는 스티어링 휠을 사용한 것, 녹색 조명을 오렌지 빛으로 변경한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고요. 위아래로 분리된 디지털 시계도 그대로였죠. 개인적으로 이게 왜 불만이냐면 마치 워드표에 글씨를 쓸 때 칸이 모자라서 강제로 단이 나뉘어진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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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4.3인치 멀티 AV 시스템’이라는 옵션을 선보였는데요.

작은 LCD 터치스크린에 후방 카메라, 지상파DMB 나중에는 내비게이션까지 넣은 독특한 물건이었습니다. 기존 DVD 내비게이션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택할 수 있었고 없는 것보다야 낫기는 했지만 그때도 액정이 너무 코딱지만해서 이게 뭔가 싶었죠. 2009년부터는 고급 트림에 아예 기본 장착해주면서 좀 나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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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직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출력을 개선한 2.0L 디젤 엔진에 5단 수동 및 5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고요. 최상위 모델 하이퍼 역시 2.7L 디젤 엔진과 AWD 벤츠 5단 자동변속기가 그대로 매칭됐습니다.

여전히 2.0L보다는 2.7L 모델에 대한 평가가 좋았고, 주행질감과 승차감 역시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렉스턴의 스티어링휠을 그대로 쓰면서 수동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조작할 수 있는 시프트 버튼까지 그대로 내려왔는데요. 특유의 구린 조작감과 반응 속도 역시 동일했기 때문에 사용 빈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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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형 모델부터는 강화된 ‘유로4’ 배출가스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DPF’를 장착했고 출력이 소폭 감소했습니다. 대신 2.0L 모델은 기존의 벤츠 5단 변속기를 새로운 6단 자동변속기로 대체해 효율을 높이기는 했는데요. 이 물건 악명 높은 ‘비트라 6단 변속기’였죠.

높은 토크의 디젤 엔진, 무거운 차체와 궁합이 맞지 않아 저속에서 상당한 변속 충격과 여러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끝물인 2010년형 모델에서는 소소한 부분변경을 통해 내·외관 디자인을 일부 개선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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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실버 알루미늄 휠로 세련미를 더했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면도날을 연상케 하는 디테일을 추가해 마치 ‘벤츠 M클래스’를 떠올리게 했어요.

또 이 모델부터 가격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후륜 에어서스펜션이 삭제됐습니다. 그 사이 강력한 경쟁차였던 기아의 뉴 쏘렌토가 2세대부터 전륜구동 모노코크 도심형 SUV로 성격을 바꾸면서 동급에서 유일하게 남은 후륜구동 기반의 바디 온 프레임 SUV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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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강철 프레임은 모노코크에서 기대하기 힘든 든든함을 줬지만 동시에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한 ‘롤링’, 경쟁차 대비 투박한 승차감 등 태생적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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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카이런’은 소비자들의 지적을 수용해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Power in Style’이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말끔한 도심형 SUV스러운 외관에 든든한 오프로드 성능을 품은 이 차와 잘 어울렸는데요. 이에 발맞춰 2009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다카르 델리’에 참가해 완주를 이뤄내면서 내구성을 입증하기도 했어요. 다행히도 달라진 인상의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으면서 출시 이듬해 1만 대를 채 넘기지 못했던 국내 판매량을 회복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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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차 효과도 잠시 운행 목적 상 바디 온 프레임 SUV가 필요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꾸준했지만요. 온로드 주행이 대부분인 보편적인 소비자들에게는 모노코크 바디를 쓴 경쟁차들에 비해 나은 부분이 딱히 없었고 판매량은 가파르게 떨어져 갔습니다. 설상가상 디젤 엔진이 주력인 쌍용차에게는 가혹하기만 했던 배출가스 규제까지 부담이 됐죠.

결국 예전 무쏘와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잃고 체급을 낮춘 렉스턴의 2.0L 모델이 카이런의 빈자리까지 채우게 되면서 후속 없이 단종됐고, 쌍용 중형 SUV의 계보는 안타깝게도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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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경영 악화로 대부분의 신차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함께 폐기됐어요. 그나마 최근 출시된 토레스가 중형 SUV를 표방하기는 했는데 누구도 싼타페, 쏘렌트와 이 차를 동급으로 생각하지 않았죠.

한편 연식이 쌓인 만큼 여러 고질병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차체 곳곳 일어나는 부식은 애교였고요. 액티언, 로디우스 등 같은 세대 쌍용차가 공유하는 ‘볼 조인트 결함’으로 운행 중 차가 주저앉는 만만치 않은 문제가 가끔 발생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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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5단 변속기를 제어하는 전자 기판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어가 특정 단수에 고정되거나 변속 충격을 유발하는 ‘일렉트로닉킷 고장’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또 앞서 다룬 ‘비트라 단속기’ 관련 문제로 일부 차주들이 이걸 아예 벤츠 5단 변속기로 바꾸는 등 변속기 관련해서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와 잦으니 중고차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강화된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조치’로 인해 안타깝게도 운행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구매 전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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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쌍용의 중형 SUV 카이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못난이 삼형제’라는 호평 속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멀쑥해진 ‘뉴 카이런’으로 약간이나마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요. 캠핑, 차박 등 레저열풍에 힘입어 잠깐이나마 가성비 좋은 중고차로 재조명받기도 했죠.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았지만 회사의 주인이 숱하게 바뀌는 어수선한 분위기, 만성적인 자금난으로 개발비 조차 제대로 조달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던 쌍용차 실무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모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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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정이야 지금도 비슷하지만 야심작 토레스가 ‘칼을 갈고 나왔다’는 평가와 함께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제는 신차보다 회사의 미래가 더 궁금한데 모쪼록 쌍용차가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를 바라봅니다.

다음에도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소하지만 궁금한 자동차 이야기, 멜론머스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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