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며 세계 경제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은 러시아 경제를 발 빠르게 제재했고, 러시아에 진출했던 세계 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며 제재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초비상에 걸린 기업들이 많습니다.
한국은 1998년 러시아가 경제위기에 처했을 때 남다른 의리를 보여주며 20여 년 간 러시아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서 국민 타이틀을 거머쥔 한국 제품이 참 많았는데요. 전문가들은 국민 타이틀 제품의 러시아 판매율이 워낙 높다 보니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려가 현실이 되는 사건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한 것입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공항에서 정상적으로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한 한국의 화물기에 갑자기 출항 절차가 일부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며 무려 1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의 만행에 한국 기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러시아가 절대 포기하지 못하고 몰래 사들이고 있는 마성의 한국 제품 4가지가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엇일까요?
1. 팔도 도시락
일찍이 러시아의 국민 라면이라 불린 ‘팔도 도시락’입니다. 시장 점유율이 60%나 된다고 하니 진짜 국민 라면이라고 불릴 만한데요. 오랜 기간 팔도 도시락이 국민 타이틀을 달고 있다 보니 러시아에서 도시락과 라면은 같은 의미로 통한다고 합니다.
특히 도시락 라면의 제조국인 한국이 상상조차 못 한 러시아의 독특한 도시락 라면 레시피가 한국에도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한국 제품이지만 국내 판매량보다 러시아의 판매량이 월등히 높은 팔도 도시락은 전쟁과 상관없이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러시아가 군 위문품에 팔도 도시락을 포함하기도 했는데요. 전쟁 중에도 포기할 수 없는 제품이라는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이 사실이 공개되며 팔도는 굉장히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합니다.
제품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은 좋지만 자칫하면 국제 사회에서 팔도의 이미지가 안 좋게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런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 미래를 위해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초코파이
코리안 버거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러시아인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초코파이. 초코파이는 전 세계에서 잘 나가고 있는 한국 과자인데요. 특히 러시아에서의 인기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인기가 정말 많다 보니 러시아 곳곳에서 초코파이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대형 마트는 물론이고, 편의점과 동네 마트, 심지어 전철역에 있는 작은 매점과 시베리아 횡단 열차 내에서도 초코파이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의 말에 의하면 초코파이는 마시멜로를 러시아에 처음으로 맛보게 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그냥 마시멜로도 한 번 맛보면 중독되기가 쉬운데, 최고의 조합인 초콜릿과 마시멜로를 함께 맛보았으니 초코파이에 빠지기에 충분했죠.
2011년에는 러시아 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차와 초코파이를 함께 먹는 모습이 외신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데요. 덕분에 오리온은 가만히 앉아서 수십억 원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한국을 제지하든 말든 러시아 국민들은 여전히 초코파이에 빠져있는데요.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전쟁 중에도 103.4%라는 매출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원자재값 폭등으로 가격까지 인상되었는데, 실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아는 맛이 가장 무섭습니다. 초코파이가 이렇게 잘 팔리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팔도와 마찬가지로 국제 사회에서의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봐 걱정이네요.
3. 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조미 김. 러시아에서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러시아는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한국 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였습니다. 한국 김 수출 협회에 의하면 전쟁 중에도 러시아의 김 수출 실적은 50.8%나 늘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러시아에서는 조미김 외에도 마른 김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한류의 영향으로 김밥이 유행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한류는 정말 막을 수 없는 바람인 것 같습니다.
4. 삼성 스마트폰
그동안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삼성을 비롯한 애플 등의 주요 스마트폰 회사가 몽땅 빠져나가다 보니 그 빈자리를 중국의 스마트폰이 채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터지고 난 후 중국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섰다고 하니 엄청나죠. 이렇게 호랑이가 빠진 시장을 중국이 홀랑 가져가나 싶었으나, 전쟁조차 막지 못 한 러시아의 삼성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중국 폰을 쓰다가 불만이 폭발해버린 러시아 국민의 눈치를 살살 보던 러시아 정부가 결국 삼성전자의 제품의 병행 수입을 허가했기 때문입니다.
병행 수입을 하게 되면 A/S도 불가능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한데요. 그런데도 판매량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조치를 방관하면 훗날 외교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독식할 수 있던 절호의 찬스였을 텐데요. 삼성 제품과 얼마나 비교당했으면 전쟁 중에도 러시아 정부가 저런 결정을 내렸을까 싶습니다.
전쟁 중에도 포기할 수 없을 만큼 한국 제품이 매력적이라 생각하면 뿌듯함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같은 상황에 러시아의 한국 제품 사랑은 한국 기업에 부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제품이 잘 팔리는 만큼 러시아에 수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두고 비난하는 여론도 적지 않습니다.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더 이상 러시아는 국제 사회에서 예전과 같은 이미지를 가지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러시아 시장에 의존했던 한국 기업도 이제는 새로운 길을 뚫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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