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자기 능력을 100% 쓰는 사람과 쓰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도 있죠. 뇌과학에서 ‘작업기억’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보통 컴퓨터 램같이 컴퓨터를 끄면 사라지는 게 있는데 램이 꽉 차버리면 안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우리 머릿속의 고민, 걱정거리 등 오늘 안 갖고 다녀도 되는 것들이 60~70% 이미 차지하고 있으면 내가 쓸 수 있는 가용자산은 30%밖에 안 남는 거죠.
근데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확장하려고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은 거죠. 근데 그럴 수가 없는 거죠. 100% 꽉 채우게 되면 옆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은 하는데 무슨 말인지 기억을 못 해요. 100이 다 찼으니까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튕겨 나가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부탁했는데 기억이 안 나고, 혹시나 ADHD 아닌가 싶어서 병원에 찾아오는 분들이 있어요. 그럼 그걸 약을 먹어 집중력을 높이는 게 해결책이 아니라 거꾸로 더 빼야 하는 거죠. 빈 곳을 만든다는 게 더욱더 내 뇌를 효율적으로 잘 쓸 방법이 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적극적으로 밖으로 빼내도 되는 건 빼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패스워드를 너무 자주 바꾸라 그러잖아요. 특수문자, 대문자 다 넣으라고 하고 6개월마다 계속 바꾸라고 하고요. 하다 보면 헷갈려요. 이 사이트가 비밀번호가 뭔지 다 기억할 수 없으니까요. 그럴 때 진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메모장에 다 써놓거든요. 그러면 내가 이거를 그때그때 꺼내서 봐요. 그럼 내가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항상 생각하고 나를, 내 뇌를 믿고 내 밖에 있는 애들을 믿으세요. 그럼 내 뇌는 밖에 있는 애들을 믿으면 믿을수록 내 뇌는 편해지고 편해지는 만큼 내 능력을 100% 쓸 수 있죠. 그렇다면 지금 내가 뇌 기능을 얼마나 잘 쓰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옷장이 뒤죽박죽 꽉 차 있어서 문 열고 맨 앞에 있는 옷만 자꾸 꺼내 입어요. 그러다 보면 정말 까먹고 저 뒤에 있는 예쁜 옷을 못 입는단 말이죠. 근데 여유 있게 잘 정리가 되어 있는 옷장은 정돈된 느낌이 들거든요. 바로 그런 부분에서 우선순위가 갖춰져 있는지, 너무 꽉 찼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지를 보고 뇌의 기능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고요.
두 번째는 오늘 하루를 보는 겁니다. 저는 하루를 동심원으로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하루의 컨디션은 똑같지 않아요. 어떤 사람은 아침형 인간이고 야간형도 있을 수 있죠. 이때 우리가 계속 컨디션이 제일 좋은 시점만 봐요. 근데 내가 나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는 게 제일 중요한 건 내 하루의 컨디션이 바닥일 때 나는 어느 정도 레벨인지를 봐야 해요.
내가 만약에 60점 이상 해야 한다면 아침형 인간은 오전 6시~8시가 제일 좋아요. 저녁 7~8시가 나른하고 제일 졸려요. 이때 60점보다 위에서 할 건 하는 수준, 70~80점은 된다면 이건 상당히 잘 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근데 63, 64점으로 아슬아슬하면 약간 위험수위죠. 근데 50점 밑으로 내려간다면 이걸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즉, 바닥이 언제인지를 생각하고 그때의 점수가 60보다 한참 위에 혹은 70점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면 괜찮게 지내고 있다고 안심하셔도 되는 거죠. 내 몸을 잘 관리하고 나에게 관대해져야 하듯이 나는 내 페이스대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바닥을 보고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면 안심하면 되는 거죠. 그것 자체가 우리를 되게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나의 뇌의 기능을 최대한 잘 쓰기 위해서 신경을 끄는 연습을 좀 하고 나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몸 컨디션 떨어졌을 때 우리는 마치 빚쟁이가 빚 갚으라고 독촉하는 것 같이 과도하게 휴식하거나 너무 많이 먹거나 자극적인 놀이를 하거나 빨리 회복하려고 해요.
근데 이때 정말 조심해야 하는 것은 빨리 회복하려고 하지 말고 루틴을 지키면서 조금씩 휴식 시간을 늘리는 걸로 충분하다는 거고요. 그다음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내가 혼자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근데 많은 이들이 클럽에 간다든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해요. 물론 어쩌다 한 번 그렇게 하는 건 좋은데 나의 회복을 위해서 내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매일, 혼자, 짧게’ 할 수 있는 휴식 방법들을 서너 가지 정도는 갖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10~20% 정도 비워놓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야 해요. 모든 모임에 안 빠지는 친구가 있다고 칩시다. 너무 피곤한 날 누가 또 부르면 한 번 빠져보거나 늦게 가거나 아니면 갔다가 일찍 올 수도 있죠.
그렇게 해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거든요. 그냥 똑같이 연락하고 똑같은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확인해 봤는데 내가 감당할 만하다 싶으면 조금씩 맷집을 키우는 훈련들이 필요한 거죠. 여기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면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어떤 사람은 관계가 너무 힘든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예민함에 있어서 가족과의 관계가 너무 힘든 사람도 있어요. 또는 민감한 부분들이 문서나 이런 것들을 볼 때 자꾸 얘기하고 싶어지는 그 욕구를 못 참는 것도 있죠. 조금씩 내가 해볼 수 있는 부분에서 안 해도 괜찮다는 걸 확인하면 안심이 좀 돼요. 그럼 최소한 그 영역만큼은 괜찮아지는 거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꾸 너무 강해져야 한다, 100% 써야 한다, 효율적으로 살아야 한다 등은 다 좋은 말인데요. 많은 분들이 그러지 못해서 과하게 걱정하다가 부러지는 수가 있으니까 내가 내 몸과 상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또 그걸 성격이나 본질 문제로 성급하게 치환하지 마시고 그냥 좀 피곤하거나 상황이 안 좋을 뿐이라고 생각하세요. 조금 관리하고 정리하면 충분히 내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지내시는 게 우리 멘탈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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