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동했는데요. 캘리포니아 고산 지대에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몇 시간 안 왔는데 세상이 이렇게 다르네요. 매머드 레이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트 주차장에 캠핑카를 세우고 1박을 했는데요. 며칠 전부터 계속 얼굴에 뭐가 났는지 간지럽고, 손에도 뭐가 막 나서 간지러우니까 긁었는데, 모기인 줄 알았던 게 지금 보니까 베드 버그 같아요. 이틀 전에 묵었던 모텔에서 물린 것 같아요. 제가 캠핑카 말고 다른 데서 잔 건 모텔밖에 없거든요.
처음에는 겨울이라서 몸이 건조한데 로션을 안 발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온몸을 베드 버그한테 물렸습니다.
여기는 매머드 레이크라는 RV 캠핑장입니다. 너무 추워서 제가 오늘 캠핑장을 이용했는데, 지금 보시다시피 이번에 미국에 눈이 많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사람 키보다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어요. 한 3~4m씩 쌓인 것 같아요. 여기도 지금 눈이 쌓인 걸 캠핑장 운영하려고 길을 치워서 이 정도지, 눈이 어마무시하게 왔습니다.
그리고 캠핑장 예약하면서 웃겼던 게 여기가 곰이 사는 지역이래요. 관련 영상을 봤는데, 여기는 진짜 야생 곰이 튀어나와서 사람들 밥 먹는 데서 왔다 갔다 하고 그래요.
그런데 보통 그렇게 되면 곰을 못 오게 하든가, 사람을 못 오게 하든가 둘 중의 하나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여기는 곰과 사람이 공존한다는 후기가 많아요. 심지어 동물원 곰이 아니라 야생 곰, 진짜 자동차만 한 덩치의 곰들이 왔다 갔다 해요. 저도 곰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어제는 안 나타났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너무 좋은데, 오늘 좀 묵은 때를 씻어내려고 근처에 있는 온천에 갑니다. 천연 유황온천인데, 피부에 되게 좋다고 해요. 이 근처에 공짜 온천이 몇 개 있어서 오늘은 온천을 돌아다니면서 목욕재계를 할까 합니다.
진짜 미국은 그냥 대자연 느낌이에요. 뻥 뚫리는 느낌. 여름에 오면 이런 눈 쌓인 광경도 못 볼 거 아니에요.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같은 곳을 가더라도 여름에 가냐, 겨울에 가냐 그리고 5년 전에 가냐, 10년 전에 가냐에 따라 다르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여기는 네바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가는 경계에 있는 ‘Wily’s Hot Springs’라는 천연 유황온천이거든요. 샌프란시스코는 무조건 사계절 내내 여름 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완전 그냥 알래스카예요. 진짜 이번에 미국에 눈이 많이 오긴 왔나 봐요. 역대급으로 많이 왔다고 들었거든요.
지금 제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원래는 도로거든요. 원래 차를 타고 도로로 들어가는 길이에요. 온천까지 여기서 한 2~3km 걸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대자연을 봐서 가슴이 진짜 탁 트입니다. 앞에 보이는 산들은 사실 스위스에 있는 그런 산들에 꿀리지 않을 정도로 되게 예쁩니다.
도로가에서 온천까지는 한 30~40분? 천천히 걸으면 40분 정도 걸립니다. 천연 온천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여기 미쳤네요. 진짜 말이 안 되는데요? 제가 가 봤던 온천 중에 진짜 최고입니다. 역대급! 이런 느낌의 천연 온천은 처음 봤어요. 여기는 찐이네요. 그냥 찐 온천이네요. 심지어 나밖에 없어… 너무 좋다.
옷을 갈아입고 온천에 입수했는데, 물 온도까지 딱 적당하네요.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유황 냄새가 확 나요. 여기서는 종일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는 왜 공짜일까요? 이게 공짜일 수가 있나? 물고기도 있어요. 근데 유황 물에서 물고기가 살 수 있나요?
날씨도 너무 좋은 게, 지금 늦겨울이라서 물 밖은 5~10도 정도 되니까 수온이랑 조화가 너무 좋아요. 제가 가 본 40개국의 온천 중 최고였어요.
온천을 나와서 두 번째 핫스프링으로 가기 전에 일단 밥을 먹었는데요. 밥도 먹고 한 타임 쉬니까 이제 오후가 됐거든요. 가서 핫스프링 한 번 더 즐기고 들어가겠습니다.
일단 아침보다 좀 더 추워졌고, 지금 향하는 핫스프링은 처음 갔던 곳보다 좀 더 가깝게 있다고 해요. 여기는 10~15분만 걸으면 될 것 같아요.
두 번째 핫스프링인 ‘Hilltop Hot Springs’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그냥 물웅덩이 같은데, 사람들이 꽤 많네요.
첫 번째 온천과 달리 여긴 가족탕 느낌의 아늑한 곳이네요. 온천을 즐기던 미국 친구들과 가벼운 인사도 주고받았습니다.
이번에 미국 여행하면서 느낀 게 진짜 미국은 크다는 거예요. 진짜 커요. 제가 3~4개 주를 거쳐 왔는데, 땅덩어리가 큰 만큼 자연이 엄청난데, 좀 부러워요.
한 번도 미국에 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까 RV 캠핑카 같은 것들이 한국보다 훨씬 더 발달해서 제가 좋아하는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한국도 캠핑카 타고 막 돌아다니면서 대자연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땅이 좀 좁아서 안타까워요.
온천을 마치고 캠핑카에서 맞는 밤이 왔습니다. 온천에서부터 맥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맥주를 마시면 운전을 못 하니까… 이제 맥주를 한 캔 마시는데, 꿀맛입니다.
이번에 출발할 때 맥주 6캔을 샀는데, 지금 한 달이 다 돼 가도록 6캔을 못 먹었습니다. 이번에 진짜 술 안 먹고 여행한 것 같아요. 확실히 차를 몰고 다녀서 그런 것도 있는데, 밤에는 먹어도 되는데도 많이 안 마시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매머드 레이크에서 온천을 찾아다니면서 하루를 보내봤는데, 뷰가 너무 좋은 역대급 온천이지 않았나 싶어요.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은 매머드 레이크에 있는 캠프 그라운드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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