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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건국 신화 전설 속 보물이 진짜? 경남 통영에서 발견된 국내 최대 금광

마침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이제 마음껏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과 보내 즐거운 주말여행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맛집으로 명소로 또 하나의 추억을 쌓게 된 여행은 늘 기다려지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 중에는 통영이 있습니다.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한산도 대첩’이 일어난 곳이면서, 하늘이 내린 경관과 신비로운 바다를 감싼 한국의 대표 관광지죠. 통영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디피랑’으로 불리는 남망산 조각공원인데요. 통영 여행을 가신다면 디피랑에서 조금만 더 가셔서 금맥의 기운을 한번 느껴보고 오시는 것은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금은 고대 이래로 인류가 가장 탐내는 귀중품입니다. 인간 사회에서는 그 어떤 것이든 희소할수록 가치가 높아지기 마련인데, 금은 가장 대표적인 희소 광물입니다. 이미 고대 이집트 시대 철이나 구리 등 싼 금속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볼 때,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가볍지 않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금은 한정적이다 보니 한때 미국에서는 개인의 금 소유를 금지했습니다.

1933년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은 소지하고 있는 금화나 금괴, 금 증서 등을 아주 적은 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방준비제도에 반납하라‘라는 행정 명령 6102호에 서명했습니다. 또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당시 천만 원가량의 벌금 또는 10년 징역형에 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당한 처사이지만, 이런 일이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에 일어났습니다. 그만큼 금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주 먼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금은 인간의 욕망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현대적 화학 지식이 등장한 이후로 연금술에 대한 로망은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실제 금을 찾기 위해 금광을 탐사에 금을 제련해야 합니다.

금광 업계에서는 아무 곳이나 시추했을 때 금맥을 찾을 확률을 20만분의 1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에 성공할 확률이 12,000분의 1이라고 하니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에 성공할 확률이 18배 높은 겁니다.

그런데 이 20만분의 1의 확률이 한국에서 일어났습니다. 한때 한국 최대 규모의 금광이 통영에서 발견됐으니까요. 통영에 가면 필수 관광코스로 ‘디피랑’을 찾게 되는데, 디피랑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육지면서 육지가 아니고 섬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섬이 하나 있습니다. ‘장좌도‘인데요.

장좌도는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한데, 임진왜란 때 이순신은 왜적을 기만할 목적으로 이 섬의 풀을 잔뜩 베어 섬을 거대한 산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마치 어마어마한 수의 군대가 먹을 군량미를 쌓아 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죠.

이런 스토리를 가졌음에도 장좌도는 통영에 사는 주민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장좌도는 전설 속의 금광이 실제로 발견된 곳이기도 합니다. 가야 건국 신화에는 키가 하늘에 닿을 만큼 큰 ‘마고할미‘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금은보화를 치마폭에 싸고 다니던 마고할미가 통영 앞바다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는데, 빨래하던 아낙네 비명에 깜짝 놀라 치마폭에 가득 안고 금은보화를 모두 바다에 떨어뜨렸습니다. 마고할미가 버린 금은보화가 쏟아지면서 그 보물이 모여 장좌도라는 섬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죠.

그런데 이 단순한 전설이 일본인의 손에서 현실이 됐습니다. 아직 미지의 땅과도 같았던 조선에서 일본인은 온갖 전설을 수집했고, 특히 금 관련된 전설을 수집하다 우연히 장좌도 마고할미 설화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실제로 1930년대부터 장좌도에서 금 탐사를 시작했는데 금맥이 발견된 겁니다. 일제는 즉각 이 지역을 금광으로 개발해 땅을 파기 시작했고 순도 높은 다량의 금이 채굴됐습니다.

장좌도의 금맥은 특이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금을 화성암이나 변성암의 석영맥 속에서 텅스텐이나 은과 같은 광물과 함께 찾아냈는데, 장좌도에는 중생대 말기에 분출된 화성암이 곳곳에 깔려있습니다. 일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좌도에서 발견된 금맥은 폭 7미터에 그 줄기가 바다 밑을 통해 남망산까지 700m 이상 이어졌다고 합니다. 장좌도는 1980년대까지 국내 최대 금광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박맹언 전 부경대학교 지질학과 교수가 쓴 ‘돌 이야기’에 나타나 있는데요. 여기에 장좌도 금맥은 온천수에 의해 형성된 탓에 1톤당 2g이 추출됐을 만큼 금 함량이 높았는데, 당시 약 20톤가량의 금이 생산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재 시세로 따진다면 약 1조 5,000억 원의 금이 생산된 겁니다.

1934년 22일 자 동아일보는 ‘통영읍 서정에 대금광 발견’이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죠. 어쨌든 금맥이 발견되자 일제는 갱도를 만들고 채굴을 시작했는데, 갱도에서 파낸 흙과 돌은 광석을 운반하는 길을 만들기 위해 바다를 메우는 데 쓰였습니다.

앞에서 장좌도는 ‘섬이지만 섬이 아닌 섬’이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광석을 운반하기 위해 갱도에서 퍼낸 흙과 돌로 바다를 메우면서 길이 생겼고 결국 육지와 연결된 것이죠. 하지만 금맥이 바다 밑으로 이어진 까닭에 어느 순간 갱도가 바닷물에 잠겨 버렸고,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노다지를 캐기 위해 파헤쳐진 섬은 중간중간 움푹 패여 나갔고 섬으로의 매력도 잃어버린 채로 세간에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몇 년 전부터 통영에서는 “이 장좌도가 한때는 국내 최대의 금광이었다는 상징성과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해저 금광이라는 점, 그리고 일제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적 유물로서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라고 보고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혹 통영으로 여행 가셨다가 디피랑을 방문하시면 조금 더 걸어 장좌도에서 금의 기운을 느껴보고 오시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합니다.

World Population Review가 발표한 ‘2022 국가별 금 보유량’에 따르면 한국에는 금 104톤이 매장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많은 금이 매장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으로 땅덩이가 넓은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고 한국 역시도 금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까지 통영의 장좌도 금맥이 국내 최대 금맥이었고 더 이상 채굴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금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에 한국 최대 금광 2개가 운영되고 있죠. 하나는 해남의 ‘은산 광산(모이산 광산이라고도 부름)’이고 또 하나는 진도의 ‘가사도 광산’입니다. 한국에서 금 생산이 멈췄다가 재개된 것은 2002년입니다. 무려 5년간 대한민국 전역을 조사한 끝에 해남군 황산면 부곡리 모이산에 금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니까요. ‘가사도 광산’ 역시 이 모이산 광산 덕분에 발견한 금광입니다.

1997년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한국 국민 또는 한국 기업에만 광업권을 부여했는데 IMF 외환위기 당시 이 광업권을 외국인에게도 부여하게 됩니다. 이 조치가 시행되자 가장 먼저 한국 땅에 진출한 기업은 캐나다의 ‘아이반호마인스(Ivanhoe mines)’입니다. 세계 최정상급 탐사 실력을 갖춘 아이반호는 한국 전역을 대상으로 탐사하기 시작했는데, 경제성이 있는 광산을 전남 해남군에서 확인했습니다. 해남 황산면 부곡리의 노루목 산과 마이산입니다. 채산성을 확인한 아이반호는 한국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금 생산을 시작했죠.

모이산 및 노루목 광산에서는 매년 약 200~300kg의 금이 생산되었는데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반호는 몽골 남고비 지역에서 약 1,200톤의 금이 매장된 오유톨고이 광산을 찾게 되면서 모이산 광산을 순신개발에 매각했는데요. 순신개발이 약 3톤가량의 금을 생산한 후 대우조선해양이 170억 원에 광산을 매입했고, 이 기업 역시 1톤가량의 금을 생산하다 2013년 썬시멘트(이후 골든썬으로 변경)에 400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현재 골든썬이 1년에 약 200kg가량의 금을 생산하고 있죠.

금광 개발도 외국 기업에 의존하다 2016년부터 직접 개발로 돌아섰습니다. 모이산에서 생산성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 전남 진도군 가사도 광산을 탐사했는데, 순수 한국 기술로 탐사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016년 국내 언론은 일제히 ‘국내 신기술로 300억 금광을 찾아냈다’라면서 속보를 냈는데, 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전남 가사도에서 채굴이 가능한 금광석 약 21만 1,238톤을 찾아냈고, 이를 제련하면 627.5kg의 금을 확보할 수 있다”라는 발표를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이 직접 금광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교류 전류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지하 300m까지 금이나 은, 구리와 같은 금속을 포함한 광석 분포와 매장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술은 실제로 금이 매장된 해남 모이산 광구에서의 실험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되었고, 즉시 전남 진도군으로 향했습니다.

이전부터 가사도는 지질 구조상 다량의 금광의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탐사 결과 지하 10~60m 깊이에 길이 350m, 높이 60m의 거대한 금광맥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가격으로 약 300억 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였죠. 금은 채굴하면 할수록 매장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채굴량은 점점 줄어들지만, 최근 금값을 생각한다면 채산성이 낮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금광이 개발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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