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가게에서 저보고 신발 정리하래요!” 홍콩으로 여행 간 중국 유튜버의 최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6월 기준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은 한화로 약 14억, 전 세계 1위 수준입니다. 평 당 1억원을 넘나드는 비싼 집값, 15년 간 400%나 오른 부동산 가격,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21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합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집값은 빈부격차를 부르는데요. 홍콩인들은 이 문제를 야기한 장본인을 바로 중국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집값 버블 계기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홍콩을 반환 받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주택 건설용 토지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은 그해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게 되고, 부동산 시세는 3분의 2가량 폭락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주택 수요가 올라갔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 것입니다.

과거 홍콩의 한 일간지가 올린 거대한 메뚜기 광고 그림이 있었는데요. 곡식 위에 거대한 메뚜기가 앉아있는 그림이었는데, 곡식은 홍콩을, 거대한 메뚜기는 중국 자본을 비유한 것으로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의 모든 것들을 자본으로 쓸어 간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여주는 그림인데요.

한때 이 광고 때문에 본토와 홍콩인들 간에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결국 폭발하고 맙니다.

당시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로의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 법을 발의하자, 약 200만 가량의 홍콩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홍콩의 인구 수가 약 7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숫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홍콩 사람들의 이런 폭발의 배경에는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부동산 시장을 장악해 버리다 보니 실제 홍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거주 문제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진행되는 양극화 문제와 홍콩 기업을 사들인 일부 중국자본들이 홍콩사람들 보다는 본토의 인재 을 대놓고 뽑는 등, 취업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 점을 폭발의 근본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중 감정은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데요.

지난 2019년 9월 10일 홍콩 축구대표팀은 이란을 맞아 홍콩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경기를 가졌는데요. 경기 시작 전, 중국 국가가 나오자 관중들은 일제히 등을 돌린 채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2일 중국의 춘절을 맞아 중국 전역에 개봉한 ‘유랑지구2’는 지난 콘텐츠에서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각종 논란거리는 많았지만 중국에서 1, 2위를 다투며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하지만 홍콩에서 개봉한 성적은 참담하기만 합니다.

2월 12일 소후닷컴은 ‘2월 9일 홍콩에서 개봉한 유랑지구2는 유덕화까지 투입했지만, 개봉 당일 고작 5,2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며 참패했다’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이마저도 개봉 빨이었을까요? 개봉한 뒤 10일이 지난 2월 20일에는 중국인들의 적극적인 평점 참여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5위까지 밀려나며 존재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만강홍’ 역시 장이모 감독이 ‘역사를 악의적으로 해석했다’는 홍콩 관객들에게 비난을 받으며 홍콩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소식을 网易 뉴스가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은 자국 영화들의 홍콩 내 흥행참패에 대해 ‘홍콩인들의 노골적인 중국 적대시 성향이 영화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남 탓을 시전하는 신공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만 벗어나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중국영화들, 하지만 적어도 홍콩에서는 통할 줄 알았던 중국인들에게 이런 소식은 반갑지만은 않겠죠.

그런데 여기서 중국인들을 더 자극하는 홍콩발 소식들이 연이어 등장하게 됩니다.

홍콩 출신으로 대륙과 홍콩으로 가며 활발한 활동을 해 오던 여배우 ‘위스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예능을 찍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지난 2월 17일 홍콩 배우 정유령이 진행하는 ‘구수다과량화’라는 토크쇼에서 ‘중국의 예능방송은 참 희한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그 방식이 너무 적응하기 힘들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중국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디스를 날리게 됩니다.

여기에 한 네티즌이 올린 영상이 수많은 중국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는데요. 팬데믹이 한풀 꺾이면서 중국에서 홍콩, 마카오 왕래가 이루어지자 한 중국인 유튜버가 항주를 출발, 홍콩을 여행하는 계획을 구독자들에게 알리고 홍콩 여행의 전 과정을 찍어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홍콩에서 표준어를 쓰면 홍콩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는 댓글을 남기자, 그녀는 과감하게 홍콩에서 하루 동안 표준어 쓰는 챌린지를 하게 되며, 이는 고스란히 영상으로 기록되게 됩니다.

먼저 그녀는 한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는데요. 사전에 홍콩 친구를 통해 이 호텔에서 이틀 묵을 경우 보증금은 500위엔, 한화로 약 9만원이라는 정보를 미리 듣고 체크인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호텔 안내원은 9만 원은 하루 숙박 비용이며, 이틀 묵을 시엔 18만 원을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돈이 부족한 그녀는 근처 환전소에 가서 돈을 바꾸게 됩니다. 가게의 환율표에는 홍콩 돈 1달러 당 인민폐의 환전 비율은 0.86으로 써져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1:1의 비율로 환전해줬다고 말을 합니다.

이번에는 음료수를 파는 곳으로 가는데요. 직원을 불렀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점심을 먹으러 가게에 간 그녀는 맛있게 식사를 합니다. 하지만 가게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그녀에게 식당 주인은 충전은 안 된다면서 충전기를 뺄 것을 요구했다고 말합니다.

끝으로 신발가게에 가서 친구가 신발을 고르던 그녀는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친구가 3~4켤레 신발을 신어봤어요.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랐고, 직원에게 이 신발과 같은 사이즈의 신발을 두 개 더 가져달라고부탁했어요. 그랬도니 직원이 지금 신어 본 신발들을 다시 진열장에 올려놓으면 갖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 친구는 얌전히 시키는 대로 진열장에 올려 놨어요. 그리고 친구는 가져 온 신발을 다 신어보고 영수증을 갖고 계산하러 갔어요. 그런데 그 직원이 친구에게 저기 신어 본 신발들도 전부 박스에 넣어서 자신에게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분에게 내가 점원인지 당신이 점원인지 물어봤어요. 내가 여기서 신발 정리나 하고 있으면 당신은 뭘 하냐고 되물었죠. 그랬더니 태도가 좋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