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2023년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인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부대 행사로 개발 도상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회의가 개최되는데,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는 이 회의에 중국이 직접 참가한다고 지난 5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중국이 이번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들어 가는 소의 심정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마지못해 참석하는 것인데요. 국제사회는 왜 중국에 강력하게 이번 회의 참석을 요구했을까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서부 진출을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제안한 일명 ‘일대일로’는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150여 개 국가와 32개 국제기구가 참석한 이 업적을 올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중국의 존재감을 전 세계 과시, 다시 한번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었는데요. 최근 여기저기서 이에 대한 부작용들이 속출하면서 중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중국에 파키스탄은 오랜 우방국이며 중국이 인도양으로 나가는 통로이자,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입니다. 전 세계에 특별히 친구가 없는 중국에 파키스탄은 유일하게 ‘맞팔’해 준 고마운 친구이자, 왕따를 벗어나게 만들어 준 형제 국가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게 중국의 플랫폼에는 파키스탄 사람들이 중국인들에게 얼마나 우호적인지 보여주는 영상들이 차고 넘치며, 파키스탄 현지에 가서 중국에 대한 반응을 직접 찍은 영상들은 압도적인 조회수를 자랑합니다.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 위치한 ‘과다르항’은 전략 요충지로 통합니다. 아라비아해에 접한 과다르항은 석유가 풍부한 중동과 석유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중국 등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 요충지이자,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사기지 역할도 가능한 곳입니다.
중국이 2013년부터 중국 서부에서 파키스탄 남부까지 약 3,000km 구간에 도로와 송유관 등을 건설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일명 ‘CPEC’의 출발지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현재 중동산 원유를 말라카해협을 지나 12,000km의 대장정을 거쳐 들여오는데요.
만약 이 원유를 과다르항을 통해 운송하게 되면 12,000km의 거리를 2,395km로 단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혹시나 모를 미국의 말라카 해협의 통제로 원유가 자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으니 그렇게만 된다면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를 위해 파키스탄에 약 56조를 투입하여 국가 기본시설인 철도, 도로, 송유관, 교량 등을 지어주고 채광까지 빌려주는 대가로 파키스탄으로부터 이 과다르항 운영권을 40년간 확보했습니다.
개도국들의 국가 기초시설을 깔아주고 차관을 주는 대신, 그 나라의 항만 등 주요 시설 운영권을 독점하는 ‘일대일로’ 사업이 극악한 이유는 바로 철저하게 ‘차이나 스탠더드’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차이나 스탠더드’는 해당 공사에 반드시 중국산 기자재만을 쓰고, 중국 업체가 중국인을 고용하는 등 공사를 맡은 중국 기업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인데요. 개도국들이 선진국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차관을 제공받기 어려우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국이 제시한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제1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어려우면 제2금융권이나 사채 등 고금리 상품을 쓸 수밖에 없는 것처럼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은 사실상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고리대금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비난이 국제사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낚인 나라들은 대부분 개도국과 저개발국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로, 현재 대부분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파키스탄 역시 중국에 빌린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2020년부터 과다르항을 비롯한 일대일로 건설 현장에서 이를 반대하는 파키스탄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사를 해도 현지인을 고용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 업체의 배만 불리며 정작 파키스탄은 국가 부도로 빠지고 있으니, 이를 보다 못한 국민들이 일대일로 사업 반대를 외치며 거리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중국 당국이 파키스탄에 압력을 가하자,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파키스탄 정부는 과다르항 지역 중국인들을 보호한다는 이유 하에 주변에 총 20km 길이의 철책과 검문소를 설치했는데요.
이로 인해 현지 주민들의 생활이 크게 불편해졌을 뿐 아니라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획으로 수입마저 줄게 되자, 인내심을 잃어버린 시민들이 중국인들은 물러가라며 대규모 시위 사태로 전면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2022년부터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대만의 ‘삼립 뉴스’는 지난 1월, 사태의 심각성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1월 5일, 외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수많은 인파가 과다르항 인근에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몰려 정확한 수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이를 막으려는 파키스탄 군인조차 역부족임을 알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과다르항 주변의 10개 유류 창고와 13척의 유류선을 공격해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어 “시위대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철수를 주장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과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파키스탄의 군함도 피해를 입었다.”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내용을 전하는 중국 언론들의 기조는 좀 다른데요.
먼저 지난 1월 8일, ‘텅신왕’은 “과다르항 시위 이후 파키스탄이 중국 정부에 새로운 약속을 전했다.” 1월 10일, ‘왕이 뉴스’는 “과다르항 시위에서 중국인 철수를 외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제 약속을 이행할 때가 됐다.”라는 제목으로 봐서 양국의 스탠스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시위의 내용보다는 일부에서 약간의 잡음은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가 이를 잘 해결했고 중국과의 일대일로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중국 당국에 보여 양국 간의 우호적인 협력 관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기조로 뉴스를 전해, 보는 이들은 현재 상황이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밝은 미래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정직하지 못한 일부 기자들이 늘 중국과 파키스탄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하지…”, “이런 상황에서 파키스탄은 중국과 더 가까워지려고 할 텐데, 누가 이런 유언비어를?”, “훼방꾼들은 중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악화되기를 간절히 바랄 거야. 물론 그들의 뜻대로 되진 않겠지만…”, “먼저 파키스탄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일대일로를 완성시킵시다!”
“파키스탄과 우리의 우정은 단단합니다. 저런 유언비어 믿지 마세요…”, “왜 군대를 보내서 보호하지 않지? 우리가 주둔할 합리적 이유가 없을까?”, “중국군을 주둔시켜서 과다르항을 보호한 후 군사기지를 세우자. 그런데 파키스탄 정부는 뭐 해?”, “서방 매체들은 원래가 불량한 것들이라 늘 중국과 파키스탄을 갈라놓으려 하거든!”, “이 혼란의 뒤에는 분명히 미국이 있을 거야…”, “우리 중국인들이야말로 세계의 평화와 발전과 우정을 가져다주고 있잖아!”
파키스탄이 일대일로 때문에 중국에 진 빚은 약 28조입니다. 이를 갚지 못해 2022년 11월 2일, 파키스탄 총리는 북경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에게 지원을 호소했고, 중국 정부로부터 약 9조의 차관을 또 받았습니다.
현재 대출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대출을 받고있는 것인데, IMF의 구제금융 금리가 연 2%인 반면, 중국은 연 5%가 넘는 금리로 돈을 빌려줍니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일대일로를 ‘부채의 함정’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나라를 상대로 사채놀이를 하는 중국 당국의 이런 방식은 나중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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