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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탁, 녹조, 갈조… 대체 왜 생기는 걸까? 초보 물생활러를 위한 어항 관리 팁

  • 생활

여러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물고기 키우는 데 갑자기 어항 물이 뿌예지거나, 물이 초록빛이나 갈색빛을 띠거나, 벽면과 바닥재에 이끼들이 끼거나… 그럴 때 어떻게 하셨어요? 일단 당황하시죠? 너무 갑자기 생겼으니까요. 그리고 걱정을 시작하십니다. 어항물에 무슨 문제 생긴 거 아니야? 물고기들에게 치명적이면 어떡하지?

그다음 단계로 검색을 시작하십니다. 어항 물 뿌예지는 이유, 어항이 이끼 끼는 이유,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기도 하시죠. 그러면 온라인의 전문가들에게 무수한 답변을 받습니다. 환수, 여과기, 산소발생기, 박테리아제 투여, 이끼 제거제, 수많은 수질 안정제… 해결책이 너무 많아서 잠시 혼란스러워하시다가 가장 그럴싸한 답변을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옮기십니다. 집사로서 최대한 빨리 조치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현상 자체가 어항의 위협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 이런 변화들은 왜 생겼을까요? 이런 물의 변화들은 대부분 어항 세팅한 지 두 달 이내에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며칠 전쯤 뭔가 이전과는 다른 불규칙한 행동을 하셨을 겁니다. 백탁, 녹조, 갈조, 청수 이런 것들은 쉽게 얘기하면 물이 스스로 정화력을 갖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고기를 기르고 있는 어항물은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어항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하나의 생태계로 보셔야 합니다.

각종 원소, 미생물, 물고기, 수초, 영양분, 광 에너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생태계 구성원들은 서로를 영양분으로 삼으며 증식하기도 하고 사멸하기도 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서로 공생합니다. 우리 집사들도 어항에 사료를 주는 과정을 통해서 이 사이클에 참견하죠. 이 생태계 구성원들은 한쪽이 너무 비대해지지 않고 균형을 잡으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원인에 의해 한 요소가 너무 과다해졌을 때는 총력을 다해 그 과다한 요소를 감소시키려고 하죠.

이런 원리가 결국 물의 부패를 막는 정화를 이뤄내는 겁니다. 백탁과 녹조, 갈조 등은 이러한 노력의 과정 중의 하나라고 볼 수가 있어요. 쉽게 말해서 물의 균형, 곧 정화력을 위한 것이죠. 그래서 그 자체가 위협이라고 여기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물 입장에서는 상당히 이상하고 불편한 행동인 겁니다.

이런 현상들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 스스로 균형을 잡기 위한 시간을 줘야 합니다. 곧, 기다림이 필요한 거죠. 시간이 지나면 백탁과 청수의 경우는 대부분 다시 맑은 모습으로 원상 복귀되고요. 녹조와 갈조는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물의 정화력을 높인 상태에서 증식을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류는 종류를 막론하고 물을 지키는 엄청 좋은 녀석이기 때문에 어항 벽면 정도만 제거해 주고 그냥 둡니다. 그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성급한 조치는 물의 균형을 깨거나 생물들에게 스트레스 요소만 될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마음이 급하셔서 화학약품을 사용할 경우, 사이클을 유지하는 생태계원들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제발 달팽이 제거제, 이끼 제거제 같은 것 좀 안 투여해 줬으면 좋겠어요. 생물을 죽이고 억제하는 물질이 물고기들에게 좋을 리 없잖아요. 경우에 따라 이런 현상이 ‘진짜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는 거 아니야?’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제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백탁, 녹조, 갈조, 청수 등의 현상들이 물고기들에게 문제로 온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 진짜 문제 생겼는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제가 쉬운 방법 두 가지를 다시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물의 냄새를 맡아보는 겁니다. 좀 예민하신 분들은 세팅 시기에 따라 물 냄새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세팅 초기나 환수 시에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은 괜찮지만,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물에서 악취가 난다면 즉각 조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급할 경우 환수도 해줘야 합니다.

두 번째, 어류의 상태를 보는 겁니다. 이게 가장 정확해요. 먹이 반응, 영역 다툼, 번식 활동, 이런 원천적인 욕구 표현이 줄어들거나 수면 위에나 바닥에만 있는 활동 범위가 줄어드는 경우, 그리고 유영이나 호흡이 불규칙한 경우 이런 것들을 잘 관찰해 보세요. 수질 측정기로 측정하는 것보다 더 정확히 물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빨리 맑은 물을 원하고 깨끗한 게 좋다고 하시는 분들은 다른 거 하지 마시고 이렇게 먼저 해보세요. 첫 번째로 사료량을 줄여주거나 잠시 중단해주세요. 그리고 좀 정상화가 되면 다시 급이량을 정상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박테리아들에게 증식해서 불균형을 소화할 시간을 주는 겁니다. 대부분 여러 증상들이 개체수나 급이량이 많을 때 생기거든요.

두 번째는 수초량과 광량을 높여주는 거예요. 수초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원소들을 흡수해요.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주 급한 분들은 하루 20% 이하로 정상화될 때까지 환수해 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임시방편적 효과이기 때문에 원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경우, 증상이 다시 생길 수도 있습니다.

네. 여러분들 이번엔 백탁이라든지 녹조, 갈조 이런 증상들이 왜 생기고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한번 이야기해 봤습니다. 네, 시청해주신 농부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계신 그곳에서 아름다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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