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툴리바딘 15년을 왜 가져 왔냐면 저번에 소개한 툴리바딘 3종은 이 3종은 캐스크 피니쉬에 NAS 제품들이고, 솔직히 캐스크빨이 좀 있는 라인업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캐스크 피니쉬 3종을 마셔 보니까 약간 자몽 계열의 트라이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약간 경상도 사투리로 ‘쌔그럽다’라고 해요. 쌔그럽고 약간 드라이해요.
툴리바딘 15년 궁금한 사람이 많을 거예요. 이건 데일리샷에 판매하는데 15만 원도 안 해요. 14만 원대로 기억하고 있어요. 이 바틀이 제가 봤을 땐 툴리바딘의 기본적인 맛 아닐까 해서 샀어요. 그리고 제가 웬만하면 패키지 케이스는 다 버리는데, 이건 놔둘 만해요. 15만 원에 이 정도 패키지면 인테리어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캐스크 피니쉬랑은 다르게 툴리바딘의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블렌딩으로 맛을 냈을 거예요. 블렌딩에 들어가는 캐스크들이 있을 거고요. 한 잔 마셔보겠습니다.
툴리바딘 15년 시음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툴리바딘 캐스크 피니쉬 제품을 시음한 곳은 있어도 오피셜 15년을 제대로 시음한 곳은 없더라고요. 캐스크 피니쉬 NAS 제품들이 아마 8만 원 후반대일 거거든요. 이 캐스크 피니쉬 3종 가격이 8만 원 후반대에서 9만 원 초반대로 기억하고 있어요. 3종에 27만 원 정도고, 30만 원도 안 해요. 근데 캐스크의 특징들을 그대로 다 느낄 수 있거든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툴리바딘 증류소 제품을 충분히 다양하게 마셔 보지는 않았거든요. 오히려 증류소 독병으로 많이 마셔 봤어요. 툴리바딘의 독병 같은 경우는 증류소의 개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제품들의 정체성은 어떨까 궁금했던 거죠.
그런데 3종을 먹고 나서 궁금하던 찰나에 15년이 눈에 들어온 거예요. 아쉬운 점은 15년은 다 캐스크빨이고, 캐스크 피니쉬를 입힌 거였어요. 그럼 캐스크 피니쉬를 안 입히고 블렌딩으로 만든 툴리바딘의 정석적인 맛은 어떨지가 고민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15년을 마시고 난 뒤에 다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게 뭐냐면 아까 얘기한 대로 드라이하고 자몽스러운 느낌인데, 쌔그러운 맛이 공통점이더라고요. 이렇게 설명 듣고 마시면 또 다를 거예요.
이 술들은 뽕따 하면 다 별로예요. 에어링을 좀 해야 해요. 쉐리인데 드라이해요. 마셔보면 썌그럽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거예요. 이게 약간 자몽 같은 과일들 덜 익은 걸 먹었을 때 느껴지는 게 쌔그러움인데, 여기서는 알콜 냄새도 튀지 않고 맛없는 쌔그러움은 아니에요. 부즈도 없고 괜찮은 느낌의 쌔그러움이에요. 툴리바딘 15년 맛있습니다.
이걸 리뷰하다 보니 든 생각인데, 글랜모렌지 캐스크 피니쉬 3종이 있거든요. 그런데 글랜모렌지는 1병당 13~14만 원이에요. 툴리바딘의 2배까지는 아니고 1.5배 가격 정도 되는데, 글랜모렌지는 마시다 보면 가격이 좀 있어도 입문하기 좋은 술이에요. 캐스크의 특성도 느껴볼 수 있고요.
툴리바딘은 버건디스러우면서 드라이해요. 이게 진짜 각자 개성이 느껴져요. 지난번에도 말했듯 캐스크들은 특징이 다 있어요. 캐스크 피니쉬라고 해놓고 무작정 달기만 하고 비슷한 제품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툴리바딘은 확실히 각자 개성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물론, 뭐가 더 맛있냐고 물어본다면 글랜모렌지가 더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글랜모렌지는 딱 위스키만 마시기 좋고, 툴리바딘은 뭔가 곁들여 먹기도 좋을 것 같아요.
위스키는 한번 마셔봐서는 몰라요. 시간 지나면 또 마셔보고 해야 알 수 있죠. 위스키를 마실 때 때리는 맛, 알콜감이 느껴지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야 술 먹는 느낌이 나니까요. 근데 저는 절대로 그것 때문에 먹지는 않거든요.
툴리바딘 15년산은 어제 따자마자 마셨을 때보다 더 맛있어요. 이건 캐스크빨이 아니에요. 15년이 어떻게 보면 가장 증류소의 근본이 되는 맛이라고 봐야겠어요. 캐스크 피니쉬 3종은 사실상 통빨이에요. 14만 원인데 이 정도면 아주 괜찮아요.
클랜로시스라는 증류소가 있는데, 거기 술들도 마셔보면 쉐리치고 드라이한 느낌이 있거든요. 툴리바딘 15년도 딱 그런 느낌이에요. 툴리바딘은 캐스크 피니쉬가 아니라 완전 숙성을 하면 얼마나 더 맛있을지 기대돼요. 그래서 제가 툴리바딘 싱캐나 재밌는 제품 나오면 연락 좀 달라고 했거든요. 툴리바딘이 통을 제대로 활용한 맛이 궁금하잖아요.
그리고 커티삭 프로히비션을 제가 다시 마셔봤거든요. 그리고 생각해 봤어요. ‘블렌디드인데 왜 싱글몰트 같은 느낌일까?’
블렌디드 위스키는 전부 다 40~43도예요. 그런데 커티삭은 50도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못하면 이 도수빨을 맛이라고 착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다시 한번 맛을 벗겨 보니까 이게 도수빨만 조금 낮췄으면 크게 맛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봤을 땐 도수빨이 페이크인 것 같아요.
툴리바딘 15년이 엄청나게 맛있고 대박이라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말아 주세요. 다만, 위스키에서 자몽 쪽 드라이함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추천해 드립니다. 그런데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한텐 그렇게 추천해 드리지는 않아요.
저는 캐스크 피니쉬보다 15년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이번에 마셔본 툴리바딘 제품들은 전부 드라이하고 자몽 계열의 쌔그러운 맛이 잡혀요. 근데 신기한 점은 이게 단맛은 없고 드라이해요.
그리고 뇨끼와 햄을 함께 먹고 있는데, 툴리바딘은 안주와 페어링해서 마셔도 잘 어울려요.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위스키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 가격대에 음식이랑 고기랑 잘 어울리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제가 위스키를 요즘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요즘 쉐리 때려 붓고, 통빨만 강조하는 위스키들이 있어요. 그런 직관적인 위스키들이 좀 물리더라고요. 뭔가 은은하게 오래 마실 수 있는 위스키가 좋은데, 툴리바딘 15년이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안주랑 먹으니까 정말 좋네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툴리바딘 15년이 엄청 맛있는 술은 아니에요. 이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영화나 핸드폰 보면서 마실 수 있는 위스키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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