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재미주의입니다. 몇 년 전, 미국 교육계가 한국의 역사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고 합니다. 미국 역사 교과서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한국의 역사가 나와 있지 않다며 미국의 역사 교사들이 항의를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의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교과서를 제작하는 엄청난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정말 신기한 점은 한국 역사에 이토록 집착하길래 당연히 한인이나 한국 혼혈 교사들이 벌인 일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건의 주동자들이 미국인 교사들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파란 눈의 미국인 교사들은 왜 이토록 한국 역사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는 아주 신기한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역사 교사 ‘서맨사 프레이져’ 씨는 여느 때와 같이 수업하던 중,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왜 우리 교과서에는 한국전쟁이 나와 있지 않지?’
서맨사 씨는 어린 시절부터 참전용사였던 그녀의 할아버지 ‘헤롤드 로이드 메이플스’ 씨에게 한국전쟁 당시의 이야기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 한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자를 관리하고,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임무를 맡았었다고 하는데요. 매일 듣던 이야기였지만,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할아버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국전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미국 역사에서 한국전쟁은 중요한 역사 중 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그녀가 교사가 되고 보니 미국 역사 교과서에 한국전쟁과 관련한 부분이 터무니없이 적거나, 심지어 나와 있지 않은 교과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서맨사 씨는 주변 동료 교사와 함께 미국에 있는 10개의 역사 교과서를 추가로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베트남전에 비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국전쟁 이야기… 반면 베트남전과 제2차 세계대전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비중이 적다 보니 수업 중에 간략하게만 설명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미국이 한국전쟁을 잊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점차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맨사 씨는 이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불행히도 미국 역사는 일방적이고 2차원적입니다. 한국전쟁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곳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학생들도 한국전쟁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북한이 남침하고 미국이 참전해서 막았다. 그리고 중공군이 북한군에 합류해서 밀고 내려와 싸우다가 정전하게 되었다. 끝내 공산주의 확산을 막았다는 내용이 끝이에요.”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자신이 직접 움직여서 이 사태를 변화시켜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이 사건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후손들로 구성된 ‘청년봉사단’이었죠.
이곳에서 서맨사 씨는 다른 참전용사 후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데인 웨버’, 낙동강 전투의 영웅 ‘윌리엄 웨버’ 씨의 손녀였습니다. 데인 씨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싫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자신과 함께 수영장을 가지 않아서였는데요. 하지만 할아버지에게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는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잃은 후 수영장에 가기 꺼려졌던 것이죠.
당시 어렸던 데인 씨는 할아버지의 몸이 왜 불편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정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냥 수영장에 같이 가 주지 않는 할아버지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가끔 자신을 앞에 앉히고 옛날이야기 한 편을 들려주고는 했는데요.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한국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1950년대의 한국의 모습을 너무 생생하게 묘사해주다 보니 어느새 데인 씨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두려운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2010년, 한국에서 웬 초대장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UN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에 할아버지와 함께 참석하게 된 데인 씨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불편한 몸은 한국전쟁 참전 중에 그렇게 된 것이었으며, 한국에서 자신의 할아버지를 ‘우리의 영웅’이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쭉 자라왔던 그녀에게 한국전쟁은 배우지 못한 역사였기 때문에 지금껏 이 모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죠. 한국에 와서야 한국전쟁의 의미와 한국을 지키기 위해 할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미국 청춘이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평가받는데, 한국인들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아직도 높이 평가해주고 있어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데인 씨는 이런 역사를 알게 된 후 한국전쟁과 관련한 많은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청년봉사단에서 단장을 맡기도 했죠. 서맨사 씨는 다른 후손들의 이런 사연과 한국전쟁이 갖는 세계적인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역사 교과서가 바뀌지 않는다면 직접 한국전쟁에 대해 알리자!”
서맨사 씨는 한국전쟁에 대해 깊이 공부했고, 관련 자료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냉전사의 가장 중요한 대목인 한국전쟁에 대해 대충 넘어가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렇게 서맨사 씨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한국전쟁 디지털 히스토리 프로젝트’였습니다.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어 한국전쟁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겠다는 뜻을 품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유업재단의 도움을 받아 5,000점이 넘는 역사 자료와 600여 건의 참전용사 인터뷰를 활용해서 웹사이트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맨사 씨는 수업에 이 웹사이트를 활용한 것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에게도 전파하며 한국전쟁에 대해 미국 학생들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에 대해 내용이 부족한 교과서로 수업할 때와 달리 한국전쟁에 대한 실제 인터뷰와 사연, 자료 등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니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당시 상황을 전달할 수 있어 반응이 너무나 좋았다고 하는데요.
또한 서맨사 씨는 실제 참전용사를 초빙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수업을 진행하는 등 미국 역사에서 한국전쟁이 가지는 의미를 알리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웹사이트에 디지털 교과서 기능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며, 스마트폰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사 수업을 통해 자세히 배우고 있는데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한국과 혈맹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한국전쟁에 대한 교육을 이렇게나 소홀하게 하고 있었다니…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라는 게 한국인으로서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이 세계적으로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이 그들을 지원하고 교류하며 이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 보니 우리 한국 역시 미국처럼 한국전쟁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물론 한국에서는 당연히 한국전쟁과 해외 참전용사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로 상세히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참전용사들을 어떻게 존경하고, 그들에게 보답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교육하고 있지 않은데요.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잊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7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 참전용사 대우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부터 그들을 잊지 말고, 이 논란을 하루빨리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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