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00여 개 국가의 국경이 확정된 2023년 현재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해결되지 못한 영토 분쟁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 이 분쟁은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도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 영토 분쟁이 가장 활발한 곳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입니다.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속한 이 지역에서는 최소 10개 이상의 영토를 두고 대립 중인데 가령 일본과 러시아 간에 쿠릴열도 분쟁이 있고,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분쟁이 있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간 남중국해 분쟁이 있습니다. 한국 역시 고유의 영토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타 대륙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영토 분쟁이 이토록 동아시아에서만 치열한 이유는 전부 해양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분쟁으로 떠오르지는 않았으나 이 치열한 영토 분쟁 지역에 고유한 한국의 영토가 하나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타국의 영토로 인정되고 있으나 분쟁을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그런 거대한 섬이 하나 있죠. 지난 2021년 11월 17일 워싱턴 DC에서는 전 세계 이목을 단번에 잡아끄는 중대한 협의가 있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 3개국 외교 차관은 70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한반도의 종전을 선언할 것이냐 여부가 중요한 의제였죠. 하지만 이 회담은 일본의 억지로 인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는데요. 당초 한미일 3국의 외교 차관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이 돌연 독도 문제를 끌고 와서는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인데요.
당시 한국이 김창룡 경찰청장이 독도를 방문해 현장 경찰관들을 만난 것을 두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면서 국제외교에 큰 결례를 범한 겁니다. 사실 이 종전이라는 것이 일본에게는 그리 구미가 당기는 주제가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전쟁으로 경제를 성장시켰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지도에서 지워질 뻔한 태평양 전쟁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발발한 한국 전쟁 덕분이죠. 왜 그럴까요?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 된 일본은 핵폭탄 2방에 완전한 항복을 선언한 후 언제 지구에서 지워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미국에 바짝 엎드려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 겁니다. 당시 미국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UN군을 통솔할 사령부 자리를 물색하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을 선택합니다. 그리고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1950년 7월 24일 도쿄에 유엔군사령부를 설립하죠. 이 덕분에 일본은 순식간에 군수공장으로 변모합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미군의 공습을 피했던 몇몇 군수 공장이 남아 있었는데 이 공장을 빠르게 가동해 전쟁 물자를 생산해 미군에 판매한 겁니다. 그간 일본은 한국전쟁 당사국이 아니라고 발을 뺐지만, 일본은 한국전쟁의 직접 당사국입니다. 전쟁물자를 공급했으니까요.
한국전쟁 막바지인 1953년 1월 일본 내 미군기지는 무려 733개에 달했는데 이 기지들은 전쟁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병사 및 물자 수송의 역할을 하는 중계 기지, 물자 보급과 훈련 및 병사 휴양을 위한 후방 기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습니다.
미군은 일본이 다시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평화 헌법까지 강제시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일본에 손을 내밀었고 일본은 이를 발판 삼아 재빨리 경제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래서 일부 일본 정치인은 ‘한국에서 또 한 번 전쟁이 발발했으면 좋겠다.’는 망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때 자신들이 식민 지배했던 조센징들이, 전쟁으로 반으로 나뉘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분야에서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해 불편해 죽겠는 마당에 북한의 지하자원을 흡수할지도 모르는 통일을 준비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겁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상황에서 한반도의 종전을 막는다면 전 세계의 비난을 감당할 자신이 없고, 미국까지 나서서 이 주제로 대화를 하자니 이 또한 반대할 면목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영토라는 확실한 명분을 들고나와 독도 핑계를 대며 종전을 우회적으로 반대했던 것이죠. 그런데 독도를 두고 이렇게 무례함을 저지른 일본이 자칫 한국이 문제 삼기 시작한다면 거대한 섬 하나를 한국에 빼앗길지도 모릅니다. 대마도인데요.
한때 많은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했던 일본 군사 잡지의 기고문이 하나 있습니다. 2009년 6월 일본의 군지겐큐라는 잡지에 기고된 ‘다케시마 포폭격은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글인데 이는 육상자위대 교관 출신인 ‘다카이 미쓰오’라는 인물이 썼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어떻게 하면 독도를 점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만약 일본이 독도를 점령한다면 한국인들은 독도를 탈환하는 대신 대마도를 점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독도를 잃으면 대마도를 점령해 거래조건을 내놓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틀려도 한참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이라도 한국이 대마도를 갖겠다 선언하면 얼마든지 영토분쟁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고 독도보다 3,700배 큰 대마도를 두고 독도와 맞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둘 다 지켜내야 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실리를 추구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한국 땅 독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일본 땅 대마도를 점령해야 한다.’는 전제는 틀렸습니다.
대마도는 원래 한국 영토이고 그 증거는 차고도 넘치니까요. 일본이 완전한 항복을 선언한 두 달 뒤 한미일 관계를 초긴장 상태로 몰고 간 논문 한 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 수산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정문기 박사는 대마도의 조선 환속과 동양 평화의 영속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의 핵심은 ‘대마도는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복속된 땅’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그 증거를 낱낱이 제시했는데 ‘대마도는 해적의 소굴이었고, 밀수의 거점이었으며, 침략전쟁의 전초기지였다.’는 점을 들어 동양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한국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이 논문은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됩니다. 1948년 1월 미군정이 의도해 조직된 입법위원 60명이 ‘대마도는 우리 땅인 만큼 대일 강화회의에서 반환을 요구하자’며 이 논문을 근거로 의결했기 때문입니다.
이어 1948년 8월 18일 대한민국 건국 사흘 만에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마도 반환 촉구’ 성명을 기습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일본에게 대마도 반환을 요구할 것이다. 대마도는 상도와 하도의 두 개 섬으로 되어 한일 양국의 중간에 위치한 우리 영토인데 350년 전 일본이 이를 불법으로 탈취한 것’이라며 당장 대마도를 반환하라고 일본을 압박했죠.
그러나 이에 맞선 일본의 요시다 시게루 내각이 강한 반발을 표하자 이 전 대통령은 즉각 ‘대마도 속령에 관한 성명’을 발표한 후 이듬해 1월 8일 기자회견에서는 ‘대일 배상 문제는 임진왜란 때부터 기산해야 한다. 대마도는 350년 전 일본이 침략했을 때 도민들이 민병을 일으켜 일본과 대적하여 싸웠던 곳이다. 그 증거는 대마도 곳곳에 남아 있는 기념비만 보아도 알만한 일이다. 그 비석들을 일본은 모두 뽑아다가 동경박물관에 갖다 두었다. 우리는 이 비석도 찾아올 생각이다.
우리가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을 때 청나라에서 관리하였는데 청이 정신없던 1870년대 일본이 무조건 삼킨 것이므로 일본은 포츠담선언에서 불법으로 소유한 영토를 반환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죠.
그의 집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연말 기자회견에서는 ‘대마도는 우리의 실지다. 이를 우리는 회복해야 한다. 대마도 문제는 대일 강화회의 석상에서 해결할 수 있으며, 일본인이 아무리 억지를 써도 역사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라고 역설했으며,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초안 작성 당시에는 ‘조약에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대마도의 영유권을 돌려받는다.’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미국에 공식으로 요청했습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보유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한국 정부는 미 국무부에 문서를 보내 ‘한국은 정의가 영구적 평화의 유일한 기반이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대마도의 영토적 지위에 대해 완전한 검토를 할 것을 요청한다.’면서 ‘역사적으로 이 섬은 한국 영토였으나 일본에 의해 강제적, 불법적으로 점령당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5번째 문단에서 일본은 사할린의 남쪽 절반과 모든 부속 도서 그리고 쿠릴 열도를 소련에 넘겨주도록 명령받는다.’라고 돼 있는 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이런 사실을 고려해 한국은 일본이 대마도에 대한 모든 권리, 호칭, 청구를 분명히 포기하고 그것을 한국에 돌려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주장했는데요.
무려 60차례에 걸친 한국 정부의 요청에 미국도 일본도 얼마나 난감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그런데 일본은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던 맥아더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러면서 정문기 박사의 논문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대마도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시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외무성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일본의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등 5대 학회를 총동원해 2년간 대마도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를 쏟아냈죠.
대표적으로 1949년 ‘일본 역사’에 발표된 ‘쓰시마의 역사적 위치’가 있습니다. 결국 맥아더는 미국 주도의 정치, 군사 구도를 확고히 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된다고 간주해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한국 측의 주장을 묵살해 버렸죠.
그러다 1951년 한국 정부가 또다시 미 국무부에 대마도 반환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자 ‘대마도는 일본이 오랫동안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으며 평화조약은 대마도의 현재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미국의 입장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미국이 조직한 비밀정보 조직의 보고서는 달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은 JANIS라는 육·해군 합동 정보 조직을 운영했었습니다. 당시 제니스는 전 세계 곳곳에서 미군이 수행할 군사작전에 필요한 지리정보가 담긴 기밀 도서들을 발간했는데 그중 제75권은 한국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2권으로 편철된 이 책의 제목은 ‘한국(대마도와 제주도 포함)’입니다. 이 책의 1권 표지에는 ‘비등록 기밀’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서문에는 ‘이 연구의 목적은 우리가 한국에서 수행할지도 모를 군사 작전계획의 바탕이 될 모든 필요한 구체적인 지형학적 정보를 하나의 출판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미 제목에도 ‘대마도 포함’이라고 쓰고 있듯이 이 책에 그려진 지도에는 대마도가 분명 한국 땅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반도를 별도로 표시하면서 제주도는 물론 대마도까지 한국 지도에 포함시켰죠.
그러면서 ‘한국에는 큰 섬들과 수백 개의 작은 섬들이 있는데 울릉도, 대마도, 제주도가 대표적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외에도 대마도가 한국 영토라는 증거는 많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직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의 지도를 제작하도록 했었는데 당시 제작된 조선팔도 총도에는 울릉도와 독도는 물론 대마도가 경상도에 속한 것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후 300년 뒤 일본이 그린 조선국도라는 지도 역시 대마도를 조선 영토로 그리고 있고, ‘산가요략가’라는 책을 쓴 일본 승려 겐신은 ‘대마도는 고려의 땅’이라고 직접 쓰기도 했죠.
여기에 일본의 명치 유신 당시 대마도주 ‘종의달’은 일본 조정에 쓴 봉답서에 ‘이번 서류부터는 조선에서 만들어 준 관인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우리 조정에서 새로 만들어주는 관인을 사용함으로써 옛날부터 조선의 신하로 살아온 잘못된 점을 뉘우치겠습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가 봉답서에 기록한 것처럼 혼란스러운 틈을 탄 일본이 강제로 침탈한 것일 뿐 대마도는 원래 조선의 영토였던 겁니다. 당시 대마도에 가뭄이 들고 흉년이 겹쳤는데 조선 조정이 대마도를 돕지 않자, 대마도주 ‘종의달’이 자신과 도민들의 생존을 위해 식량을 구걸할 목적으로 일본 조정에 봉답서를 썼을 뿐이죠.
만약 2023년 대마도를 한국 땅으로 편입시킨다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이득이 생깁니다. 많은 이들이 대마도를 가져오면 7광구도 한국에 편입되느냐는 기대를 하지만 사실 대마도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국제해양법상 7광구는 여전히 일본의 영향권입니다. 다만 현재 일본이 억지로 주장하는 독도 문제에서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 일본이 독도문제를 끌고 나온 것이 대마도 문제를 희석시킬 목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배타적 경제수역이 늘어 조업 범위가 늘어나고 그 아래 해양자원을 모두 차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빼앗긴 우리 영토를 되찾는다는 대단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대마도 문제를 공론화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