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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대서특필한 한국의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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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세기가 지나는 동안 아시아에서만 소중히 여겨졌을 뿐 그 외의 모든 대륙에서는 무시되었었다.” 지난 3월 15일 미국언론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특집 기사의 첫 문장인데요. 기후 전문기자인 소미니 센굽타 기자는 한국을 방문해 전남 완도를 찾아 소안도 김 양식장을 취재한 후 기사를 내보냈는데 ‘한국의 농부들이 급증하는 수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이 기자가 급증하는 수출 수요라고 문구를 쓴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김은 현재 70%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한국 상품이 이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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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의 수출 성장세가 대단합니다. 2010년 1.1억 달러에 불과했던 김 수출은 2022년 6.5억 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13년간 매년 16.5%씩 증가한 셈입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약 7% 성장했는데 그보다 2배 빠른 수치로 한국의 김 수출이 증가한 겁니다.

김은 어느새 검은 반도체를 불리면서 라면에 이은 농수산식품 2위의 수출상품이 됐죠. 한때 외국인들이 혐오식품이라며 블랙 페이퍼라 부르던 김은 어쩌다 검은 반도체까지 성장하게 된 것일까요? 혹시 여러분은 해조류와 해초류를 구분하실 수 있나요? 참 헷갈렸던 개념이고 굳이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여러분도 저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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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조류와 해초류는 완전히 다른 식물인데, 우선 해조류란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반면 해초류는 꽃을 피우죠. 해초류의 경우 한국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고 대부분 열대지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번식 방법으로 이 두 종을 빠르게 구분할 수 있는데 해조류는 포자번식이기 때문에 뿌리, 줄기, 잎을 구분할 수 없지만 해초류는 씨앗 번식이기 때문에 꽃을 피우는데 그래서 뿌리, 줄기, 잎이 구분됩니다.

우리가 즐기는 파래, 김, 매생이, 미역, 다시마, 톳 등은 전부 뿌리, 줄기, 잎이 구분되지 않는 해조류입니다. 이렇게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김이나 미역 등의 해조류는 현재 전 세계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탄소중립의 선봉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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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그래도 배출된 온실가스는 흡수하거나 제거해서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지구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한국은 상당히 뛰어나며 튼튼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해조류 양식국으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거대한 영토와 거대한 해양을 가진 국가보다 뒤에 있지만 영토 면적에 비해 그 양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미항공우주국 NASA는 해조류가 탄소중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해조류는 산소를 생산하고 탄소를 흡수하며 흡수한 탄소는 해저에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해조류 등의 바다 식물은 육상 식물보다 50배 뛰어난 저장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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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단이 2009년부터 조성 중인 9,948헥타르 규모의 ‘제주 바다 숲’은 1년에 33,525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22,000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버금가는 양이라고 하죠. 그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에는 약 21곳의 갯벌이 있는데 이 갯벌들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 또한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갯벌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김이 명품으로 불린다는 점입니다. 위도 34~37도 연안에서 생산되는 녀석을 보통 최고의 김이라 부를 수 있는데 같은 위도라고 하더라도 수온이 맞지 않으면 그 맛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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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수온을 약 5~8도라고 보는데 4도 이하로 떨어지면 성장하지 않고 1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뿌리가 녹아버립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한국의 김은 위도, 온도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갯벌이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왜냐면 한국은 타국에 비해 갯벌이 굉장히 발달했기 때문인데요.

구글맵으로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서해안과 남해안은 만과 섬으로 인해 해안선이 아주 복잡한 데 갯벌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해안에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이면서 생성됩니다. 한국의 서남해안의 경우 약 2만 년 전 이래 황해의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다가 약 7천 년 전부터 상승 속도가 느려지면서 퇴적물이 해안선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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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산 김은 물에 잠겼을 때 갯벌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한때는 진흙이 질척질척해 못 쓰는 땅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지난 2021년 7월 26일 개최된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갯벌을 영어식으로 바꾼 mudflat이나 tidal flat 등으로 쓴 것이 아니라 갯벌이라는 한국어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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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갯벌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인정하겠다는 의미일 텐데 사실 갯벌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유일하고 독창적인 장소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유네스코는 갯벌을, 그것도 한국의 갯벌 4개를 콕 집어 인류가 보존해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택한 것일까요? 유네스코 공식 홈페이지에 그 답이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에 있는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은 지질학적, 해양학적, 기후학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크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22종을 포함해 2,150종의 동식물군 등 높은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118종 철새도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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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라고 등재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즉, 서천 갯벌, 고창 갯벌, 신안 갯벌, 보성순천 갯벌 등 5개 지자체에 걸친 4개 갯벌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인류가 보존해야 할 자연유산으로 본 것이죠. 이로써 한국은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갖게 되었습니다. 갯벌이 등재되기까지 사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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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1년 전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은 한국 갯벌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e-book 형태의 190페이지짜리 사진첩을 제작해 무료로 공개했는데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무료로 오픈되어 있는데 사진첩을 보는 누구라도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갯벌에 압도당합니다.

사진첩은 갯벌 경관, 갯벌과 다도해, 갯골, 특이 지형, 겨울 갯벌, 갯벌에서의 생명력, 갯벌에서의 생활사 등 총 7개의 테마로 구성됐는데 기회가 되시거든 꼭 한 번 감상하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전 세계 전문가들은 이 사진들에 극찬을 쏟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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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철새 관련 중요기관 중 하나인 영국 왕립조류학회의 선임연구원 크락포드는 e-book 사진첩을 공유하며 ‘한국 갯벌의 아름다움과 야생동물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진실한 묘사를 보기 위해 e-book을 보길 원하며, 2021년에 세계유산에 등재되길 희망한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고, 갯벌 지질 분야 세계 2대 석학 중 한 명인 독일의 플레밍 교수는 ‘현직에 있었다면 갯벌 지형 지질의 교과서로 활용했을 것이다.’라며 한국 갯벌의 아름다움에 극찬을 표했죠.

그런데 한국의 갯벌 4곳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기후 위기 극복에 가능성을 품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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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또는 연안 습지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한 생태계가 격리 또는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블루카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연안은 강이나 호수, 바다에 잇닿아 있는 육지를 말하는데 갯벌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그간 갯벌이 탄소중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주장은 제기되어 왔었습니다만 한국 연구팀이 이를 연구 결과로 증명해 냈는데요.

서울대학교 김종성 교수는 지난 2021년 11월 국가 차원에서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 및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그 연구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에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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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부터 4년간 연구팀은 전국 약 20개 갯벌에서 퇴적물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의 연안 습지 내 블루카본과 온실가스 흡수량을 평가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갯벌이 무려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승용차 11만 대가 1년간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동일한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죠. 즉, 갯벌은 단순히 지질학적, 해양학적인 가치를 지닌 것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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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지 못하면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이제껏 상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기후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고 세계 곳곳에서 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 며칠 전부터 뉴스를 통해 올여름 한반도에 엄청난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경고를 들어보셨을 텐데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차가운 해수가 상승하지 못하면 엘니뇨가 발생하는데 이는 엄청난 폭우를 동반합니다. 지난 5월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동 태평양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4월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엘니뇨가 발달하면 한반도에는 여름철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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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5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엘니뇨가 시작된 만큼 올여름에 어마어마한 폭염과 폭우가 예상되는 것도 과장은 아닙니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한 그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기상재해가 이어지기 마련인데 지난 4월 스페인이 40도, 태국이 4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이상징후가 벌써 시작됐는데요.

환경적인 측면에서 갯벌이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등 그 효용성에 증명됐으니 이제 우리 갯벌을 잘 지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유네스코가 한국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하나의 경고가 아니었을까요? 잘 보존된 갯벌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 이야기하는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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