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_ 이하 몸장)
신재현 원장님 _ 이하 호칭 생략)
몸장)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궁금한 건 우리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기분 나쁘고 상처 받을까봐 상대방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신재현) 여러 가지 특징이 있겠지만 일단 가장 첫 번째로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가 뭐냐 하면 자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한다는 거예요. 눈치를 본다는 게 뭐냐 하면 자꾸 사람들의 표정이나 태도나 행동 같은 것들, 이를테면 제가 지금 촬영을 하면서도 ‘지금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말하는 걸 좀 좋아하실까?’ 이렇게 생각 자꾸 하고 있거든요. 이런 생각도 자꾸 하면서 상대방의 표정이나 태도나 행동 같은 것들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고…
신재현) 그런데 그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 불안과 만나게 되면 대개 예측하는 것들이 대부분 좀 부정적인 쪽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할 거야’, ‘내가 말하는 거 잘 안 먹히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서 자꾸 더더더 불안해지는 늪으로 빠지게 되죠. 또 하나는 재앙화 사고가 있거든요. 재앙화라는 것은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작은 것으로부터 굉장히 끔찍한 결말을 자꾸 생각한다는 말이에요.
신재현) 즉,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고 했을 때 저 사람이 좀 뭔가 굉장히 나를 싫어 할 것이고, 그런 관계가 끊어 질 것이고, 학교라든지, 직장에서 소문이 안 좋게 날 것이고, 나는 외톨이가 될 거다. ‘회사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학교 자퇴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불안이 자꾸 점점 몸집을 키워가면서 끔찍한 결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 바로 재앙화거든요. 이제 재앙화의 오류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우리 마음이 너무 쉽게 만들어내는 오답 중의 하나라는 거죠.
몸장) 그러니까 그림자를 보고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환상 같은…
신재현) 착각을 하는 거죠, 쉽게 말해서. 그런데도 이제 그런 분들은 보면 그렇게나 조심을 많이 하는데, 끝이 별로 좋지 않아요. 조심을 많이 하는데, 눈치 많이 보고 조심하는데 끝이 좋지가 않아요.
몸장) 이게 되게 모순적이네요.
신재현) 굉장히 모순적이죠. 많은 분들이 대등한 관계에서, 특히 친구 관계나 연인 관계에서 이런 분들이 있거든요. 눈치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먼저 자신이 엎드리기 시작해요. 자세를 낮춰서 엎드려서 위해 주려고 하고, 상대방을 존중해 주려고 하고, 배려하려고 하는데…
신재현) 그런데 이렇게 엎드렸을 때 상대방도 같이 엎드려 주면 그림이 참 예쁘죠. 상대방도 맞춰 주고 배려해주고 하는 것이 같이 되면 참 좋은데, 많은 분들은 내가 이렇게 하면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죠. 처음에는 내가 에너지를 써서 상대방을 위해 주는 것이 괜찮으니까, ‘나는 좋으니까’라고 생각하면서 관계가 잘 유지가 되다가 내가 지치기 시작하죠. 내가 지치기 시작하면 관계가 어그러지게 되면서 나도 힘들고, 또 상대방은 의도치 않게 상대적인 갑질을 하게 되기 시작하잖아요. 상대방이 내가 맞춰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런 늪에 빠지게 되면 결국 관계가 깨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몸장) 그렇게 됐을 때 내가 조금 기분 나쁜 티를 내면 그때부터 내가 이상한 놈이 또 되고…
신재현) 또 한 가지 문제는 이렇게 낮췄을 때 이렇게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상하게 좀 눈치를 많이 보는 분들 옆에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나르시스트들이 참 그렇게 많이 붙어요. 이기적이고 이런 분들이 붙으면서 착취하려고 하고, 이용하려고 하고… 그런 경우도 종종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러면서 관계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참 많죠.
몸장)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한 세 가지 정도를 살펴봤는데, 먼저 인간관계를 맺을 때 불안함 때문에 내가 상대방에게 눈치를 보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재현) 불안에 대한 치료야 많죠. 상담도 받을 수 있고, 약도 먹을 수 있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상담이든 뭐든 간에 제일 중요한 접근법 중에 하나는 ‘내 마음이 이렇구나’라는 것을 알아차려 가는 과정이 될 것이고요. 알아차려야지만 내가 어떤 순간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하거든요.
신재현) 알아차리지 못하면 내가 자극을 받는 순간에 감정이 깊은 늪으로 급격하게 빨려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내가 이런 마음이구나’, ‘이런 마음이 또 시작되었구나’ 또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이런 것들이 마음속에서 포착되기 시작할 때는 그 순간에 잠시 머물러 있게 됩니다.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면 여유 공간이 생기게 되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는 거죠.
몸장) 되게 와닿는 게 저도 예전에 한번 이런 적이 있었어요. 어떤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친구랑 대면하는 게 왠지 불안한 거예요. 순간 이렇게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이 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불안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얘기를 못하고 있었네?’ 그래서 ‘불안하지만 이런 행동을 해보자’라고 생각을 해서 행동을 했고, 결과는 제가 생각했던 그런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았었어요.
신재현) 굉장히 중요한 원리를 하나 말씀해 주셨는데,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에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불편함을 안고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인가. 이 두 가지 갈림길에 항상 우리 앞에 놓여 있거든요.
신재현) 불안하고 초조하고 마음이 힘들지만, 그것에 내가 집착하고 끌려가는 경우가 참 많잖아요. 그렇게 되면 우리가 항상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재앙화 사고라든지, 힘든 쪽으로 나를 끌고 가게 되는데… 그것이 아니고 그 순간에 내가 ‘불편하지만 불편함을 안고서도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친구를 다시 만나서 얘기할 수도 있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내가 하던 일을 할 수도 있거든요. 마음에 제일 중요한 본질 중의 하나가 결국 그 마음에서 올라온 많은 콘텐츠들이 잠시 떠올랐다가 나를 떠나간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본질이잖아요. 그렇다면 내가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안고서도 무언가를 해나가다 보면 그것들은 결국 나를 떠나게 된다는 것, 그런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거죠.
몸장) 그러면 두 번째로 재앙화, 재앙화의 사고를 가지고 있을 때는 어떻게 이런 재앙화의 사고를 없애면서 불안감이나 이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신재현) 최악의 상황을 우리가 항상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내가 만약에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상대가 기분 상해서 내가 좀 관계가 끊어지거나 잘못되면 어떡하나?’라는 것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우일 텐데, 현실적인 최악을 한번 생각해 보는 거예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감정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최악을 많이 생각합니다.
신재현) 비현실적인 최악이라고 하는 게 내가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기분이 상해서 나를 뒤에서 험담하고 따돌림 당하고 그래서 학교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비현실적인 최악이라는 거죠. 현실적인 최악은 뭘까요?
몸장) 그 친구가 나한테 연락을 조금 안 하게 되는 정도?
신재현) 조금 뭐 친구가 기분 상하는 정도. 왜냐하면 그 친구는 친구잖아요. 어디까지나 친구이기 때문에 내가 감정을 표현한 것이 기분 나쁠 수는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관계를 끊어지게 하거나 어떻게 극단적인 상황으로 잘 가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그러면 현실적인 최악을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꽤 많단 말이죠.
신재현) 어떤 게 있을까요? 친구를 달래준다, 나중에 술 한잔 산다든지, 등 두드려주면서 “아, 그래. 미안하다. 내가 아까 말실수 했어.”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지는데, 너무 비현실적인 최악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져요. 그런 현실적인 최약과 비현실적인 최악을 구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몸장) 그리고 세 번째는 나르시시즘, 저자세로 나갔을 때 나를 계속 위협하는 그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일 때는 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재현) 저는 주로 추천 많이 드리는 것이 기록하는 방법이거든요. 기록을 한다는 행위는 결국 이성적인 행위잖아요. 그 이성을 담당하는 것은 우리 뇌 앞에 있는 전두엽 부분이고요. 반대로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은 뇌 안쪽에 있는 편도체 부분입니다. 이 두 개가 시소처럼 이렇게 움직여요. 무슨 말인가 하면, 감정이 들끓을 때는 시소가 확 기울어지면서 이성이 잘 움직여지지가 않죠. 그런데 반대로 이 시소를 다시 돌리려고 한다면, 이성적인 활동을 많이 하게 된다면 시소가 다시 돌아갈 거란 말이죠.
신재현) 그 이성적인 활동이라는 것이 바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 가장 기본적으로. 그래서 기록을 해 나가면서 좀 더 이성적인 관점으로 내 관계의 문제들을 점점 정리해 나가면서 ‘아, 내가 이런 사람들에게 많이 취약하구나’, ‘나에게 접근해오는 이런 사람들을 조심해야 히겠다’는 데이터가 점차 쌓이기 시작할 거고요. 그리고 그것이 일기의 형태가 되었든, SNS에 적는 글의 형태가 되었든 간에 많은 데이터를 쌓아놓으면 쌓아놓을수록 나에게 접근하는 그런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을 좀 피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몸장) 이게 진짜 되게 꿀팁이라고 생각하는 게, 우리가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굉장히 감정적으로 불안해지거나 어떤 두려움이 올라오잖아요. 이럴 때 그런 감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데, 인간은 사실 생각하는 동물이잖아요. 그 인간의 강점을 활용해서 이성적인 걸 활용했을 때 내가 충분히 감정적인 걸 컨트롤할 수 있고 이겨 낼 수 있다, 이 말이 굉장히 와닿네요.
신재현) 감정이 들끓을 때, 감정이 들끓을 때 결국 할 수 있는 게 우리가 그냥 스마트폰 항상 가지고 다니시지 않습니까? 스마트폰 메모장을 켜는 거예요. 켜서 거기다가 현재 내가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것들, 현재 내 마음속에서 느끼는 것들… 생각이 되었든, 감정이 되었든, 어떤 기억이 되었든 간에 그것을 차분히 1, 2분 정도만 적어봐도 생각보다 빨리 거리 두기가 되거든요. 우리 스마트폰 항상 가지고 다니잖아요. 그래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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