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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역사 알코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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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입니다. 오늘도 의학의 역사, 알코올의 역사입니다. 술의 역사는 사실 인류보다 오래됐어요. 과일이나 벌꿀 같은 건 야생에서 저절로 발효돼서 술이 되니까요. 실제로 무협지 같은 거 보면 원숭이가 빚은 술이라고 비싸게 팔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게 민담에 다 나와요. 서유기에도 나오고요.

일본도 원숭이가 많이 살다 보니까 이런 거에 대한 설화가 되게 많습니다. 알코올의 역사는 정말 오래된 거죠. 근데 야생에서 만들어진 건 말이 술이지 부피에 비해서 알코올 함량이 되게 적어요. 이걸 먹어서 취하려면 진짜 많이 먹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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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식으로 자연 발효된 거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얻을 수 없거나 어려운 영양소가 굉장히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거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취해서 섭취가 안 돼요. 벌꿀주가 최초의 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만드는지 기록이 남아있는 게 없어요.

그걸 우리나라 술 덕후이신 분들이 벌꿀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발효해서 직접 빚는 데가 있어요. 그만큼 만들기가 어렵지는 않아요. 선사시대부터 술을 만들어 먹은 거죠. 그런데 이 과일주나 벌꿀주는 인류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대량 생산이 어려워서요.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술은 곡주예요. 그중에서도 맥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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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옛날에는 양조 기술이 떨어져서 알코올 함유가 떨어졌을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거는 쌀로 빚은 술을 말하는 거고 맥주는 지금이랑 거의 비슷하대요. 그리고 지금은 맥주가 깔끔하잖아요. 그때는 탁주이기 때문에 영양분도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칼로리가 높고 아무데서나 길어오는 물보다 안전해요. 소독이 되어 있으니까요.

이걸로 인해서 염증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 보면 수렵, 채집인들이 농경 사회 초기 원시인보다 훨씬 건강하고 오래 살았다고 해요. 그런 걸 생각해 보면 사실 농경 사회는 너무 힘들죠.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고 추수 때 되면 고생하는데 수렵, 채집인들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사냥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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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는 조금 더 수렵, 채집이 난이도가 낮단 말이죠. 그런데도 왜 농경 사회를 했을까요? 지금까지는 아마 빵 같은 걸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서 농사했을 거로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정황상 마약 때문에 시작한 거라는 주장도 있어요. 아무래도 맥주 때문에 본격적인 농경 사회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와요.

그걸 막 뒤져 보니까 이건 아마도 15,000년 전에 지금의 요르단 북동부에 있는 여성들이 만들었을 거로 추정합니다. 우리가 ‘오시리스’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맥주의 어머니’예요. 왜냐하면 수렵, 채집 활동할 때 보통 남자는 사냥하고 여성은 채집을 담당했는데 당연히 곡물 채집도 여성이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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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우연히 곡물을 뒀는데 술이 된 거죠. 그런데 그 당시 야생 밀을 보면 지금 밀과 비교하면 먹을 게 거의 없어요. 이게 계속 개량이 된 건데 그때 당시에 밀을 모으면 갈아서 물에 담가서 죽처럼 만들어 먹는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만들어 놓고 까먹은 거예요. 그런데 그 당시에 해가 너무 세니까 발효가 된 거예요.

그래서 먹었더니 오히려 더 먹을 만해졌어요. 그런데 15,000년 전에 오락거리가 없는데 이거 먹으니까,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죠.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서 그때부터 곡주를 만들기 위해서 먹을 것도 없던 밀을 죽을 고생 해서 농사해서 만들기 시작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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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들여다보면 이게 진짜 식량을 얻기 위해서 농사를 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당시 옥수수는 한 자루 전체를 먹어도 지금의 옥수수 한 알 정도의 영양소도 얻기 어려웠어요. 지금은 원시 형태의 옥수수는 아예 남아있지도 않대요. 당시 화석으로만 남아있는데 그걸로 추정해 봤을 때 이거는 영양분이 거의 없대요.

그런데 딱 하나 장점이 있어요. 술을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아마도 이걸로 죽자고 농사를 지었을 거라는 추정이 있는 거죠. 칼로리는 안 나오는데 이걸로 술을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아마도 15,000년 전부터 인류가 술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 고심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대량 양조가 상당히 빨리 발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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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000~4,000년 전부터는 대량 양조 시설이 여기저기서 출토됩니다. 그리고 신기한 게 맥주 양조는 중국도 기원전 3,500년 전, 스코틀랜드도 그때, 이집트도 그때, 최초로 아마 그때 만들었을 거라고 추정돼요. 그런데 와인은 아예 다릅니다. 와인이 태생부터 다른 술이에요.

와인은 아시아 서부에서 처음 시작돼서 지중해 동부로 전래가 되고, 이집트로 전래가 되고, 크레타, 그리스, 이탈리아 이런 식으로 전파돼서 유럽으로 가요. 그래서 이렇게 갔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와인이 거의 전래되지 않았어요. 중국에도 와인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보통 과실주예요. 그냥 초기적인 과실주고 와인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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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랑 맥주랑 비교하면 와인이 훨씬 귀하고 고급술로 여겨졌어요. 왜냐하면 곡물은 저장이 쉽잖아요. 그다음 해, 그 다다음 해에도 보관해서 1년 내내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와인은 포도 수확하는 그때 밖에 술을 못 담가요. 심지어 그렇게 만들 수 있는 포도도 정해져 있고 기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서 누가 만들었느냐가 되게 중요해요.

그래서 이게 정말 신기한 게 레이블에 어떤 포도밭인지, 언제 만들었는지, 어떤 품종인지, 이런 것들이 쓰여 있는데 이집트 시대부터 그랬어요.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뚜껑에 적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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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출토가 됐는데 투탕카멘 무덤에서 출토된 와인을 보면 뚜껑에 ‘즉위 4년에 강서 쪽의 아톤 신전에서 생명과 번영, 건강이라는 밭에서 빚은 달콤한 와인입니다. 수석 양조인 아펠레오소프가 만들었습니다.’라고 쓰여 있어요. 이렇게 만들기도 어렵고 보관도 어렵고 누가 만들었는지 중요하고 그러니까 와인은 브랜드가 빨리 만들어졌죠.

당연히 와인은 엘리트 지배 계층이 주로 소비하는 완전 고급술이고, 맥주는 서민적인 술이 된 거죠. 그렇다고 해서 귀족들이 맥주 안 먹은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맥주가 당시 양조법으로 만들면 지금 맥주보다 칼로리가 훨씬 높거든요. 이걸 포기하기는 어려워요. 영양분이 너무 많이 들어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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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와인을 물 대신 먹기는 힘들잖아요. 근데 맥주는 식수 대신 먹을 수 있단 말이에요. 이집트인들은 대부분 맥주를 하루 2리터 정도 먹었대요. 당연히 알코올이 들었겠지만 2리터를 하루에 먹어도 너무 취해서 생활을 못 할 정도는 아니었겠죠. 그런 식으로 서양인들 기본적인 물은 위험하니까 술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 살아남은 거예요.

이집트는 또 식수 얻기가 힘드니까 수메르도 그렇고 그래서 이쪽 문명의 신화를 보면 신들이 맥주를 좋아해요. 근데 그리스 로마 시대로 오면서는 맥주가 완전히 평가절하되고 그리스 로마는 기후적으로 포도를 키우기가 더 좋아요. 귀족들이 양껏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와인이 완전 고급 주류로 자리매김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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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와인을 1억 8천만 리터 정도 매년 수입했다고 합니다. 이거를 아동 포함해서 전체 인구로 나누면 매일 0.5리터 정도 먹었다고 추정돼요. 그런데 사실 로마 시대에는 와인이 여성한테 허가가 됐다가 안 됐다가 왔다 갔다 합니다. 특히 유부녀한테는 거의 허용이 안 됐어요. 심지어 먹었다고 죽인 적도 있어요.

이러면 인구의 절반은 와인을 많이 안 먹었겠죠. 그리고 아동은 일반적으로 먹지는 않았을 테니까 성인 남성이 굉장히 많이 먹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하죠. 그리고 고급술로 남아있기 때문에 의사들도 맥주보다는 와인에 관심이 많아요. 부종, 변비, 비뇨기 질환, 설사, 심지어 통풍에도 와인을 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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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인데 잘 싸우는 사람이 다치면 포도주 딱 내주고, 포도주로 상처를 닦을 정도였죠. 그런데 이때 와인에는 포도만 든 게 아니죠. 납이 들어있어요. 그렇게 안전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 식으로 한 거죠.

로마가 테베레강 인근에 있었는데 그 강 자체가 인구 100만을 감당할 수 있는 물줄기가 아니에요. 오수만 해도 엄청나게 오염이 되는데 심지어 사람을 처형하면 강에다 던져요. 이게 위험한 물이 된 거죠. 유럽이 유대인 혐오가 굉장히 심했는데 흑사병이 도는 동안 유대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돌아요. 그런데 포도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은 번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물은 애초에 위험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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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중세 영국에서 보면 귀족들은 와인을 먹고 서민 계층은 맥주나 에일을 먹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 영주님이 우리한테 맥주를 얼마나 마시게 했냐가 우리 영주의 능력이에요. 1256년에 일꾼들한테 매일 맥주 1.6리터 정도를 줍니다. 그런데 이게 1424년이 되면 3.7리터 정도를 먹게 됩니다. 군인, 경찰 등에게도 다 줘요.

중세 드라마 같은 거 보면 나무통에다가 맨날 맥주 마시고 다 취해 있어요. 왜냐하면 양조 기술이 점점 좋아지기 때문에 점점 알코올 함유량이 올라갑니다. 근데 이 사람들이 이게 나쁘다는 생각을 못 해요. 이 와중에 와인은 계속 고급술이에요. 좋은 잔에 먹고, 높은 사람들만 먹고, 의사들도 맥주에는 관심이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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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프랑스 의사, 앙리 드 몽드빌은 ‘와인은 혈액에 좋다. 왜냐하면 와인은 들어가면 혈류에 직접 들어가서 바로 피가 되니까. 네가 혈색이 안 좋으면 와인 먹어야 한다.’ 이렇게 말해요. 이게 좀 충격이었어요. 15세기 그 당시의 문헌을 보면 ‘생후 18개월 때 아동은 와인을 끊고 물이나 꿀을 줘야 한다. 그런데 와인을 잘 못 구할 경우에는 연한 화이트 와인을 희석해서 줘라.’라고 해요.

그러니까 갓난아기가 와인을 먹었던 거예요. 얼마나 독한 와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와인을 먹다가 18개월 정도 되면 끊은 거예요. 우유 끊듯이 와인을 끊는 거죠. 그리고 애가 열이 나면 잘 못 먹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엄마가 독주를 먹고 알코올이 함유된 젖을 주라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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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걸 보면 조용해지니까 좋아진다고 생각해요.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의 일환으로도 알코올을 사용했습니다. 윌리엄 1세, 영국의 정복왕이에요. 이 사람이 배가 너무 나와서 말타기가 힘드니까 다이어트를 하려고 해요. 음식을 다 끊고 누워서 술만 먹어요. 알코올 다이어트를 하니까 당연히 살이 빠지죠. 제대로 된 영양분이 안 올라오니까요.

살이 빠지고 나서 호기롭게 말을 탔어요. 그날을 못 넘기고 죽어요. 그러다가 브랜디가 나옵니다. 포도주를 증류한 거죠. 이거는 포도주보다 건강에 더 좋을 거로 생각해서 교황이 수명 연장을 위해서 브랜디를 처방받아서 먹고 산모에게도 브랜디를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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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미개한 일들이 있다가 19세기말까지는 와인이나 사과주 같은 발효주는 너무 건강한 거라고 하는데 이 인식 때 한참 늦게 바뀝니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징병해야 할 때 많은 사람을 건강검진 하다 보니까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건강이 안 좋은 거죠. 그때 알았어요.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된 거고 맥주는 역사가 더 방대한데도 의사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잖아요. 예외인 시기가 하나 있어요. 1920년부터 1933년, 미국에 금주법이 시행됐을 때인데 술을 너무 먹고 싶으니까 이 사람들이 ‘맥주는 혹시 약이 아닐까? 약이면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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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단체를 만들어서 의사한테 로비해서 맥주를 약으로 쓸 수 있게 해 달라 그랬었대요. 그런데 물론 해프닝이고 종류와 무관하게 막걸리가 됐건, 와인이 됐건, 소주가 됐건 상관없이 알코올양과 해악이 관계가 있다는 것들이 밝혀지면서 이제는 그런 인식은 많이 없어졌죠. 그래서 제가 이걸 보니까 ‘아, 이래서 유럽 사람들이 술이 세구나.’ 싶었어요.

그러면 동양은 물에 신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동양의 술 역사를 따로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삼국지 보면 장비랑 관우랑 장독 그 자체로 먹었다잖아요. 알코올이 적지 않았을 건데 어떻게 독째로 먹었고 그런 사람들의 후손이 왜 지금은 술이 약해서 아시안 플러시라는 말이 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다음에 또 다른 역사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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