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범죄와의 전쟁>, <군도>, <공작>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으로 다시 세계 각지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남아메리카 수리남을 배경으로 인간을 파멸로 몰고 가게 만드는 약을 판매하는 일당을 검거하는 무겁고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몰입하기 쉽게 풀어나가는 스토리와 긴장과 긴장 사이에 적절히 섞인 유머를 바탕으로 한 일명 ‘윤종빈식 스토리 전개’로 보는 이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며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리남>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만든 그 바탕에는 스토리와 연출, 편집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시너지 작용을 낸 것도 있지만,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해당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극을 끌고 나가는 황정민과 하정우를 필두로 이를 뒤에서 잘 받쳐주는 박해수와 조우진 그리고 유연석의 연기력은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에 맞는 개성과 힘을 불어넣으며 속고 속이려는 그 긴장감들을 여과 없이 보여줘 배우들이 열연한 캐릭터들의 동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수리남>의 방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대만입니다. 극중 ‘천전’ 역을 맡은 배우 ‘장첸’이 대만 배우로는 이례적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여 좋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장첸은 ‘이안’ 감독의 영화 ‘와호장룡’이 히트하면서 극중 장쯔이의 연인 역할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왕가위 감독의 영화 ‘일대종사’에서 팔극권의 고수 ‘일선천’역을 열연하며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됩니다.
왕가위 감독은 작품의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당시 팔극권에 문외한이던 장첸에게 팔극권을 직접 배워 대역 없이 소화해 줄 것을 요구했고, 장첸은 이에 곧바로 팔극권 수련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장첸은 언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말하기도 했는데요.
“왕가위 감독님이 하루는 저에게 일본 만화책을 한 권 건네줬어요. 팔극권과 관련해서 일본에서 벌어진 스토리였어요. 감독님은 팔극권 고수에게 팔극권을 배우길 권했고, 저는 바로 팔극권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3~5년 정도 정말 진지하게 수련했습니다. 저에게 팔극권 수련은 중요했습니다. 몸을 단련할 뿐 아니라 마음의 수련도 됐거든요. 제 시야를 더 넓게 만들어 줬고, 영화 촬영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장첸은 이때부터 아침, 저녁 각각 3시간씩 매일 6시간의 고강도 수련에 매진하게 됩니다. 하루 6시간씩 3년이 넘게 팔극권을 수련한 장첸은 특히 팔극권 중 ‘금강팔식’ 동작을 연습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밝힌 바가 있는데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수련한 결과, 진정한 무도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으며,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영화 ‘일대종사’ 시사회 때는 직접 팔극권을 시연하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실제로 장첸은 이런 실력에 힘입어 2012년 중국의 한 무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 무술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장첸은 ‘일대종사’에서 백미로 꼽히는 팔극권을 사용한 빗속 혈투신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며 박진감 넘치는 타격감을 보여줬으며, 2013년 1월,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일대종사’는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장첸의 이름을 중화권 전역에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ET 투데이’와 ‘중앙사’를 비롯한 대만 현지 매체들은 <수리남>과 관련하여 윤종빈 감독이 자국의 배우 장첸을 직접 섭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타이베이에 온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매체들은 윤종빈 감독은 예전부터 장첸의 팬이었고, 중화권 배우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 극 중에 등장하는 ‘천전’역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바로 장첸이었다는 인터뷰 내용을 전했습니다.
특히, 매체들은 윤중빈 감독이 제3자를 통해 캐스팅을 제의하는 것보다는 직접 찾아가 진심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장첸을 직접 만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는데요. 대만의 배우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같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것은 분명 대만의 영화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앞으로 더 많은 대만의 배우들이 한국에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경주간과 삼립신문망 등 대만의 대중매체들은 장첸과 같이 작업한 황정민과 하정우의 소감을 집중적으로 전했는데요. 한국의 배우 하정우는 “장첸과 2007년 이후 다시 한번 같이 수리남을 통해 작업을 하게 됐는데, 장첸이 하나도 늙지 않는 모습에 놀랐으며,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장첸이 워낙 편안한 스타일이라 서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인 황정민이 인터뷰를 통해 “유년시절 장첸의 영화를 보며 자랐으며, 장첸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점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는 분명 대만 팬들을 설레게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대만이 이렇게 들뜬 반면, 중국 쪽의 언론과 네티즌들은 <수리남>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 3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먼저 한국이 수리남을 통해 지나치게 자신들의 상품과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하정우가 한국산 커피를 수리남 군인에게 선물로 주는 장면에서 ‘맥심’이라는 상호를 그대로 노출시키며 자국산 물품들을 대놓고 홍보하고 있으며, 황정민이 수리남 대통령에게 이순신 장군의 검을 선물하는 장면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세계 3대 장군 중의 한 명으로 소개하며 자국의 문화를 억지로 소개하는가 하면, 뜬금없이 박지성과 박찬호의 사인볼을 등장시키며 자국의 스포츠 스타들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통해 한국인들의 좁은 속을 알 수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방영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것들을 들을 다 알고 쓸데없는 지적질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가 누차 말씀드린 대로 중국이 자랑하는 어둠의 루트를 통해 바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왕이 뉴스는 “내가 <수리남>을 보지 않는 이유”라는 뉴스를 통해 “한국이 이번에도 중국의 이미지를 나쁘게 묘사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왕이를 비롯한 중국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차이나타운은 더러운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중국인들은 모두 폭력적인 악당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황정민이 맡은 한인 목사 ‘전요환’은 차이나타운 우두머리 ‘천전’역을 맡은 장첸보다 서열상 위로 설정되어 마치 한국인이 중국인 위에 군림하며 조종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천전’ 역을 맡은 장첸은 대륙 출신의 배우가 아니라 대만 출신의 배우인데, 그를 캐스팅한 것도 일종의 중국에 대한 도발이다.”라며 마치 자신들이 수리남을 제작한 듯한 희한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접한 중국과 대만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왜 한국 드라마는 항상 요녕성이나 심양에서만 특수 임무를 진행할까?”, “억지로 중국인들을 나쁘게만 묘사하네. 중국 배우들은 늘 반대파와 악당 역할만 하고!”, “후반부에 나오는 총격씬은 중국에서 방영하는 항일 드라마 장면을 베낀 것 같은데?”, “중국을 너무 과하게 나쁘게 말하네. 뭐? 관우가 사악하다고?”, “중국을 나쁘게 묘사하면서 황정민과 하정우를 낭비한 드라마”, “한국은 영화 찍을 때 자국 브랜드 되게 좋아함. 무슨 대우, 현대, 기아, 삼성, 다 나옴…”, “수리남 다 봤는데, 대만은 진짜 언제 저런 레벨의 드라마를 찍을 수 있을까?”, “천전과 전요환이 서로 면대면으로 바라보는 장면은 진짜 지리더라!”
“이런 장면은 한국이 진짜 기가 막히게 만든다니까. 장첸이 한국 드라마에 나오다니 정말 울컥하게 만드네!”, “한번에 몰아서 다 봤어. 장첸 좋았고, 한국 이 정도로 드라마 만드는 거 정말 감탄만 나온다. 이제 미드와 비교할 필요도 없는 수준인 것 같아!”, “그런데 박해수 옆에 나오는 그 여자 요원은 누구지? 예쁨…”, “천전 부하들은 너무 약한 것 같아. 추자현은 여전히 아름답고…”, “잘은 모르겠지만 장첸, 한국어 발음도 은근 좋을 듯”, “장첸, 이제 중국인 역할 말고 대만인 역할을 맡아보자!”
바쁜 가운데 잠깐 시간을 내어 <수리남>의 등장인물들 사이의 속고 속이는 게임에 직접 참여하여 내가 스스로 언더커버를 찾아보며 재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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