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의 한계를 넘어섰다.” 이 제목은 지난 7월 말, 국내 언론이 삼성전자를 두고 내린 평가입니다. 7월 25일, 삼성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 기술을 적용시킨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제품입니다.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삼성은 2000년대 초부터 선제적으로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시작했고,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25일,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해 또 한 번, 세계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렸죠.
이로써 삼성은 그간 써 온 ‘세계 최초’의 기록을 또 하나 남기게 됐는데요. 하지만 얼마 전 삼성은 그간 상상도 못 한 특이한 세계 최초의 제품을 하나 개발해냈습니다. 화장실 변기인데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은 어쩌다 화장실 변기까지 개발하게 된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지난 2018년 11월경, 전 세계 언론은 “빌 게이츠가 똥을 든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면서 세계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빌 게이츠의 ‘똥’ 사랑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특히, CNN은 베이징에서 열린 ‘화장실 개선사업 박람회’에서 비커에 담긴 대변을 들고 연설한 그의 사연을 집중 보도했는데요.
몇 년 전에는 똥물을 마시고 똥 냄새를 맡더니, 이제는 대중 앞에 똥을 들고 나타나는 건 그의 악취미일까요? 정답은 빌 게이츠가 ‘자급자족형 화장실 보급’을 자선사업 중 하나로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대중 앞에 똥을 들고 연단에 선 빌 게이츠는 “굳이 변을 가지고 온 것은 현대식 화장실이 없어 세균이 득실한 인간 분변에 그대로 노출된 저개발국의 위생 문제를 알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화장실’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이유를 소개했습니다.
이후 그는 똥을 바라보며 “이 대변 안에 로타바이러스 200조 마리와 이질균 200억 마리, 기생충 알 10만 개가 들어있다.”라면서 “화장실이 열악한 나라에서 이런 병원균들은 콜레라, 장티푸스, 설사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라고 말하며, 화장실 개선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요.
그러면서 “새로운 화장실은 배설물을 모두 분해해 깨끗한 물이나 비료로 재활용하기 때문에 하수시설 부족 등으로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 수 없는 이들 국가에 희망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죠.
사실 빌 게이츠는 워낙에 자선사업에 관심이 많은 덕분에 그의 전 아내와 세운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다양한 자선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그리고 저개발 국가의 화장실 개선사업을 위해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약 2,237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는데요.
이날 그는 물 없이 배설물을 깨끗이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변기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물 없이 하수관과 연결된 이 변기는 배설물을 태워 없애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유해균은 모두 사멸하고 냄새도 없을 뿐 아니라 태양열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유지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변기계의 혁명이라고 볼 수 있는 제품인데요.
그런데 똥을 들고 연단에 올랐던 2018년, 빌 게이츠가 삼성의 실질적인 오너,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급히 손을 내밀었습니다. “물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필요 없는 신개념 가정용 화장실을 개발해 달라.”라는 것이었죠.
게이츠 재단에 따르면 1775년 수세식 화장실이 발명된 후 많은 인류가 이 화장실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35억 명은 여전히 비위생적인 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2%인 9억 명 이상의 사람들은 여전히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수질오염으로 인한 설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망자 수는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이에 빌 게이츠는 지난 2011년부터 ‘RT 프로젝트’ 즉, 물이나 하수 처리 시설이 필요 없는 신개념 화장실의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게이츠 재단은 전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 및 대학에 2,237억 원을 투입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나,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거나 대량 생산을 위한 원가 절감에 실패하면서 대부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것인데요.
어쨌든, 빌 게이츠가 내민 손을 잡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이 화장실 개발을 위한 TF팀 구성을 지시해 즉각 프로젝트에 돌입했는데요. 이후 3년간 이재용 부회장과 빌 게이츠 이사장은 수시로 이메일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결과를 공유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빌 게이츠와 재단 측에서 수백억 원의 과제 수행 비용을 제안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빌 게이츠야 워낙에 유명한 자선 사업가다 보니 충분히 할 수 있는 제안이고, 삼성 역시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다 보니 이 큰 금액을 전부 거절했습니다. 오로지 삼성의 힘으로 인류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였죠.
그렇게 3년간 삼성은 정화 성능 개선, 내구성 향상, 대량 보급에 필수적인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기술력을 투입했고, 최근 개발을 완료해 게이츠 재단에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데요. 그리고 지난 8월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그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 성공 결과를 전해 들었고, 8월 25일, 삼성은 삼성종합기술원으로 게이츠 재단을 초청해 RT 프로젝트 종료식을 가졌습니다.
삼성이 기술 특허를 보유한 이 화장실은 탈수, 건조, 연소를 통해 대변을 재로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재는 비료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소변은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는 정화 방식이 적용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유출수는 환경에 전혀 무해하고, 처리수 재활용률도 100%를 달성했으며, 실사용자 시험까지 마친 상태죠.
이제 삼성은 프로젝트를 완벽히 종료한 후 삼성이 보유한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게이츠 재단은 이 기술을 이전받아 하수 시설이 부족하거나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이를 공급할 계획인데요.
이렇게 삼성이 개발한 신개념 화장실은 하수시설 부족으로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 수 없는 국가들에 희망이 될 것이고, 삼성은 이제 일류 기술 기업을 넘어 인류 난제를 해결해내는 진정한 일류 기업의 모습을 갖춘 것 같아 뿌듯해집니다.
한편 빌 게이츠가 지난 2018년, 중국 베이징에서 ‘똥’과 ‘화장실’을 주제로 연설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연결 고리가 아닐까 합니다. 왜냐하면 그간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똥’과 ‘화장실’ 문제로 골칫거리가 되어 왔는데, 특히 그해에 중국은 전 세계적인 망신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의 연설이 있기 2개월 전, 스웨덴의 국영방송 SVT는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웨덴 뉴스’를 통해 중국인을 희화화하는 10분짜리 영상을 내보냈는데, 하이라이트는 영상 끝부분에서 한 스웨덴 여성이 중국 관광객들에게 스웨덴 여행 중 문화충돌을 피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는 부분입니다.
그녀는 “역사적인 건물 밖에서 대변을 보면 안 됩니다. 만약 실수로 손에 대변을 봤다면 스웨덴에서는 손을 씻는 문화가 있습니다.”라거나, “스웨덴에서는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음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식사 테이블에서 대변을 보지는 않습니다.”라며 친절하게 팁을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팁이라는 것은 ‘그간 중국인들이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하지 말라’는 의미로 제공됐기 때문에 그 의도가 어찌 됐든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중국 내에서는 스웨덴의 ‘이케아’, ‘H&M’, ‘볼보’ 등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다만 모든 중국인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몰지각한 중국인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됐었고,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역사적인 건물 밖에서 큰일을 보지 말라’는 내용은 몇 년 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대변을 본 중국인을 풍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문제가 비단 프랑스나 스웨덴에서만 발견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넘치는 어느 곳에서나 이런 목격담과 사진은 넘쳐납니다.
지난 2014년, ‘Matt Kelly’라는 트위터 유저는 자신의 계정에 4장의 사진을 업로드했습니다. 사진 속에서 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안고 버버리 매장 앞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매장은 영국 옥스퍼드의 비스터 빌리지 아울렛 쇼핑센터에 있는 점포로,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입니다. 이 사진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많은 언론이 이를 보도해 전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쳤습니다.
그런데 이를 리트윗 한 또 다른 유저는 “지난주 나의 이웃”이라는 글을 올리며 사진을 공유했는데, 한 남자아이가 아빠 옆에서 신문을 깔고 길거리에서 대변을 보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면 길거리에서 용변을 볼 수 있는 자유가 중국인에게는 있겠지만, 그 용변 보는 모습을 봐야 하는 목격자는 온종일 불쾌할 수밖에 없는데요. 문명생활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러한 중국인들의 행태와 이들이 해외 관광지를 망친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중국 정부가 나섰습니다.
사실 중국인 중 일부는 “대인은 작은 예절에 속박되지 않는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인식이 남아있는데, 이 인식을 지우지 못하면 중국은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에 지난 2013년 4월 2일, 본격적인 해외여행을 앞둔 중국인들을 위해 중국의 ‘중앙 문명판공실’과 ‘국가관광국’은 ‘중국인 해외관광 문화 예정 가이드’를 공동 발표했습니다.
총 64페이지에 달하는 이 가이드북은 ‘수영장에서 소변보지 말기’, ‘손가락으로 이 쑤시지 말기’, ‘변기 의자에 발자국 내지 말기’, ‘박물관 전시품 만지지 말기’, ‘동물을 쫓거나 때리지 말기’, ‘공공장소에서 셔츠 벗고 다니지 말기’ 등등 지극히 정상적인 문명인들이 지켜야 할 내용을 담았습니다. 여기에 국가별 에티켓으로, ‘이슬람 국가에서 돼지고기 이야기 꺼내지 말기’, ‘인도인의 머리 만지지 말기’ 등등 기본적인 에티켓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는데요.
약 10년 가까이 지났고, 코로나 이후 밀려들 중국인 관광객들의 행동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상당히 기대됩니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개인의 자유는 문명이 가져온 것이 아니다. 문명이 있기 전, 자유는 최대치에 달했었다.”라며 문명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법과 규칙을 준수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자발적인 속박이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이죠.
다만, 인간이란 사회적인 동물인 관계로 타인의 시선을 배제한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문명화된 인간의 공통점이라 칭해도 좋을 만큼 타인의 시선은 우리의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다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너무 신경 쓰지 않는 일부 중국인들 때문에 느끼는 불쾌함은 누구의 몫일까요?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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