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황승택 기자님 _ 이하 호칭 생략)
이낙준) 부끄러운 일인데 저는 이비인후과 의사이지만 이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제가 관심 있던 영역은 사회 적응 청력, 40데시벨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가 배려해 줄 수 있을까? 교실에서 좀 앞에 앉는다든지, 이 정도? 그런데 청력이란 하나의 감각이 확 상실이 됐을 때 우리 사회가 배려가 거의 없기는 하겠구나…
황승택) 그런데 저도 아마 제가 직접 암 투병을 하지 않고 제가 책을 쓴 계기가 된, 제가 직접 청력을 잃어보지 않고 나서는 그걸 인식할 수가 없는 거죠. 그나마 어느 정도 수어라든지, 문자 서비스받는 것들이 많이, 어느 정도 도입이 돼 있는 부분도 있고…
황승택) 길을 걷거나 그럴 때, 맨 처음 수술 직후에는 달팽이관 기능이 완전히 떨어져 버린 거죠. 그래서 걷기도 힘들었어요.
이낙준) 아, 약간 어지러울 수 있죠.
황승택) 왜냐면 너무 어지러워서… 병원에서 있을 때는 이런 지지대가 있고 링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밖에 나가면 힘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장애인들을 위해 설치된 경사로라든지 아니면 엘리베이터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제가 직접적인 도움을 많이 겪었거든요.
이낙준) 그런데 양쪽이 다 보험이 되신 건가요?
황승택) 한쪽은 보험이 되고요. 그다음에 한쪽은 보험이 되지 않아서 두 양이를 다 한다고 하면 천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고요. 어려운 계층에서는 두 쪽 귀를 다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료 보험이 되는 한쪽만 이렇게 하는…
이낙준) 보험이 안 되면 이쪽 기계는 내 돈을 내고 사야 하는데, ‘메델’이나 ‘코클리어’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기계가 보통 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그거는 일단 기계 값을 그냥 내야 하는 거고… 그리고 수술비가 한 500만 원 정도 하는데 보험이 되면 50만 원 정도 부담이 될 거예요. 당연히 사실 사람이 양쪽 귀로 들어야 하는 게 맞는데 인공와우 보험 기준 자체가 양쪽 귀가 70데시벨 이상, 제가 지금 이렇게 대화하는 건 안 들리는 거죠. 전화벨 소리나 들어야 보험 기준이 되는 건데… 그렇게 돼야지 한쪽이 되는 거고, 나머지 한쪽이라도 소리를 들으면 보험 적용은 안 되는 거죠.
이낙준) 이해는 하지만 어찌 됐건 의학적으로 옳지는 않은 거고…
황승택) 항상 수요는 되게 많고, 막 그런데 경제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그냥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주는 그런 거잖아요. 그리고 백혈병 치료제 중에서 ‘킴리아’라고 나왔던 그것처럼 몇억, 막 이런 건 아니잖아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정부나 의료보험공단 쪽에서 생각을 전향적으로 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낙준) 사실 제가 이비인후과 의사라서 드리는 말은 아닌데,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치료거든요. 인공와우가 없었을 때는 소리를 못 듣다가, 인공와우가 있으면 소리를 듣고, 들으시는 헬프님들은 느끼실 거예요. 기자님이 발음이 정확합니다. 청각 장애가 생기면 발음이 망가지거든요.
이낙준) 왜냐하면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교정을 해요, 뇌가. 그런데 그 과정이 안 되면 발음이 뭉개져서 나중에는 언어장애가 동반이 되게 돼요. 그러면 더 사회복귀가 어렵죠.
황승택) 꾸준히 말을 해 왔던 사람도 소리를 못 듣는 기간이 길어지면 언어장애가 올 수 있는 건가요?
이낙준) 제가 아까 여쭤본 게 200일이라고 그랬잖아요. 사실 200일이면 되게 긴 거예요. 보통 우리가 100일 이내에 빨리빨리 하려는 게 골든아워가 있어요. 사실 그걸 약간 지나신 거예요. 그런데도 이 정도 하는 건 기자셨기 때문에, 훈련을 받으셨기 때문에 된 거고, 아니었으면 그 이후에 더 재활을 하셔야 됐을 거예요, 아마. 음악 말고는 거의 괜찮으신 거죠?
황승택) 기술이 많이 좋아졌겠지만, 한계가 있는 게, 사람의 말소리라든지, 전자음, 기계음 같은 것들은 똑같이 들려요. 다만 음악 같은 경우에 화성이라고 하나요? 그 화성 멜로디 자체나 음계 자체가 제가 예전에 들었던 소리가 100이었다고 하면 70% 정도만 들리고, 제가 알던 노래가 그 멜로디가 아니게 들리게 되죠. 약간 소리가 좀 뭉개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피아노를 쳐보면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제가 치는데 제가 듣기로는 그 ‘도레미’가 ‘도레미’로 잘 들리지 않아요.
이낙준) 다행인 건 외부 장치가 업데이트되면 그런 것들이 다 개선이 되는 거니까, 안에 들어가 있는 채널하고 별개로…
황승택) 마음 같아서는 애플이나 삼성처럼, 똑같이 매년 업그레이드됐으면 좋겠어요.
이낙준) 매년 됩니다. 근데 그걸 임상적으로 적용을 할지, 안 할지를 봐서 하는 건데 기술 개발은 매년, 아주 빠르게 되고 있죠. 제가 했을 때랑 지금이랑 또 다르더라고요. 이게 이번에 쓰신 책이잖아요? 청각을 잃자,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차별의 소리들’이라는 글자가 있어요. 이거 외에도 이렇게 안에 보면 자막에 대한 비판들,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러니까 저는 정말 이 책 받고 읽으면서 되게 부끄러웠던 게, 한 번도 생각 안 해봤어요. 이비인후과 의사고 제가 정말 난청 환자를 많이 봤고 인공와우 환우회에도 가서 봉사도 하고 했지만, 소리가 안 들릴 때 어떤 삶을 사는 건지, 그런 것도 생각을 안 해 봤고…
황승택) 제가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그 부분은 알지 못했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책 광고하러 나온 건 아니고요. 물론 책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고요.
이낙준) 이 얘기를 안 했는데 저번에 책이, 제목을 한번 말씀해 주시죠.
황승택) ‘저는 암 병동 특파원입니다’였고…
이낙준) 거기에 나왔던 수익을 어떻게 하셨죠?
황승택) 이게 또 부끄러운데요.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전액 기부하고 있는데요.
이낙준) 전액 기부입니다, 전액 기부가 중요한 거예요!
황승택) 인세를 기부하게 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조혈모세포 이식 공유해 주신 분이 한 분도 아니라, 무려 두 분이나 계셨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오롯이 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받은 것이기 때문에…
황승택) 그리고 또 제가 오래 병원에 있으면서 제일 좀, 이렇게 눈에 밟혔던 게 어린 친구들이었거든요. 그래서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기부를 하면 거기서 좋은 곳에 써주실 것이기 때문에 기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낙준) 그리고 이번에 나온 책은 ‘다시 말해 줄래요?’
황승택) 이 책은 아직 제가 전액 기부한다고 말씀은 안 드렸는데…
이낙준) 네, 말씀은 안 하셨죠. 아니, 또 저는 뭐 여기서 그렇게, 그런 거 아니고…
황승택) 만약에 헬프님들이 많이 관심 보여주시고, 좋은 결과 나오면 또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낙준) 그리고 읽어보면 내용 자체가 되게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아요, 굳이 소리가 아니더라도.
황승택) 제 책에도 쓴 에피소드가 뭐냐면, 모임방에 있었는데 어떤 저희 아는 지인분이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요’, ‘오늘 정말 암 걸리는 줄 알았어요’라고 한 거예요.
황승택) 그냥 옛날 같았으면 넘어갔을 텐데, 제가 이 책을 쓰면서 느낀 게 뭐냐하면 ‘아, 내가 잘못됐다는 것을 봤을 때 그걸 그냥 넘어가면 그게 바뀌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거든요. 우리 언어 습관 중에서 보면 꼭 암이 아니라 귀머거리 정책, 외발 정책이라든지 질병, 장애를 가지고 비유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이낙준) 되게 많죠.
황승택) 그런데 그런 말을 쓰지 않는 노력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때 제가 카톡방에서 ‘이 방에 세 번이나 암 수술을 한 저도 있습니다. 그런 말은 가급적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어요. 제가 위험을 감수한 거죠. 그분과의 관계가 좀 어색해진다라든지, 소위 말하는 갑분싸가 되는 거잖아요.
황승택) 그렇게 됐지만,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질병이나 그런 것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이 한 번쯤은 경각심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교조적으로 ‘이런 말 쓰면 안 됩니다’, ‘나쁜 말이에요’ 이렇게 하면 받아들이시는 분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 주위 분부터 ‘그런 표현을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낙준) 다시는 안 쓸 것 같은데…
황승택) 그런 마음가짐은 가지고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이제는 이 사람과의 관계 아니면 혹시 ‘이렇게 받아들이지 않을까?’라는 두려움보다는 조금씩 뭔가를 바꿔 내는 마음으로 궤도를, 방향으로 잡아야겠다, 그런 생각도 좀 했었습니다.
이낙준) 제가 참 개인적으로 사실 되게 존경하는 분이거든요. 박성민 변호사를 되게 존경하는데, 기자님을 비슷한 의미에서 굉장히 존경합니다. 저는 못 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거에 대해서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오진승 선생님과 우창윤 선생님한테 공을 넘겨야 할 것 같아서 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고… 가시는 거 아닙니다. 저희는 한번 오시면 계속 잡아놓기 때문에… 오늘 봐주신 헬프님들 너무 감사하고요. 기자님 많이 응원해 주시고, 또 이 책 궁금하시면 한번 사서 읽어보시는 것도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보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생각을 많이 했던 책이에요. 그래서 되게 띄엄띄엄 봤습니다. 후루룩 보면 그냥 넘어갈 것 같아가지고 챕터 하나 보고 다른 거 좀 하다가, 또 챕터 하나 보고 그렇게 했었는데 지금까지 못 했던 생각을 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낙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의문점을 좀 던져준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좋은 책이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황승택) 이렇게 닥터프렌즈 채널, 그리고 낙준쌤과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서 좋은 시간이었고요. CBS 세바시 나갔을 때 맨 끝에 사인해주러 오셨을 때 헬프님들 많이 오셔가지고 낙준쌤한테 줄 서서 선물 주시고 그럴 때 약간 소외된 느낌은 있었지만,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이런 채널에 제가 나와서 헬프님들하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값지고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낙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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