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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개한 음식이라며 무시당했지만, 지금은 외국인이 더 사랑하게 된 음식!

  • 지식

지난 2008년 6월 무인항공촬영 전문가 ‘김병헌’씨는 헬기를 타고 공사부지를 찾아보던 중 충남 보령에서 거대한 기하학적 무늬의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했습니다. 인적이 없는 거대한 초지에 마치 태극무늬를 그려둔 것 같은 이 광경을 목격한 그와 촬영팀은 충격과 경이로움에 휩싸였죠.

보통 미스터리 서클은 누가 그렸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UFO가 그린 것이다’라는 설이 일반적인데 보령의 미스터리 서클 역시 그러했습니다. 지름이 20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이것을 만약 인간이 그렸다면 이 역시 비상한 일입니다. 트랙터로 제초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트랙터의 회전 반경을 생각했을 때, 저렇게 작은 원을 그리거나 정확한 원을 그리는 것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제초기로 제초 작업을 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어렵습니다. 저렇게 정확한 모양을 하늘에서 그렸을리는 만무하고 작업자가 직접 생각하며 했더라도 그의 두뇌가 미스터리니까요. 어쨌든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미스터리 서클의 비밀은 바로 가수 ‘서태지’가 컴백을 알리는 홍보용으로 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단락 됐습니다.

그로부터 13년 뒤, 이번에는 미 항공우주국 NASA가 인공위성으로 신기한 사진을 찍어 공개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자신들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으로 포착한 지구의 모습을 소개하는 ‘지구 전망대’라는 사이트 운영하는데요.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볼 기회가 없는 일반인들이 인공위성으로 찍힌 사진을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그런데 작년 2월 중순 나사는 ‘랜싯 8’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을 한 장 대문에 걸어두었는데 사진이 볼수록 신기합니다. 크게 네 개로 나뉜 섬을 둘러싸고 바다 위가 전부 까만점으로 촘촘히 찍혀 특정한 패턴을 보였는데요.

도대체 이러한 패턴을 만들어낸 까만 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조선의 제16대 임금 ‘인조’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수라상 앞에서 기미상궁이 기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헌데 기미상궁이 검은색 종이를 밥에 싸먹는 모습이 신기해 자신도 똑같이 이를 하얀 쌀밥에 싸먹어 봤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음식인데다 짭짤 고소한 것이 그런 대로 입맛에 맞았던지 기미상궁에게 음식의 이름을 묻습니다.

그러나 기미상궁은 “딱히 정해진 이름은 없고, 전라도 광양의 김(김여익)가 올린 물건이옵니다.”라고만 말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인조는 마땅한 이름이 없으니 “그냥 ‘김’이라 부르라”고 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맞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바로 그 ‘김’입니다. 우리 나라 역사에서 ‘김’은 식용으로 사용한 역사는 천년이 넘지만 김을 처음으로 양식한 사람은 전남 광양에 살던 ‘김여익’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1714년 광양현감 ‘허심’이 쓴 김여익의 묘표에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김여익으로부터 시작된 ‘김 양식’ 덕분에 김 수출은 매년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데요. 어느새 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식품이자, 농수산물 중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하는 효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미 항공우주국 NASA가 어찌나 양식법이 신기했던지 웹사이트 대문에 걸어두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말 미국 NASA는 인공위성으로 찍은 지구의 모습을 소개하는 ‘지구 전망대’라는 사이트 대문에 한국의 남해안을 촬영한 사진을 걸었습니다. 완도를 중심으로 찍힌 이 사진에는 해조류 양식장이 점선처럼 흩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NASA는 “대부분은 실제 색상이지만 바닷물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일부 음영과 색조를 분리하고 필터링했다”고 밝혔는데요.

“완도는 기온이 따뜻하고 조수가 강하지 않아 얕은 바다에서 김, 다시마, 미역 등을 기르기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해조류는 보통 부표가 달린 로프에서 양식하는데 이 기술 덕분에 만조 때 충분한 햇빛을 얻을 수 있을 만큼 해조류가 수면에 가깝게 위치할 수 있고, 간조 때에도 바닥에 긁히지 않는다”며 “한국은 초밥에 사용되는 붉은 김 수출량에서 세계 1위”라고 소개하기도 했죠.

그런데 완도 앞바다에 쫙 깔린 천연자원에 가까운 김은 한국이 세계에서 으뜸이고 바다가 존재하는 한, 다시 말하면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채굴할 수 있는 금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의 경우 전쟁 중에도 한국산 김을 엄청나게 수입하고 있죠. 지난 2022년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 뒤, 한국김 수출협회는 재미있는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러시아 김 수출이 약 4,699만 달러로 2020년에 비해 약 50.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액으로 따지자면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러시아가 한국의 4위 김 수입국이 된 겁니다. 2016년 10위에서 5년 만에 급성장했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시작된 후 통계입니다. 올해 2월 말까지 러시아에 대한 김 수출은 약 650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월과 4월에는 각각 168만 달러와 152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절반으로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러시아로부터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요.

특히 러시아에 많이 수출되는 품목은 ‘마른 김’으로 1월부터 4월까지 수출된 양이 약 32만 1,737kg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습니다. 전쟁 중에 오히려 더 많은 물량을 수입했다는 것이죠.

보통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김은 ‘스낵 김’입니다.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김이고 영화 배우 ‘휴 잭맨’의 딸이 길거리에서 김을 먹는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기도 하죠. 그런데 마른 김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를 본인 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먹는다는 뜻입니다. 참기름을 발라 맛소금 뿌려 구워먹든, 김밥을 싸먹든, 삼각김밥을 만들어 먹든, 볶음밥에 첨가해 먹든 어떤 방식으로든 김을 직접 요리한다는 의미인 것이죠.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마트에서 김을 구매해 먹을 수 있어 그 위상을 실감하기 어려운데요. 사실 김은 한국산 농수산식품 중 압도적인 수출 1위 품목입니다. 2021년 김 수출액은 6억 9,280만 달러 한국 돈으로 약 8,896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로써 연간 김 수출 1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대비 15.4로 급증하면서 성장세도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데요.

이로써 수출 2위인 참치와의 격차도 매년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한국김산업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한국 김은 전세계 114개국에 수출되는 그야말로 효자 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죠. 더구나 한국 경제에 있어서 김은 참치와도 비교도 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상품이기도 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완도 등지에서 직접 양식해 왔기 때문에 외국에 특허료를 지불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100% 국내 어민의 손에 쥐어집니다.

원재료를 수입할 필요도, 특허료를 지불할 필요도, 농약을 사용하거나 특정 재배 환경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죠. 오로지 하늘이 내려 준 천혜의 환경과 어민들의 땀구슬로 이루어낸 작품이 바로 김 양식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산 김이 어떻게 전세계 시장에서 이토록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요?

2017년 7월 17일 스위스 제네바로 잠시 이동해 보겠습니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제40차 식품규격위원회 총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CODEX는 한국이 제안한 ‘김 제품 규격안’을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식품 분야의 유일한 국제규격인 코덱스 규격은 전세계 187개국의 식품 기준으로 국제교역에서 분쟁 해결의 기준이 됩니다.

코덱스 규격 중 해조류와 관련된 규격은 김이 최초인데요. 포자를 밧줄에 심어 양식하는 김은 조금 과장해 100번의 손길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오릅니다.

즉, 많은 정성이 필요한 해조류라는 의미죠. 현재 전 세계에서 김을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정도에 불과한데 이 중 한중일이 전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를 넘고, 그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많은 김을 생산합니다.

지난 2012년 한국은 꿈의 숫자 ‘1억 속’을 넘겼는데요. 여기에서 말하는 속은 100장을 의미합니다. 2011년까지 세계 최대 생산국이던 일본이 8,500만 속에 그치면서 사상 최초로 세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매년 생산량이 증가하다 20221년 약 1억 4,513만 속까지 생산량을 늘렸죠. 그런데 같은 김 생산국이라도 한국산 김을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수입 김의 82%가 한국산 김으로 알려졌는데요. 마른김과 조미김의 비율이 5:5입니다. 일본에서는 김을 술안주로도 먹고 밥과 함께 섭취하기도 하는 만큼 한국이 직접 맛을 가미한 조미김과 자신들이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마른 김을 함께 수입하는 겁니다. 중국 역시 조미김과 마른김을 골고루 수입하고 있는데요.

태국이 조금 특이합니다. 태국은 의외로 꽤 많은 김을 생산하지만 태국으로 생산되는 한국산 김의 97%가 마른 김입니다. 태국에서 제조되는 스낵김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수입한 것이죠. 그런데 한국산 김의 수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한류의 영향도 크지만 무엇보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웰빙 트렌드 덕분입니다.

한때 서양인들은 김의 겉모습을 보고, ‘검은 종이’라거나 ‘잡초’, ‘미개한 음식’ 등으로 부르며 무시하면서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식품 취급을 받지 못했던 겁니다.

그러나 김이 가진 효능이 알려지고, 한류열풍을 등에 업은 외국인 유튜버들이 한국 김을 소개하는 영상을 끊임없이 제작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생겼는데요.

다만 특이하게 한국은 참기름 또는 들기름을 바른 후 소금을 뿌린 형태의 김이 소비되지만 서양에서는 쌀이 주식이 아닌 관계로 간식처럼 김을 섭취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활용해 간식처럼 만들어 생산하죠. 한국산 김의 인기에는 김의 품질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김은 워낙에 까다로운 생산 조건을 필요로 합니다.

즉, 깨끗하고 청정한 바다에서만 생산되는 것인데요. 지저분하고 오염된 바다에서는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반드시 조류, 일조량, 수온, 염분의 네 박자가 맞아야 비로소 최고의 김이 생산되는데요. 위도 34-37도 해안에서만 생산되며 같은 위도라도 수온에 따라 맛이나 성분이 다릅니다. 최적의 수온은 5~8도인데 4도 이하로 내려가면 성장이 되지 않고, 15도 이상으로 올라가며 뿌리가 녹아 버립니다.

여기에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해안선이 길어 갯벌이 크게 발달했는데요. 갯벌에서 양식하는 우리나라 김은 물에 잠겼을 때 갯벌이 공급하는 풍부한 영양분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산 돌김이나 재래김 등은 한국 고유의 자연 환경에서만 생산될 뿐,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같은 품질의 김을 만들 수 없습니다.

농약도 필요 없고,비료도 필요 없이 하늘이 내린 천혜의 자연환경에서만 자라는 영원히 캘 수 있는 ‘금’이지만 가장 까다롭게 생산되는 ‘금’이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차이점은 맛을 가미하는 조미 기술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대부분 스시용 김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두껍고 습기만 제거된 김을 생산하며 대부분 내수시장에서 소비 됩니다.

반면 한국의 조미김은 참기름이나 들기름 등으로 풍미를 더하고, 맛과 품질이 우수한 소금으로 간을 맞추기 때문에 간식으로도 술안주로도 최고로 꼽힙니다. 이러한 조미기술은 감히 일본이나 중국이 따라할 수 없는 한국만 독보적인 기술입니다. 한때 바다의 잡초니, 검은 종이니 무시당하던 김은 어느새 한국농수산품 중 독보적인 1위 수출 품목으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일본 기업에서 한국에 진출해 김 생산을 준비해 ‘made in korea’라는 원산지를 달고 수출될 것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한국이 가진 고유의 기술을 빼앗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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