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겉보기에는 잘 살고 멀쩡해 보여도 마음에 문제가 있는 상황일 수 있어요. 일단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인다는 건 내가 그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내 마음을 볼 여유 없이 내일 또 밖에 나가야 해요. 그러면 또 괜찮은 척해요. 그러면 그 괜찮은 척하는 세상에 보이는 나에게 지대한 에너지를 쏟으면서 점점 더 내 마음은 황폐해져 가는 거죠.
그렇게 나만 아는 괴로운 나는 계속해서 어딘가의 마음에 자리를 잡고 어떤 방식으로든 신호를 보내죠. 나 아프다고, 나 안 괜찮다고. 그런데 나는 보이는 나에게 너무 관심이 있다 보니 이 목소리를 들어주지 못하고 계속 살아가게 되는 거예요.
그럼, 결국에는 이 두 가지 내가 완전 분열이 돼 버려요. 그래서 정말 찰나의 순간, 특히 일 다 끝나고 집에 혼자 왔을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게 공허함이에요. 별문제없는데, 별 오늘 나쁜 일 없었는데, 왜 이렇게 공허할까 싶은 공허함을 많이 호소하세요. 그런데 어차피 내가 내일 또 일을 하러 나가야 하니까 어떻게든 잠이 들죠. 계속 문제는 그대로 방치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있어요.
첫 번째는 그렇게 괜찮은 나, 외부에 보여도 되는 멋진 나만 인정하는 거예요. 그래서 언제나 멋진 나만 만들어 내고 보여지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거죠. 그 의미는 멋지지 않은 나는 가치가 없다는 거예요. 내가 인정하기 싫어지고 나중에는 인정하지 않아 버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보기 싫은 나를 부정한다고 해서 그 내가 없어지는 건 아니죠. 그대로 남아 있거든요. 오히려 그 내가 소외된 채 더 아파지겠죠. 방치된 쓰레기처럼 내가 보기 싫은 거, 안 예쁜 거, 멋지지 않은 거는 그렇게 방치된 채로 내 안에서 썩어 갈 수 있는 거죠.
두 번째로 생각해 본 것은 실은 힘든 걸 모를 수가 없거든요. 정말 대다수의 시간은 괜찮은 척하느라 쓰지만 공허함을 느낄 때도 있고 내가 뭔가 안 괜찮은 것 같기도 한 느낌을 본인은 모를 수가 없는데 그럴 때 내가 힘들다는 걸 일단 인정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런 힘든 나를 보일 수가 없겠죠. 그래서 힘들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꺼내거나 도움 요청을 하지 못해요.
그러면 나는 계속 혼자 힘든 상태로 그냥 살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힘든 건 나약한 거니까요. 힘든 건 별로 있어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좀 긍정적이고 밝고 멋져 보여야 하니까요. 이런 수많은 당위로 나를 계속해서 채찍질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건 우리의 치열한 경쟁 사회의 영향이 너무 크죠. 힘들어할 시간 없다고 생각하며 힘든 나를 부정하죠. 현재 내 마음이 약해진 상태인지 스스로 알 방법이 있어요. 8개 문항을 가져왔는데 한번 체크를 해보세요.
첫 번째,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좀 자주 든다.
두 번째,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세 번째, ‘나는 왜 살지?’ 왜 사는지 모르겠다.
네 번째, 잘못 건 다 내 탓 같다.
다섯 번째, 별 나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왠지 짜증이 잘 나고 화가 난다.
여섯 번째, 혼자 있을 때 왠지 공허하고 텅 빈 느낌이 든다.
일곱 번째, 나 자신을 챙기는 데 소홀하다.
여덟 번째, 괜히 불특정 사람에게 짜증이나 화가 난다.
이렇게 여덟 가지로 한번 체크를 해 보시면 첫 번째부터 네 가지가 생각에 관련된 거고요. 나머지 두 개, 두 개가 감정과 행동에 관련된 거예요.
보통 우리는 생각이 있고, 그다음에 따라오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에 휩싸이거나 감정을 외면하게 되면 어떤 행동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오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문항 같은 경우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 운전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평소에는 되게 온화하고 괜찮은 분인 거예요. 그럴 경우 외부에 보이는 모습은 너무 좋은 사람인데 그 좋은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너무 애쓰는 분인 거예요.
그런데 그 애씀이 힘들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30년 넘게 살다 보니 처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많겠죠. 그러니까 좋은 사람들한테 사람들은 함부로 대하기도 하잖아요. 사람 좋으면 좋게 대해야 하는데 그걸 무시하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허허허 하고 넘어가는 거죠.
그럴 때 진짜 괜찮은가 본인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면 안 괜찮은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그런 운전대 잡은 상황 같은, 내가 화내도 되는 상황 같다고 느낄 때 화가 튀어나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좀 체크를 해 보시면 내가 이런 문항에 해당이 된다면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어서 일단 그 순간을 인지하는 게 필요해요.
이런 것들을 해결할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그중에 나한테 맞는 걸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거겠죠. 그중에서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은 것은 글쓰기예요. 글로 내 마음을 풀어내서 그 글을 내가 직접 보는 거예요. 사실 글쓰기에 대해서 다른 전문가분들도 많이 말씀해 주셨고 실제로 글쓰기만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건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거든요.
저는 크게 아프면서 그때 좀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제가 만 34살 생일을 앞두고 암 진단을 받은 거예요. 지금 이제 딱 5년 됐거든요. 올해 6월 말에 5년 검사를 앞두고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30대 중반인데 암이라는 게 정말 비현실적이었거든요. 갑자기 일을 다 그만두고 수술해야 하고 심지어 항암 치료를 해야 한대요. 항암 치료는 정말 싫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갑작스럽게 모든 일상이 끊기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그 순간,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병원에서 재미있는 드라마, 예능도 하루 이틀이죠. 그때 할 수 있었던 일은 노트북을 켜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내 마음을 꺼내는 일이었어요. 그게 글쓰기의 시작이 된 거죠.
그러면서 느꼈던 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제가 되게 과묵하거든요. 말이 별로 없는데 글에서는 유독 말이 너무 많은 거예요. 내가 이렇게 말이 많고,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말을 풀어내고 다시 내가 한번 읽어보잖아요. 그때 괴리감이 들기도 해요. 그러니까 타자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거죠.
내가 보지 못했던,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글로 써놓으면 보이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계속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래서 계속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글로 써내는 게 습관이 됐고 지금도 저는 감정이 불편하면 종이부터 꺼내요. 그래서 떠오르는 키워드들을 막 써요. 그래서 연결해 봐요.
문장으로도 해 보고 아니면 정말 그냥 한글 파일 놓고 막 써요. 그러다 보면 내 감정들이 글로 나와요.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보면 글쓰기에 어떤 형식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첫 문장은 굉장히 매력적이어야 하고 어떤 구조가 있어야 하며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는 식이죠. 이런 틀에 나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더 제약이 되겠죠.
그래서 사실 마음을 쓴다는 건 그런 틀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의미예요. 그냥 떠오르는 그 한 단어가 첫 시작이 되는 거예요. 우리가 지금 작품을 낼 게 아니잖아요. 설령 작품을 내고 싶다고 하더라도 초고는 언제나 그렇게 시작하는 거로 생각해요. 다듬으면 되는 거니까요.
일단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쓰는 데 집중을 하는 거죠. 그래서 내가 그 작업 자체가 재미있으면 몰입하게 되잖아요. 시작을 그냥 떠오르는 대로 하면 내가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고 그러면 더 내 마음이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나올 수가 있죠. 그러니까 우리는 이 마음을 꺼내는 게 목적이에요. 잘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요.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데 하기는 좀 꺼려지는 말을 쓰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아까 ‘나 좀 공허하네’라고 느끼면 그 순간 펜을 잡거나 타이핑할 준비를 하고 한글파일을 열어요. ‘공허하네’라고 시작하는 거예요. 그 단어 하나로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들어보는 거예요.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손이 가는 대로요. 그 연습을 하다 보면 되거든요.
처음에는 한두 문장에서 끝날 수도 있고 그 연습이 되면 반 페이지 한번 해보고, 그렇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나중에 한 번 출력해서 보시면 좋겠어요. 내가 쓴 글이어도 낯설 수 있거든요. 그러면 그 쓸 당시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내가 볼 수가 있어요. 다시 볼 때는 조금 더 이성적이고 분석적이고 성찰을 하게 되죠.
마음이라는 원재료를 갖고 글이 만들어진 거고 그 글을 이렇게 눈으로 봤을 때 나는 이성적으로 분석을 하게 되죠. 자주 느끼는 감정들이 이런 거고, 자주 등장하는 인간은 이 인간이라는 분석을 해서 정리를 한번 해 보시면 좋겠어요. 그 작업 마음이 어지러울 때 한번 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우리가 너무 머리가 복잡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굳이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리가 복잡하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는 말 많이 하세요. 그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요. 그냥 머리로 안다고 생각하는 건 실은 진짜 아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걸 꺼내서 눈으로 봤을 때 내가 정말 정리가 되거든요.
저는 글쓰기라는 건 가장 능동적으로 내 생각을 정리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 글을 써 보자고 말씀을 많이 드려요. 그냥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가 어떤지 인식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를 데려가 줄 힘이 생기는 거죠.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한 자료가 되는 거죠.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그냥 나도 모르게 불편한 감정만 내 안에 쌓여요. 그래서 그때그때 불편함이 올라올 때 약간 에너지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써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씀을 드려요. 그런데 꼭 그게 글이 아니고 미술이나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도구를 찾아서 내 마음이 불편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내가 되면 되는 거죠.
마지막으로 우리 삶에서 괜찮아 보이는 나도 존재하고 또 그런 기능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괜찮아 보이는 나만 집중하며 살아가다 보면 내가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는 순간이 찾아오거든요. 그럴 때 사실은 잠시 멈춰서 안 괜찮은 부분도 우리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타인을 챙기는 것보다 나를 챙기는 게 정말 습관이 안 된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나를 챙기는 데는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요.
또 한 가지, 저 사람은 사실 괜찮아 보이지만, 아닐 수 있고, 저 사람도 사실 고충이 많을 수 있다는 거죠. 내가 모를 뿐이고요. 그래서 실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자체가 그렇게 괜찮을 수 없으니 괜찮지 않음이 잘못된 건 아니고 그것조차 내가 어떻게 할지 대책을 세우면 되는 일이고, 우리 다 힘든 부분이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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