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라스베이거스에 가는 날입니다. 출발에 앞서 카페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유료 캠핑장에서 히터 틀고 자니까 따뜻하고 너무 좋았어요. 가끔씩 돈을 좀 쓰더라도 뭐 그렇게 비싼 캠핑장 말고 전기 있는 20~30달러짜리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랜드캐니언부터 450km, 총 6시간 이동해서 지금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습니다.
UNLV,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대학교에 나와 있는데요. 여기 제가 아는 분이 교수님으로 계세요. 그래서 수업을 한 번 들으러 와도 괜찮다고 하셔서 와 봤습니다, 제가 사실 대학교를 1년밖에 안 다녀서 이런 대학교 캠퍼스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좀 있어요. 그래서 미국 대학교는 어떤지 한 번 보겠습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지인인 UNLV 통계학 교수님을 만났는데요. 오늘은 인문/예체능 학생들의 기초 통계 수업이 있다고 해요. 살아가는 데 수학을 배워서 도움이 될 만한 주제만 쉽게 가르치려고 하신다고 해요.
15년 만에 대학 강의실에 오니까 약간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네요. 미국 대학교 강의가 처음이라 떨리는데, 사람들이 너무 조용해서 무슨 말을 못 하겠네요.
수업 주제는 ‘가격의 상승과 하락 % 계산하기’였어요. 중간에 갑자기 교수님이 저한테 질문을 해서 당황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 오랜만에 대학 강의를 들으니까 좋았습니다. 이제 학생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 볼 건데요.
교수님 말씀으로는 금요일마다 학생 식당 메뉴를 50% 할인해서 다들 금요일에만 간다고 하네요. 일반 메뉴도 있고, 뷔페 중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10.80달러, 약 14,000원 정도 한다고 하네요. 오늘은 5.4달러, 7,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거죠.
식당에 도착했는데, 학교 학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고 되게 깔끔하네요. 식당 식권에 음료나 디저트 아이스크림 가격 등이 다 포함된다고 해요.
근데 아까부터 느꼈는데 여기는 인종이 정말 다양해요. 백인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백인보다는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교수님 얘기로는 여기가 미국에서 뉴욕대학교 다음으로 2번째로 인종이 다양한 학교라고 합니다.
비건 메뉴도 있고, 계란, 소시지, 스크램블, 치킨 수프도 있습니다. 식사가 호텔식처럼 완전 잘 나와요. 베이거스에서 10달러에 이 정도 퀄리티면 엄청 괜찮은 것 같아요. 베이거스 여행 오시는 분들은 여기 와서 먹어도 상관없겠어요. 학교 구경도 하고요. 제가 먹어본 학식 퀄리티 중 최고였습니다.
햄버거 섹션엔 수제 햄버거가 있고, 파스타, 피자, 인도식 요리도 있습니다. 베지테리언을 위한 섹션에서는 직접 즉석에서 요리도 해 주네요. 후식으로 푸딩, 아이스크림, 음료수도 있고… 스타벅스까지 있네요. 게다가 학교 학생들은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가도 된다고 합니다.
제가 태국에 있는 학교 뷔페도 가 봤고, 이런 학교 뷔페를 몇 군데 가 봤는데… 그중에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물론 10달러라는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긴 한데, 커피 한잔이 보통 4~5달러, 한 끼 평균 20달러인 미국에서는 가성비도 좋은 거죠.
체육관 건물에는 학교 병원이 있고, 클라이밍 시설뿐만 아니라 실내 농구장, 스피닝, 라켓볼 시설 등 규모가 상당합니다. 수영장이랑 스파, 2층엔 웨이트 존도 있는데, 이 모든 시설을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 번 돌아보니까 학생들이 식사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학교 안에 있으면 다른 데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학교에서 조금만 나가면 술집들도 많다고 해요.
도서관 건물에 왔는데, 진짜 크고 예쁘네요. 도서관 앞쪽에는 컴퓨터가 있는 전자식 공간이 있고, 안쪽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서관 시설이 있네요. 되게 깔끔해요. 진짜 대학교 다닐 때는 도서관 한 번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얼씬도 한 적이 없는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도서관에 와 보네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도착했습니다. 이 동네는 프랑스 파리, 이태리, 어디는 미국식으로 콘셉트를 잡고 꾸며놨다고 해요.
세계 3대 분수 쇼 중 하나인 ‘벨라지오 분수 쇼’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스케일이 미쳤네요.
라스베이거스가 신시가지랑 구시가지로 나뉘는데,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신시가지입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 많은 동네죠. 근데 여기는 전광판도 진짜 크고 도시가 진짜 화려해요. 지금 보면 다 호텔이고, 카지노 같은 것들인데… 진짜 호텔이랑 카지노가 여기에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되네요.
라스베이거스 뉴욕 콘셉트 거리까지 왔는데요. 돈을 쓰게끔 만들어 놨습니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 가 보려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의 장모님이랑 장인어른께서 한국 거제도 근처 칠천도에 산다고 하시네요. 아내와 함께 한국에 방문할 거라고 하시길래 덕담을 건네고 우버팁 20%를 더 결제하고 내렸어요.
구시가지 다운타운에 도착했는데, 전 여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 뭔가 아까 봤던 라스베이거스 신시가지보다 여기가 진짜 제가 생각하는 그런 라스베이거스 느낌이네요. 장난 아니게 화려하네요.
제가 듣기로는 이곳에서 길에 있는 사람이랑 사진을 찍거나 하면 돈 달라고 하고, 아무튼 뭐만 하면 돈 달라고 한다고 해요. 오늘은 일단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라 인파가 좀 덜하긴 하네요.
지나던 길에 펍이 있어서 맥주 한 잔을 사서 거리를 구경했어요. 평일이지만 다양한 공연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네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건물 밑이 다 카지노인데, 몇십 개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카지노 안에서는 촬영이 안 돼서 아쉽네요.
라스베이거스의 낮과 밤을 재밌게 잘 즐겼습니다. 대학교 생활도 오랜만에 해 보니까 좋았고, 특히 저는 라스베이거스 구시가지가 제 스타일이었어요. 너무 화려한 거 말고, 좀 적당히 화려한데 로컬의 느낌이 나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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