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 이하 이)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 이하 우)
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 이하 오)
다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 오늘도 화제의 코너 의학의 역사.
우) 화제를 만들고 싶어 하는 코너.
이) 제가 책을 너무 많이 보고 준비를 해 가지고 억울해서…
오) 진짜 준비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낙준 선생님이.
이) 하다가 그 생각도 들었어요. 아, 이걸로 소설도 써야겠다.
우) 오늘은 어떤 이야기예요?
이) 오늘은 두통 치료의 역사입니다, 두통.
우) 두통 치료, 진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마 고생하고 있는데…
이) 두통은 너무 흔한 증상이에요. 머리 안 아파 본 사람 있어요?
우) 나 지금도 약간 두통 있어.
이) 약간 있죠?
오) 스트레스받을 때, 타이레놀 딱 먹는데…
이) 타이레놀 먹죠, 보통은 타이레놀 먹죠? 우리가 타이레놀이라는 상품명으로 말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진통제를 먹죠. 옛날에는 어떻게 치료했을까? 이게 머리라는 점이 중요해요, 머리.
오) 예전에 삼국지에서 조조가 화타랑 만나 가지고…
이) 머리 깠다고 하죠.
우) 개두술.
오) 그래야 한다 그랬더니 조조가 화타 죽여가지고…
이) 화나서 그다음에 먼저 귀신 씌여가지고 죽었다, 이런 얘기가 있죠. 머리가 생각을 하는 기관이라는 건 고대인들도 알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전쟁의 역사잖아. 분명히 내 친구가 어제까지 말 잘했단 말이야? 그런데 오늘 윗마을이랑 싸웠는데 얘가 머리를 맞았어. 그런데 얘가 말을 못 해, 생각을 못 하고 이전에 할 수 있었던 걸 못 해. 머리라는 기관이 뭔가 우리가 생각을 하고 되게 중요한 곳이다. 그런데 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그것도 시간이 지나는데 낫지 않을 정도로 많이 아프다는 것은 이거는 악령에 홀린 거다. 생각을 못 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악령을 뽑아야지. 머리를 밀어, 그다음에 두개골을 열어요.
우) 거기서부터는 약간 선 넘는 거 같은데…
이) 옛날 사람들이 개두술을 했다고 하잖아요.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무슨 압력을 줄여주거나 이런 목적이 아니라, 그냥 뚜껑을 열면 이 안에 있는 악령이 나갈 거라는 믿음에서 기계적으로 여는 거예요. 그런데 죽었어, 그러면 ‘어, 이 악령이 너무 강해 가지고 죽었구나’, 살았어, ‘악령이 나갔다’ 그런데 아직도 머리가 아파? ‘다시 열까?’ 이런 역사가 있었던 거죠.
오) 근데 두개골은 사실 엄청 단단한 거라, 뼈도 두껍고…
이) 신석기시대부터 7000년 전부터 돌로 깠어요. 그러니까 이게 어떤 식의 유추를 했냐면 머리가 아픈 사람 중에, 예를 들어 무슨 뇌종양이나…
우) 그럼 죽을 만큼 아픈 거겠지? 조금 아픈 건 안 깠겠지?
이) 이런 경우나 아니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데 갑자기 경련을 하기 시작하고, 혼수상태가 돼요. 그러면 옛날 사람들은 ‘악령에 빙의된 것 같은데, 빨리 빼줘야겠는데?’
우) 이게 안에 뇌종양이 자라나게 되면 뇌는 닫힌 공간이어가지고 뇌압이 올라가게 되고요. 그러면 경련 같은 걸 많이 해요, 실제로.
이) 근데 우연히 열었더니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왜냐하면 뇌압이 내려갔잖아.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한 건 아니야. 그런데 그 증상을 일부 호전시켜 가지고 몇 달 더 살거나, 어떤 사람은 몇 년 더 살기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결정적으로 더 맹신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이) 한 10세기 정도, 이제는 문명의 시대입니다. 아직도 까요. 머리가 아프대서 열었어, 악령을 빼려고. 그런데 검은 벌레가 있는 거예요.
오) 기생충인가?
이) 그래서 ‘야, 이 검은 벌레를 빼야 해’ 그러면서 이제 더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검은 벌레가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아마 만성 경막하 혈종이겠지. 피가 안에 고여서 굳은 거지.
우) 이게 뼈가 이렇게 있으면 뼈 아래쪽으로 피가 올폭하게 차는 경우들이 있어요, 여기에 있는 혈관이 터지면. 그런데 이게 놔두면 쭉 커지면서 뇌를 눌러서 이렇게 두통이 생기고 의식이 없어지는데…
이) 우연히 거기를 연 거예요.
우) 여기를 열면 사실 피떡처럼 돼 있으니까…
이) 검은 벌레가 있으니까, 이걸 뺐더니 나왔어. 그 의사가 얼마나 신나겠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너희 머리 아프면 이제부터 다 열어야 된다’ 이래 가지고 그 역사가 굉장히 오래갑니다. 기원전 4세기 히포크라테스, 위대한 의사, 안 한 게 없어. 이 사람이 대단한 게 편두통의 증상에 대해서 알아냅니다. 눈앞이 번쩍이고 관자놀이, 머리, 목까지 이르는 극심한 고통을 일으키는 두통의 종류가 하나 있다. 이 원인이 뭘까? 사체액설 기억하죠, 사체액설? 담즙, 황담즙, 점액, 혈액, 제일 집착하는 게 뭐야?
오) 혈액.
이) 피를 빼야 해.
이) 왜냐하면 머리에 피가 많아서 머리가 아픈 거거든?
우) 거기서 사혈이 나오는구나.
이) 근데 처음부터 머리에서 피를 뽑을 생각은 못 해요.
오) 쉽지가 않으니까…
이) 좀 긴장되지, 사실, 의사도. 환자를 이렇게 누우라고 한 다음에 조금 짧은 침대에 눕혀요. 발목이 나와, 거기를 찌릅니다. 그럼 발목에서 피가 나와요.
오) 발목은 혈관도 보이고 하니까…
이) 그러면서 봐, ‘이제 좀 덜 아파?’ 눈치 없이 거기서 안 아프다고 했으면 더 안 찌르는데 ‘아직도 아픈데요?’, ‘오케이, 그러면 위로 가볼까?’ 팔에 있는 정맥을 찌릅니다, 피가 더 나와. 보통 거기서 실신하고 기절하니까… 기절하고 나면 긴장성 두통 같은 경우에는 그것 때문에라도 없어져, 기억나겠어? 딱 깨면 ‘나 뭐 하고 있죠?’ 낫는 거야. 그런데 거기서도 안 낫는 두통이 당연히 있지, 왜냐하면 원인이 그런 게 아니니까.
우) 종양이나…
이) 이마에 혈관이 드러나잖아요.
우) 여기 옆에?
오) 보이니까…
이) 옆을 쨉니다. 이때부터는 심각해져요. 머리를 밀어요. 두피에서 피를 뽑고, 그래도 안 돼? 그럼 원인을 없애, 인두로 두피를 지져요.
오) 혈관을 없애는 거예요?
이) 뭘 없애려고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머리를 없애려고 한 거 같아, 그냥. 여기가 아프니까.
우) 다른 고통이 있으면 그 고통이 잊혀지잖아, ‘여기가 아파?’ 때리면 이제 여기가 아프지.
이) 이 치료가 세기가 거듭될수록 사라지는 게 아니라 체계화됩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피를 뽑을 수 있을까? 그래서 이제 ‘아, 코가, 코 천장이 머리의 바닥이야’ 그걸 알게 됐어. 그래서 코에서 피를 빼면 되겠다.
우) 야, 뇌척수액이 빠질 거 같은데…
이) 어떻게 뺄까? 그래서 이제 거위 깃털을 부러뜨리면 되게 날카로워져요. 그걸로 코를 찔러서 후빕니다. 그 야만의 시대에 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이) 18세기 후반에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예요. ‘너무 무식한 치료야, 피 그만 빼, 물론 머리에 피가 몰려서 아픈 건 맞는 것 같아’ 그때 당시에는 이미 원심력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을 머리를 가운데다 놓고 붕붕 돌리면 피가 다리로 갈 테니까…
오) 그건 맞지.
이) 그러면 우리가 피를 빼지 않고도 머리에 있는 피는 줄일 수 있다. 이게 중력 가속도 견디는 거랑 똑같거든요?
오) 그럼 실신을 하죠.
이) 실신을 하죠, 그랬더니 긴장성 두통이 사라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기억을 못 해. 그런데 문제가 뭐냐? 사실 난치성 두통의 기질적인 원인이 있다면 몸 상태가 이미 안 좋죠. 이 상태에서 돌려. 그런데 발살바를 몰라서 견딜 수가 없어. 그대로 못 깨어나는 경우가 많죠.
오) 그런데 어떻게 돌렸어요? 사람이…
이) 그때는 전기가 있잖아요, 18세기 후반에는. 전기와 사람의 인력을 동원해서 자전거로 밟아서 이걸 돌리는 겁니다.
우) 사람 매달아 놓고?
이) 생각보다 중력 가속도 2배 정도만 돼도 기절해요. 그런데 그러다가 아주 획기적인 발견이 나옵니다. 혈관이 운동한다는 걸 알게 돼요. 혈관이 수축하고 이완한다는 걸 알게 돼. 그런데 여기에 신경이라는 게 있는데, 그때 당시에 신경전달물질 이런 건 모르고 개구리 신경에 전기를 튀겼더니 애가 움직인단 말이야. 그럼 이걸 혈관으로 들어가는 신경을 전기로 하면 ‘이완이 되지 않을까?’, ‘수축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이) 여전히 두통의 원인은 피가 몰려서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 여기에 사로잡혀 있어.
우) 특히 박동성 두통 같은 거는 ‘쿵쿵쿵’ 하니까…
이) 뭔가 혈액을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게다가 문헌을 찾아봤더니 1세기경에 대영제국이 있고 이럴 때잖아요. 남미에서 전기뱀장어를 이용해서 두통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는 거예요. 우연히 실험을 해보니까 남미에 있는 전기뱀장어가 유럽이나 아시아에 있는 전기뱀장어보다 출력이 좋아, 600 볼트 정도. 그래서 ‘오케이, 이거다’ 의자에 앉히고 환자 손을 이렇게 하고, 전기뱀장어를… 전기의자를 만들었어요.
이) 이게 죽을 수도 있지만, ECT처럼 세밀한 조정을 하지 않지만, 팍 튀기면 머리가 안 아파.
우) 기절했다 일어나니까.
오) 약간 리셋한 느낌.
이) 어, 리셋한 느낌이니까. 그리고 두통의 원인 중에 우울증이 있단 말이야. 그런 게 좋아져가지고 사람들이 여기에 집착하기 시작해. ‘야, 전기다, 전기’ 그런데 전기의자 했더니 좀 약할 때가 있어, 왜냐하면 전기뱀장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컨디션에 따라서 이게 그날 튀었다가, 다음 날에는 좀 못 튀었다 이러잖아. 짜증 나는 거야. 그래서 욕조를 만듭니다, 전기 욕조. 환자를 넣어. 그리고 전기를 흘려요.
우) 죽을 수 있겠네.
이) 죽을 수도 있지만, 기절을 하거나 하고 나면 좋아지기도 하죠. 그렇게 해서 전기 치료가 한 갈래로 막 발전을 하고요.
이) 혈관 운동을 했잖아. 혈관이라는 걸 누르기만 해도 뭔가 변할 것 같아요. 그래서 압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게 제일 안전해.
우) 차라리 지압이 낫다.
이) 제일 좋아. 그런데 의사가 볼 때 그럴싸해?
우) 약간 좀 약해 보이지.
이) 좀 민간요법 같잖아.
오) 뭔가 침습적인 걸 해야…
이) 뭔가 해야 하잖아. 19세기에는 게다가 과학의 시대라고 주장을 했단 말이야.
우) 막 전기로 튀기고 있는데 저기에선…
이) 막말로 내가 과학자인데 지압하라고 그러면 좀 아, 없어 보이잖아. 옛날에도 했던 치료 같고… 그러니까 기계로 뭔가 진동을 하고 싶어. 거기서 나온 게 진동 치료인데, 쇠로 된 거 이렇게 하고 망치로 이렇게 치는 그림이 있어.
이) 근데 그거 오해입니다. 그거는 나중에 퍼진 루머고, 그렇게는 안 했어요. 진동 치료는 되게 섬세해. 추 같은 걸 달고 그걸 흔드는 거예요. 효과가 있겠어? 효과 별로 없지. 그래서 대부분 전기 치료로 가서 전기 통하고 그랬었는데… 그리고 이게 사고를 쳐요. 머리에 있는 건…
우) 사고는 이미 엄청 많이 쳤을 것 같아.
이) 어디를 눌러도 잘 안 눌리는 것 같아. 그래서 잘 눌리는 데가 어디 있나 봤더니, 여기 경동맥 있죠? 꾹 누르니까 기절한단 말이에요. 이게 사실 뇌경색 일으키는 거랑 똑같잖아요. 얼마나 눌러야 하는지 사람들이 몰라. 그래서 아프다고 하지 않을 때까지 꾹 눌러. 그러다 봤는데 어, 못 일어나.
이) 뇌경색이 일어나요. 왜냐하면 혈관이 이미 안 좋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죽잖아.
우) 이미 여기에서 혈류가 안 좋은 사람은 여기도 안 좋아요.
이) 아니면 여기 동맥경화가 있어서 플라크가 있는데 그걸 꾹 눌러가지고 뗐어, 근데 이게 터져가지고 가면 막히잖아요?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이게 비로소 언제 좋아졌냐? 20세기에 위대한 발견을 하죠. 진통소염제가 나옵니다.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소염제를 만듭니다.
우) 진통소염제를 우습게 생각하면 안 돼, 이게 엄청난 거야.
이) 엄청난 위대한 약입니다. 안 그랬잖아요? 지금 머리 아프면 전기 이제 앉아야 돼.
우) 그러니까…
오) 사실 두통도 종류가 많아요. 편두통도 있고, 군발성 두통도 있고…
이) 기질적인 원인, 뭔가 종양이나 출혈이나 경색으로 인한… 그런데 이거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을 하고 원인은 피가 몰려서 생긴다고 생각을 했으니, 이런 끔찍한 일들이 치료라는 이름으로 자행이 됐던 거죠. 제가 문헌을 찾아보니까 두통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상한 게 너무 많아… 그래서 제가 지금 계속 찾고 만들고 있거든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 또 신기하고 기괴한 의학의 역사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우) 기괴한 게 됐어, 진짜.
다같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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