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529,300개’, 중국 교육부가 2022년 발표한 중국 내 학교 숫자입니다. 여기에 학생 수는 3억 명에 육박하는데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지만, 아직 인구의 20%가량은 학생으로, 중국에 아직 미래가 보이는 이유입니다.
중국의 의무 교육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으로, 도합 9년인데요. 이 의무교육 단계에 있는 학교는 총 20만 7,000개이며 재학생은 1억 6,000만 명으로, 거의 모든 학생이 의무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교육부는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 비율, 즉 2년제 대학을 포함해 4년제 대학과 대학원에서 진행되는 교육을 받은 비율은 지난 2012년보다 10.3% 증가해 24.9%가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가오카오’를 통과해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데요. 중국의 ‘가오카오’는 매년 6월 7일부터 9일까지 보통 3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성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시험지는 크게 ‘전국 통일 시험지’와 ‘지방 자체 시험지’가 있는데, 각 성에 맞게 선택해 사용하며, 시험은 ‘3+1+2’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의 3은 필수과목으로, 수학과 우리나라 국어에 해당하는 어문 그리고 외국어가 포함되며, 1은 물리와 역사 중 하나를 택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끝으로 2는 정치, 지리, 화학, 생물 가운데 두 과목을 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앞의 필수과목 3개는 전국 통일 시험지를 사용하고, 기타 나머지 선택 과목들은 각 성에서 자체적으로 출제하게 됩니다.
750점이 만점인 중국의 가오카오에서 소위 말하는 중국의 일류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최소 650점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요. 수험생들은 6월 말에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면 되고, 합격한 학생들은 9월에 입학하게 됩니다.
앞서 중국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을 받은 수치인 24.9%에 따르면 중국 학생들 가운데 다수가 대학에 입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내용을 보면 통계에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중국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이 있는데요. 고3 담임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한 학생과 이야기하는 내용을 다른 학생이 찍은 것입니다. 이 담임 선생님이 하는 말을 보면 대학에 진학하는 수치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빠나 엄마 찬스를 쓸 수 없고, 든든한 백도, 물려받을 부도 없는 우리와 같은 일반인에게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고3들 역시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이 가오카오에 모든 것을 걸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의 고3 학생들은 수능을 100여 일 앞두고 종종 결의를 다지는 행사를 열기도 하는데요. 최근 한 학생의 발언이 요즘 중국 온라인을 강타하고 있는데, 결의를 다지는 눈빛이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 같아 살벌함마저 느끼게 만듭니다.
앞서 중국 교육부가 고등교육을 받은 수치가 24.9%라고 발표했지만, 중국의 경제 발전과 빈부격차를 40년 이상 연구한 ‘스콧 로젤’ 스탠퍼드대 중국경제센터장은 올해 초 국내 모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노동인구의 교육 수준이 낮아,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중국 교육부의 발표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의무교육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범위의 폭을 넓혀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이인 15세에서 64세까지 놓고 보면, 이 가운데 70%가 고등학교 문턱도 밟아 보지 못해 읽기 능력이 떨어지고, 수학과 과학 역시 알지 못하는 인구인데요. 이런 인구가 중국에 5억 명이라고 스콧 로젤은 말했습니다.
가난한 국가에서 중간 소득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읽고 쓸 줄 알기만 해도 좋은 근로자가 될 수 있어서 지금까지는 노동인구의 낮은 교육 수준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중국에서 경제 구조를 고소득, 고숙련 체제로 전환할 시에는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5억 명이 넘는 노동인구가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체제의 전환 자체도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콧 로젤은 또한 중국은 한국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중국처럼 중진국이던 시절, 전체 노동인구의 70~80%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40년 전 경제 개발이 한창일 때 한국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던 소녀들조차 고등학교에 다녀 업종이 변하더라도 이런 교육을 기반으로 공장에서 화이트칼라 직업을 구하거나 회계 보조, 일반 사무직 직원 등으로 직업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날 수 있는 밑받침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중국 노동인구의 교육 수준은 세계 중진국 가운데 가장 낮으며, 이는 향후 10년 이상 중국 경제를 짓누르는 부담으로 작용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노동인구의 교육 수준이 낮은 국가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적이 없어, 결국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중국의 교육회사인 ‘신동방그룹’을 창시한 ‘위민홍’ 대표는 현재 중국에서 ‘전 국민 책 읽기 운동’을 앞장서서 이끌고 있습니다. 그가 이런 운동을 하는 이유를 직접 밝혔는데요.
“중국 내 여러 장소에서 냈던 통계에서 기본적으로 1년에 5권 이상의 책을 읽는 중국 사람이 10%도 안 됩니다. 중국은 책을 읽지 않는 민족입니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한 민족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주며,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과 융합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민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 독서는 크나큰 작용을 합니다.“
위민홍 대표는 2022년 8월 한 방송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지식 교육은 주로 학교에서 완성됩니다. 이런 중국의 지식 교육에는 아주 큰 결점이 있는데요. 교육의 유일한 목적이 오직 대학에 들어가고 학위를 따는 데만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지식 교육의 결점은 중국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비록 전체적인 지식은 외국 학생들보다 풍부하지만, 미래에 혁신이나 창조형 인물이 되어 사회적으로 큰 공헌을 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줄어들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중국 인구 비율로 보자면 전 세계 모든 과학상이나 노벨상은 중국에서 3분의 1 가량 받아야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현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중국은 현재 가오카오라는 제도의 전제조건인 ‘실력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험 성적이 높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은 주로 도시의 부유층 자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비단 중국만의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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