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황승택 기자님 _ 이하 호칭 생략)
이낙준)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황승택 기자님을 모시고, 되게 오랜만에 뵙는 건데…
황승택) 세바시 동기부터 얘기해야죠.
이낙준) 세바시 동기죠. 세바시 저는 이제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경험을 통해서 나간 거고…
황승택) 저는 이식한 걸로 나간 거고…
이낙준) 자기소개 한 번만 해 주실 수 있어요?
황승택) 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에 나오게 돼서 상당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헬프님들 반갑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받은 수여자였죠, 저는. 그것도 한 번도 아닌 두 번. 확률로 따지게 되면 2만 분의 1의 확률이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걸 두 번 연속해서, 4억 분의 1이… 혼자 지구 상에서 되게 희귀한 확률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낙준) 이렇게 웃으면서 말씀해 주시는데 이게 사실 심각한 일인데… 걸렸었던 질환도 되게 심각한 질환이었고, 치료를 받으시는 과정도 되게 힘드셨고, 그러고 나서 이제 거의 치료가 종결된 상황이었잖아요.
황승택) 이대로 쭉 가면 소위 말하는 암 환자들의 희망, 5년간 아무 일이 없으면 완치 판정을…
이낙준) 완치 판정을 받는 일만 남아 있으셨는데, 그때 저는 아직도 생각이 나거든요. 갑자기 기자님한테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쭤보셔서…
황승택) 당시에 코로나가 되게 심했던 기간이었어요. 그때 갑자기 너무 고열이 나고 계속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얼음찜질을 이렇게 하면서 체온을 내려봤거든요.
황승택) 그리고 또 이부로펜이랑 타이레놀을 계속 교차해서 먹었었어요. 그런데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서 ‘아, 이거 진짜 코로나인가?’ 싶어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임시선별소까지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이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 코로나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자꾸 열이 떨어지지 않지?’, 귀가 좀 아픈 느낌이 있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비인후과를 가봤는데 이비인후과에 갔을 때 ‘중이염 같다. 그러니까 안에 귀에 넣는 약이랑 항생제 처방이 되니까 이거 괜찮을 거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는데도 전혀 몸의 증상이 나아지지는 않는 거예요.
이낙준) 사실 진료 보신 분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은 안 했을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중이염으로 성인이 열이 나서 오면 ‘약을 먹으면 좋아질 거야’라는 당연한 믿음이 있거든요. 병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때까지도 ‘조금 고생을 더 하실 수는 있겠지만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을 했는데 효과는 없으셨던 거죠, 그때?
황승택) 네, 그리고 잠을 잘 못 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 받아왔던 수면제 하나를 먹었는데 아침에 수면제 효과 때문인지 섬망이 보였던 것 같아요.
황승택) 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가 막 와이프한테 전화를 해서 이상한 얘기를 했다고 나중에 들었어요. 항생제 먹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면 수많은 입·퇴원을 반복을 하거든요. 한번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세 번의 항암 치료가 있고 나중에 집중 치료를 한다는 건 입·퇴원이 최소한 네 번이 필요하다는 얘기니까 제가 얼마나 많이 했겠어요.
이낙준) 그렇죠, 병원을 저보다 더…
황승택) 암이 세 번 재발했었기 때문에 정말 한 20분 만에 입원에 필요한 짐을, 머리가 기억하는 게 아니라 몸이 기억하더라고요. 그래서 입원에 필요한 물품들을 그대로 싸서 제가 다니던 대학병원 응급실을 갔는데…
황승택) 그때 제가 코로나 음성 결과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또 열이 나니까 응급실에 응급실에서 입실을 안 시켜주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 거기서 검사를 더 받고 음성이 나온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제 응급실에서 제가 짐을 놓고, 제가 이렇게 누워있는 순간에 기억을 잃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패혈증이 왔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낙준) 그니까 중이염에 의한 패혈증이 온 거죠. 사실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은 경우거든요.
황승택) 낙준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이제 혈액암에 걸렸었고, 혈액암 환자들은 일반 정상인들에 비해서 면역력이 낮다 보니까 이 병원균이 몸 전체로 퍼졌던 게 아닌가…
이낙준) 그나마 그때 그래도 원래 다니셨던 병원에 간 게 정말 잘하셨던 것 같아요.
황승택) 그런데 귀에서 자꾸 소리도 잘 안 들리고,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 거예요. 이름은 예쁘더라고요, 이루?
이낙준) 저도 사실 그때, 연락 왔을 때 안에 이루가 꽉 차 있으니까 소리가 멀리 들리는 건데 그거를 열도 있고 하니까 안 들리는 걸로 인식을 하는 거라고 처음에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사실 저는 급성 중이염으로 이렇게 되는 경우를 직접 본 적은 없거든요.
황승택)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수술하면 잘 들릴 거예요’ 그래서 저는 뭔가 불필요한 걸 제거를 하고 나면 ‘예전과 똑같아지겠구나’라고만 생각을 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는 표준치료법이라고 하나요? 저는 그 표준치료법이 해당이 되지 않더라고요.
황승택) 결국에는 그 항생제로도 계속해도 이루가 없어지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제일 중요한 유모세포, 왜 이렇게 이름은 다 예쁠까요?
이낙준) 털이 있다는 뜻인데…
황승택) 그런데 유모세포가 염증 때문에 손상이 된 거죠, 저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고 나중에는 기계를 설치를 해야 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기계를 하고 하면, 소리 잘 들 수 있으면 별거 없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지내기는 했는데, 수술을 하고 나서 이걸 한 3개월 정도의 텀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낙준) 그렇죠. 그렇게 자리를 잡은 다음에 기계를 작동하고 재활을 시작해서 실제로 소리를 들으려면 사실 시간이 꽤 걸리죠.
황승택) 제일 힘들었던 건 수술을 한 번만 하면 좋은데,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도 두 번 하더니 인공와우 수술도 두 번을 하게 됐거든요. 우리 헬프님들이나 보시는 시청자분들께 설명드리면, 인공와우 수술을 하기 위해서 전신 마취 수술을 해서 어떤 임플란트 기계라는 것을 소위 뇌에 심는 거잖아요. 이 장치를 이렇게 해서 바깥에 이렇게 붙이는 거거든요.
이낙준) 외부 장치를 껴서 소리를 듣는 거니까…
황승택) 네, 이거 떄문에 제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는 건데, 이게 쭉 그대로 갔으면 문제가 없는데 한쪽 귀 부분에서 계속 고름이 나오고 염증이 없어지지가 않는 거예요.
황승택) 의학적으로는 기기 안에 내성균이 생겨서 어떤 약물 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 나중에 결국에는 재수술을 하기는 했는데 이 재수술은 제일 마지막에 선택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고름이 생길 때마다 선생님이 ‘간단히 내일 오세요’, ‘처치 간단히 하시면 됩니다’ 그러는데 그 안내받으러 갔더니 당일 수술실이라고 써 있는 거예요. 거의 수술에 버금가는, 괴사된 조직을 이렇게 절제하는…
이낙준) ‘데브리먼트’라고 하는데 변연 절제술을 계속하는 거죠. 썩은 부위를 계속 제거하는 거죠.
황승택) 다섯 번 정도 변연 절제술을 했던 것 같아요.
이낙준) 그러면 소리가 안 들리고 난 다음에, 다시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듣게 될 때까지가 얼마나 걸리신 거죠?
황승택) 그러니까 도합 200일 정도…
이낙준) 이게 사실은 우리가 말을 배워서 할 수 있는데 후천적으로 난청이 생겨서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케이스가 ‘Post Lingual’이라고 하는데, 보통 이런 경우에 100일 이내에 여정이 끝나요. 괴로움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황승택) 첫째 같은 경우에는 ‘고립감’이라는 단어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청력, 시력, 모든 것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가 돼 있습니다. 수술을 하고 집에 내려갔을 때 저희 집 안마의자가 너무 오래돼 가지고 안마의자를 바꿔보려고 우리나라의 어떤 렌탈 구조상 계약을 할 때 마지막 최종 의사를 전화 통화를 통해서 녹취를 하는 제도가 있는 거예요.
황승택) 그래서 정말 저기는 약관이 얼마나 길겠어요. 그래서 그 약관에 동의를 하기 위해서 그걸 불러주는데 정상 청력일 때는 ‘네, 알겠습니다’, ‘네, 동의할게요’, 이렇게 되는 것들이 그때는 제가 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스피커폰으로 휴대전화를 켜놓고 어머니가 그걸 듣고, 그걸 메모해 주시면 제가 ‘네’, 그래서 15분, 20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정말 렌탈 계약을 취소하고 싶다. 이런 거는 작은 예고요. 내가 잃은 건 단지 청력이고 나머지는 다 그대로인데 ‘나는 우리 사회에서 부적격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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