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건네받아서 학생들이 그걸 마셨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시음 행사를 가장하면서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를 마셔보라며 나눠준 거죠. 학생들이 어지럽고 이상해서 신고했더니 그 안에 마약 성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뭐였냐면 메스암페타민, 다른 말로는 필로폰이죠. 실제로 그 이후로 대치동, 노원가 쪽에 경찰분들이 순찰을 더 강화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그쪽 특별점검하고 지금 난리인데 그게 그렇게 된 이유가 나름의 계획이 있었던 게 실제로 한 10년 전부터 ADHD 치료제로 쓰였던 약이고 교감 신경을 자극해서 주의력을 좀 올릴 수 있는, 각성시키는 그런 약제가 유행했거든요.
어떤 여자들이 박스를 들고 이렇게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라고, 메가 ADHD라고, 제약회사 이름도 적어놓고, 재학생들한테 줬다는 거예요. 누가 보면 그냥 새로운 건강음료 같은 거 나왔다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 메틸페니데이트 자체도 이게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신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약인데 일단 거기서부터 되게 이상했던 거예요. 성분 자체가 흔히 말하는 필로폰, 메스암페타민은 필로폰 성분이거든요. 이게 합성 약물이기도 하고 전 세계적으로 흔히 말하는 떨, 마리화나, 대마 다음으로 이게 문제가 되는 가장 많은 중독자가 있는 그런 약제거든요.
뽕, 히로뽕으로 불리기도 하고 필로폰 결정을 만들면 투명한 얼음 조각 모양이어서 아이스라고도 하고요. 매스, 크리스탈, 등 주사로 하면 효과가 아주 빨리 오거든요. 북한이랑 중국, 우리나라 쪽으로 마약이 유입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얼음처럼 생긴 마약이라서 빙두라고도 해요.
그런데 이게 진짜 아까 앞서 말한 대로 두 번째로 중독자가 많은 약인만큼 전 세계적으로 지금 굉장히 문제가 많은데요. 합성마약이라 가격이 저렴하단 말이에요. 많이 만들 수 있고요. 예전에 펜타닐도 다뤘었잖아요. 그래서 펜타닐과 필로폰 다 비슷한 거 아니야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굉장히 달라요.
펜타닐은 시작이 진통제예요.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경감시키는 오피오이드 수용체라는 게 있어요. 여기에 붙으면 통증이 떨어져요. 그러니까 여기에 작용하는 약물들을 합성하다 보니까 펜타닐이라는 물질이 나온 거고 용량이 확 올라가게 되면 사람이 확 처져요. 이거 맞으면 다 좀비처럼 축 늘어지게 돼요. 과하게 먹으면 결국 호흡 억제가 와서 사망으로 이어지게 되고요.
그런데 필로폰 같은 약들은 중추신경 자극제라고요. 마약이지만 통증을 조절하는 데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투약하게 되면 뇌랑 신경 말초 쪽에서 모노아민이라는 단일 아미노기 성분들이 확 나오도록 해요.
그런데 이게 정말 다양한 기전으로 모노아민이 나오는데 주로 얘네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이런 물질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신경전달물질이 모노아민에 해당하는데 1893년도에 일본 과학자가 이 물질을 처음 합성해서 지금까지 벌써 한 130년 정도 긴 시간 동안 있다 보니까 굉장히 연구가 많이 됐어요.
그래서 기전 자체도 보면 필로폰이 도파민을 강력하게 일으키고 중추 자극제가 아니라 독성까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오게 되면 이게 굉장히 사실 자극적이잖아요. 우리 몸은 도파민을 제거하려는 기전들이 굉장히 많아요. 대사를 시키기도 하고 계속 있으면 안 되니까 다시 빨아들이기도 해요. 신경 쪽에서 다시 안쪽으로요. 때로는 덜 분비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필로폰이 들어가게 되면 모아놨던 도파민들은 전부 다 분비가 돼요. 도파민을 다시 재흡수하는 기능도 억제가 되고요. 도파민을 제거하는 기능도 억제가 되어 버려요.
그래서 도파민 같은 것들이 자연적인 어떤 행위나 식품으로는 섭취할 수 없는 농도로 확 올라가 버리니까 뇌나 신경계에 너무 강력한 자극을 주게 되고 이게 너무 지나치니까 독성 수준까지 가서 신경들을 손상시키고 뉴런들을 파괴하는 작용을 일으키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도파민만 생각을 많이 하는데 필로폰을 많이 쓰는 사람들의 사망원인은 급사거든요.
혈관 질환으로 대부분 사망해요. 필로폰이 가장 먼저 우선적으로 효과적으로 분비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몸의 호르몬을 담당하는 부신에서 나오는 노르에피네프린이에요. 신장 위에 있는 조그만 거죠. 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 혈압을 확 올리고 각성을 확 시키는 물질이 있어요. 그거를 진짜 말도 안 되게 확 올려 버리거든요.
그러면 전신의 혈관들이 진짜 엄청나게 수축해요. 혈압이 진짜 200까지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우리 몸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도 엄청나게 나와요. 필로폰을 맞게 되는 순간에요. 강제 고혈압이 만들어지는 거죠. 이게 강제 고혈압에다가 필로폰의 작용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호주에서도 2009년~2015년 필로폰에 의한 평균 사망 연령을 봤더니 30대예요. 보통 심혈관계의 혈관 수축, 뇌혈관 수축, 폐 같은 데서도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고, 혈관 질환으로 급성 사망을 하기도 하는데, 코르티솔이 자꾸 올라가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요.
감염 바이러스라는 게 재활성되기도 하고 세균 감염 같은 것도 굉장히 잘 생기고 주사로 맞게 되는 경우에는 특히 피부 질환이 잘 생기고 피부 혈관도 수축이 되거든요. 그래서 피부가 간지러워요. 그런데 뇌에서는 환청, 환각 같은 게 생겨요. 그래서 우리가 영화에 막 벌레 기어 다니는 환각이 나오는 그게 필로폰이에요.
조현병 환자분들이 환각이나 환청을 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도파민이 높아졌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조현병 치료제들이 대부분 도파민을 좀 낮추는 치료제인데 마약은 도파민을 올리니까 막 벌레 지나가는 것처럼 그래서 환각을 보는 거죠. 그래서 피부를 뜯고 그러잖아요.
근데 실제로 피부에 간지럼증이 생겨요. 혈관이 수축을 해버리니까 두 가지가 같이 있어서 더 리얼하게 보이는 거죠. 그래서 매스 소어라고 있어요. 다 상처나 있고 이러는 게 그 사람들이 긁고 감염돼서 그렇고요. 또 펜타닐처럼 경구로 먹는 사람들은 이빨이 다 빠져요. 경구로 먹게 되면 필로폰의 잔류 물질이 산성이에요.
기본적으로 산성이고 혈관 수축을 굉장히 세게 시키니까 침샘에 혈관 수축이 오면서 침이 안 나와요. 침이 안 나오니까 구강 위생이 굉장히 안 좋아지고 잇몸도 사실 혈관 수축이 되면 후퇴해요. 잇몸 질환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이것들이 맞물리면서 충치가 잘 생기고 이가 빠져요.
다른 사람한테 상해를 입힐 가능성도 높아요. 실제로 호주에서 사고가 많아요. 총기사고, 차량사고 등이요. 필로폰으로 죽는 사람의 43% 정도는 약물 중독 때문에 사망하는데, 22% 정도는 다른 질병, 18%가 자살이고, 15% 정도가 사고, 1.5%가 살인이에요. 진짜 필로폰은 범죄와 관련이 굉장히 많아요.
학생들이 먹었던 건 굉장히 저용량이고 일회성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반복적으로 이걸 투약하게 되면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들은 사실 이제 도파민을 못 만들죠. 왜냐하면 뇌 자체가 망가졌으니까요.
우리 뇌는 또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너무 도파민이 많으면 수용체 자체가 확 다운되죠. 숨어버리게 되고 분비하는 곳들 자체도 망가져 버려요. 너무 과도하게 쥐어짜버리니까요. 그래서 일상이 망가지게 되고 또 회복하는 과정에도 도파민 시스템에 혼동이 생기면서 공황장애처럼 견딜 수 없게 되는 그런 상황들 때문에 계속해서 고통을 받으면서 이겨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약이에요.
메스암페타민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도파민 재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죠. 그러면 ‘ADHD 약도 위험한 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거든요. ADHD 약으로 쓰이는 약은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이고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기는 하지만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ADHD 치료용으로 쓰는 거는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러면 이거 비슷하니까 ADHD 약을 먹어보면 메스암페타민 기분이 날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이 콘텐츠를 준비한 이유는 굉장히 위험하다는 걸 말하려는 거예요.
도파민을 쥐어짜고, 분해되는 걸 막고, 흡수되는 것도 막고, 심지어 작용 시간도 길어요. 너무 강력한 자극이 뇌에 계속 있는 거예요. 그 시간 동안에 우리 뇌는 살려고 관련된 세포들을 파괴하는 거예요. 살아남기 위해서요.
요즘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고 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서 최소한의 신뢰가 사라지고, 남이 주는 음식이나 이런 걸 먹을 수가 없어졌죠. 너무 무서운 것 같아요. 아이들, 청소년까지 노출이 된다는 게 굉장히 좀 두려운 일이어서 마약에 관심을 좀 덜 두고 이런 사람들은 벌 받고 다시 예전처럼 청정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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