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무기들의 위험성을 감지한 상대방이 손쉽게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그러니까 최첨단 무기를 보유하는 것 자체로 방어력을 갖추는 것이죠.
한국은 북한이라는 골칫덩어리와 여전히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북한이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70년이 넘는 시간동안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왔고, 아마 앞으로도 북한이 남한을 침범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북한과 잠재적인 적을 막기 위해 개발한 무기들이 어마어마한 수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최근 20조 원 가까운 한국 무기를 수입한 폴란드가 심각하게 도입을 고려 중인 무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어떤 무기일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작한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9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될 무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격 현장을 찍은 사진을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고체 연료 미사일 ‘토치카’의 잔해가 발견됐는데, 토치카는 러시아가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그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을 품고 발사되는 집속탄입니다.
당시 현장 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미사일 잔해에 ‘9M79-1’이라는 표시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발사 후 약 2.1km 상공에서 탄두에 품은 50여 개의 소형 폭탄을 살포하게 되는 끔찍한 무기입니다. 미사일 안에 소형 폭탄을 품고 발사되면 공중에서 소형 폭탄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키면서 날카로운 파편이 튀게 되는데, 넓은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다만 러시아의 이 행위는 “집속탄을 사용해서도, 제조해서도, 보유해서도, 이동해서도 안 된다.”라는 UN의 ‘집속탄 사용 금지 조약’, 일명 ‘오슬로 조약’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러시아는 이 집속탄 사용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폴란드가 이 집속탄보다 더 무서운 무기 하나를 한국으로부터 수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K239 천무 다연장 로켓’인데요.
아마 2008년 9월 개봉한 영화 ‘신기전’을 보신 분들이 많이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실제로 조선이 개발한 신기전이라는 무기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신기전은 실제로 존재했던 무기입니다.
다만 일각에서 신기전은 전 세계 최초의 미사일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은 아닙니다. 기록상으로 전해지는 인류 최초의 로켓은 1232년, 중국 금나라에서 만든 ‘비화창’이라는 무기입니다. 한자 그대로 ‘날아가는 불화살’이라는 의미의 이 무기는 칭기즈칸의 셋째 아들인 ‘오고타이’가 이끄는 몽골군이 사용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인류에 등장한 두 번째 로켓은 1290년 무렵, 아라비아의 ‘알 하산 알람마하’가 만든 ‘연소하며 스스로 날아가는 달걀’이라는 이름의 무기이고, 세 번째 로켓은 1379년 이탈리아 제노아 군대가 사용한 ‘로케타’라는 무기입니다. 이 단어에서 현재 로켓이 유래했습니다.
조선에서 만든 ‘신기전’은 고려 말 최무선이 개발한 ‘주화’를 개조해 만들었습니다. 주화는 현대 시대의 로켓과 비행 원리가 같은데, 화약이 타는 힘으로 스스로 멀리까지 날아갑니다. 신기전은 이를 발전시킨 무기인데, 보통 신기전을 바퀴가 달린 나무틀로 이해하지만, 이는 신기전을 발사하기 위한 이동 장치에 불과한 것이지 신기전 그 자체가 아닙니다.
신기전은 주화를 개조해 발전시킨 화살입니다. 화살에 화약통을 달고 스스로 날아가 목표 지점에서 자동으로 폭파하도록 설계한 덕에 임진왜란 때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일등 공신이 되기도 했죠.
이것을 세계 최초라고 부르는 것은 비화창이나 로켓타 등과는 달리 신기전의 설계도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를 복원시킨 세계 최초의 로켓이라는 의미입니다. 1474년 조선 성종 때 간행된 ‘국조오례서례병기도설’에 설계도와 함께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고, 1983년, 헝가리에서 개최된 제34차 세계 우주 항공 학회에 소개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켓 설계도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폴란드는 신기전의 DNA를 고스란히 간직한 ‘천무 다연장 로켓’ 구매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수입한다는 뉴스가 전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폴란드의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수입에 대한 소식이 긴급히 보도됐습니다.
폴란드의 군사 전문지 ‘디펜스 24’가 가장 먼저 운을 뗐는데, 8월 30일 자 기사에서 “폴란드 정부가 한국형 K239 천무 미사일 시스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방산 매체 ‘디펜스뉴스’ 역시 다음 날 같은 기사를 보도했는데, 앞선 27일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K239 천무 다연장 로켓의 잠재적 도입 및 공동 개발에 관해 한국 파트너와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폴란드의 천무 도입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폴란드는 지난 5월, 미국의 ‘하이마스’를 구입하겠다면서 미국에 500대의 하이마스 발사대를 요구했었습니다만, 미국이 이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8월 30일, 체코 프라하에서 2023년 예산 법안 초안을 채택하며 “폴란드군이 소련산 무기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라면서 “다른 무기 구매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천무 구입을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폴란드는 왜 이미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구매했음에도 다연장 로켓인 ‘천무’까지 노리는 것일까요?
정답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습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했던 것은 미국의 ‘하이마스’라는 게임 체인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연장 로켓포의 대명사이자, ‘강철비’라는 별명을 가진 하이마스는 미국의 M270을 개량해 만든 무기입니다.
미 육군의 5톤 트럭에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탑재시켰는데, 한 번에 6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하이마스가 16대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 하이마스를 이용해 400개 이상의 러시아 목표물을 공격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죠.
이에 러시아의 제1순위 공격 목표는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로 선정해 미사일을 쏟아부었지만, 우크라이나는 가짜 하이마스를 만들어 배치시켜 러시아의 혼란을 가중했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러시아가 미국의 하이마스를 폭파했다고 밝힌 뉴스는 전부 가짜 하이마스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런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본 폴란드는 다연장 로켓의 가능성을 봤고, 자칫 우크라이나를 넘고 폴란드까지 진격하게 될지도 모를 러시아군에 대비해 미리 다연장 로켓포를 배치해 두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국에 요청한 500대의 하이마스를 생산할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인지, 미국이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자 ‘천무’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하늘을 빈틈없이 뒤덮어 버린다”는 뜻을 가진 천무는 한국이 직접 개발한 한국형 킬 체인 시스템의 핵심 타격 체계입니다. 239mm 다연장 로켓포를 사용하는데, 한 번에 12발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K136 다연장 로켓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천무는 2009년 6월부터 1,300억 원을 투입해 2013년에 개발 완료, 2015년에 실전에 배치됐습니다. 실전 배치 후 육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천무는 트럭에 실린 상태로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만약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다면 이 지역은 초토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하이마스의 경쟁 상대로 불리던 천무는 하이마스와 대등한 기동력을 갖췄지만, 방어력은 더 우수하고 화력은 2배 이상 강합니다. 사격 명령받으면 16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고, 유도 로켓을 장착시킨다면 80km 밖 표적까지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죠.
한 군사 전문 기자는 천무 한 발로 축구장 3개 넓이의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집속탄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소형 폭탄이 수십 개 터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지역 자체를 초토화하는 미사일을 12발이나 발사하기 때문이죠.
최근 한국의 방산 산업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고 훨훨 날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한국의 방산기업이 체결한 주요 수출 계약의 총규모는 대략 26조 원에 달하는데, 아랍에미리트가 ‘천궁’을 4.1조 원, 이집트가 K9 자주포를 2조 원, 폴란드가 전차, 자주포, 경공격기 3종으로 20조 원을 수입했습니다. 계약이 체결된 것만 26조 원이고, 현재 호주 및 노르웨이 등과도 무기 수출을 협의 중에 있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런 한국의 활약에 미국 CNN은 “한국의 방위 산업은 이미 메이저리그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가 만약 천무를 도입해 그 효과를 확실히 본다면 앞으로 폴란드와 같은 위협에 놓인 국가들의 천무 구매 러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 폴란드에 꼭 천무를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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