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번에도 찾아온 <의학의 역사>입니다. 이번 시간에 이야기 나눠 볼 주제는 “최초의 면도는 언제 이루어졌을까?”인데요.
사람이 최초로 면도를 한 게 기원전 몇천 년일 것 같다고도 하고, 구석기시대 쯤일 것 같다는 의견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기록으로 추정하기에는 기원전 3만 년 정도에 아마도 시행이 됐을 거라고 추측해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했을 거라는 추정이 있는데, 그때는 돌이나 조개껍데기 같은 걸 날카롭게 해서 턱을 비벼서 면도했다고 해요.
어떤 학자들은 동굴 벽화를 보면 매끈한 그림들이 있잖아요. 이게 면도의 증거라고 생각하면 기원전 10만 년 정도 되는데, 그건 조금 억측일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리기 귀찮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그게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10만 년 전이든, 3만 년 전이든 특징이 하나 있어요. 빙하기입니다.
빙하기 때 우리가 왜 수염을 밀었어야 할까요? 수염에 물이 묻으면 얼어버려요. 빙하기라고 했을 때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이 한 4~6도 정도 됐을 거라고 해요. 그러니까 겨울이 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혹독하게 추웠던 거죠. 영하 20~30도가 계속되는 거예요.
그런데 콧수염이나 턱수염이 젖으면 밖에 나가서 그대로 얼 거 아녜요? 얼굴에 동상 걸려서 사망할 수 있는 거예요. 그때는 난방 같은 개념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날카롭게 갈아낸 조개껍데기 같은 걸로 수염을 자르거나 화산 근처에서 주운 자연 발생한 유리 같은 것들로 잘랐는데, 상당히 짧게 잘랐지만 바싹 깎지는 못했어요. 왜냐하면 상처 나면 감염 때문에 그대로 죽게 되던 시대였어요. 그래서 많이 죽거나 혹은 타협해서 수염을 좀 남기는 방법밖에 없었던 거죠.
이런 시대가 계속되다가 기원전 12,000년 전 드디어 빙하기가 끝납니다. 그러고 나서는 놀랍게도 면도의 이력이 싹 사라져요. 수염이 얼지 않으니까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원래 죽음을 무릅쓰고 했던 되게 성가시고 불편하게 했던 건데, 얼어 죽을 이유가 없으니까 안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가 다시 역사 속에 등장하는 게 기원전 3,000년 전 이집트에서였습니다. 근데 이집트 사람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면도를 했던 건 아닌데요.
초기 왕조 시대, 기원전 3,000년 전에 설립된 왕조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요. 왕조가 설립되려면 전쟁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전쟁을 많이 하던 시대에는 수염이 긴 걸 선호했어요. 수염이 길어야 더 강해 보이고, 더 나이도 있어 보이고, 오히려 간단한 상처로부터는 보호가 돼요. 수염이 무성하면 공격받을 때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나라를 통일하고 문명이 자리 잡게 돼요. 그랬더니 뭐가 문제가 되냐면 이집트가 지리적으로 되게 덥다 보니까 수염에서 이가 자라고 감염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이 많다 보니까 이게 막 번져요.
그리고 당시부터는 사람들이 문명인처럼 보이고 싶고 멋있어 보이고 싶은데, 냄새가 나고 지저분해 보이니까 그때부터 면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그때는 약간 달라 보이고 싶은 문명적인 이유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당시에는 정말 거대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도시들이 있는데, 그 도시 안에는 무조건 이발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을 제거하기 시작하는데, 이집트 사람들은 수염만 제거한 게 아니라 체모 제거에 강박적인 면이 있었어요. 턱수염만 면도하는 게 아니라 브라질리언 왁싱 같은 제모 문화도 시작되는데요.
그래서 심지어 최초의 제모 크림을 사용한 것도 이집트였어요. 석회나 비소 같은 부식성에 있는 성분으로 문질러서 녹였어요. 화상 위험이 있었지만, 그걸 감수할 정도로 제모에 굉장히 진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철기 문명이 아니라 청동기라 도구들이 그렇게까지 날카롭지 않았어요. 그리고 거울도 청동거울이라 잘 안 보여요. 그래서 수염을 바싹 깎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집트 때는 다치면 산화구리를 발랐는데, 얼굴에다 바르면 다 죽었어요. 그래서 혼자 하기는 어렵고 누군가가 해 줘야 했어요. 결국 면도는 인건비가 들어가는 일이었던 거죠.
그래서 신분이 낮은 사람은 이발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위생 목적으로 했다가 나중에는 신분을 과시하는 목적이 됩니다. 그래서 매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발소에 가는 사람도 아니라 자기 집에 이발사가 있었어요.
그러면 다른 지역은 어땠을까요? 중국은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가르침을 전파하는 나라였어요. 유교 사상이 있는 곳에서는 수염을 밀지 않아요. 그래서 중국에는 면도 문화가 아예 없었어요. 그리고 유럽 같은 경우에도 전쟁이 계속 한창이었단 말이죠. 유럽은 통일된 적이 없거든요. 유럽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전투적인 모습, 야만성, 힘의 과시가 되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면도를 아예 안 했어요.
그런데 알렉산더 대왕 흉상을 보면 항상 깨끗하게 면도가 되어있잖아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당시에 신의 흉상들은 다 수염이 없어요. 아킬레우스 같은 젊은 신들은 수염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소년일 때 신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수염이 권위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나이 듦의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에 알렉산더 왕은 그걸 거부한 거죠. 알렉산더도 정말 젊을 때 전 세계를 정복했으니까 스스로를 신과 동일시했던 거죠. 그래서 당시에 병사들도 수염을 다 밀면서 반짝 면도가 인기를 얻습니다.
그러면서 로마에서도 면도를 하는데, 이게 계속 문제가 생겨요. 상처가 나는데, 아물고 흉터만 지면 다행이에요. 근데 거의 죽거나 혹은 턱을 잘라야 해요. 실제로 면도하다가 감염돼서 턱뼈를 잘랐다는 기록이 중세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 로마에서 계속 개선 방법을 찾습니다. 따뜻할 때, 수증기가 있을 때 하면 좀 부드러운 걸 깨닫고 ‘bath’라고 하는 게 그때 정착하고요. 대중목욕탕에 이발소가 있잖아요. 그게 로마 시대 때부터 유래한 거예요. 사람들이 대중목욕탕, 따뜻한 습기가 있는 곳에서 수염을 밀기 시작했던 게 이발소의 유래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가 망하죠. 그러면서 게르만족이 쳐들어오는데, 게르만족 수염은 야만적이잖아요. 게르만족 입장에서는 로마 사람들은 싸움도 못 하고 약해요. 그리고 갖은 고생 해서 수염을 미는데, 어떤 사람은 흉터가 나 있고, 어떤 사람은 턱뼈가 없단 말이죠. 그래서 수염을 안 깎아요.
이때부터 중세 시대까지는 수염을 아예 안 깎습니다. 왜냐하면 게르만이 일단 융성하게 되면서 면도 문화가 한번 사라지고, 중세 때 의학 수준이 완전히 꺾여요. 상처를 썩히는 수준이었어요. 멋 좀 부리려고 면도했다가 상처가 나면 죽는 거예요.
그래서 면도 문화가 다시 돌아오게 되기까지 진짜 오래 걸려요. 19세기 후반에 병원균의 개념이 생기는데요. 누군가 현미경으로 덥수룩한 수염을 봤는데, 세균이 너무 많아서 끔찍한 거예요.
그때부터 위생 목적으로 수염을 다 밀어야 한다고 전파됩니다. 이때는 위생에 대한 개념도 있고, 약도 서서히 나오고, 소독약도 나오니까 면도하다 사람이 죽지는 않아요. 그런데 베이면 여전히 너무 아프니까 유행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참호전을 겪죠. 그때 최초로 등장한 무기가 있습니다. 독가스가 1차 세계대전에서 처음으로 쓰여요. 그래서 방독면을 써야 하는데, 수염이 있으면 방독면이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서 가스가 새서 죽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군인들이 수염을 밀기 시작합니다. 그전까지는 수염이 있어야 남자답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다움의 상징인 군인이 수염이 없이 깔끔해지죠.
그래서 남자다움의 대한 개념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단 한 번도 면도를 안 하는 게 대세가 된 적은 없어요. 더욱 깔끔하게 보이고 싶어서 계속해서 면도가 발전하는데요.
그러다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게 ‘필립스’예요. 1939년에 최초로 ‘필리 쉐이브’라는 전기면도기를 만든 거예요. 이 면도기에는 피부 망이 있어서 피부를 보호하고, 망에 들어온 수염을 전기로 깎아요. 당시에 이게 엄청나게 유행을 선도했어요.
물론 당시에는 막상 밀어 보면 기술적으로는 떨어졌겠죠. 그럼에도 잘 팔리니까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랬으면 세계적인 기업이 못 됐겠죠. 시대가 흐를수록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나온 정점에 달한 면도기가 바로 90년의 역사를 통해 나온 지금의 면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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