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름휴가 갈 생각에 다들 부푼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름이 오면 괴로운 사람들이 있죠.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서 소위 겨드랑이 암내 때문에 마음 놓고 팔도 들지 못 하는 사람들이 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암내라는것에 있어서 한국인은 축복받은 민족인데요. 왜 그럴까요?
해외로 여행을 가서 현지인 체험한다며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가끔 그 나라 사람들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곤욕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에게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인들은 맡지 못하는 독특한 냄새가 있다는 것인데, 인간의 몸에서는 왜 냄새가 날까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 중 마늘이 있습니다. 우리 일반인들은 마늘을 단지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생각하지만 마늘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간단한 식재료가 아닙니다.
어느 마트, 어느 시장을 가든 우리는 손쉽게 마늘을 구매할 수 있지만 이 마늘의 효능은 산삼에 버금갑니다. 산삼은 재배가 불가능해 귀한 대접을 받지만 마늘은 재배에 성공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죠. 그런데 전문가들은 “만약 마늘이 재배되지 못했다면 산삼보다 더 비쌌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너무 흔해 너무 쉽게 지나쳤을 뿐입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02년 1월 ‘효과가 직빵인 10가지 식품’이라는 기사를 통해 마늘의 효능을 조명했습니다. 기사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액을 덜 끈적하게 만들며, 항균 능력이 있다”고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마늘은 살아 있는 항균제라고 불릴 만큼 그 효과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흔히 한국인에게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마늘을 많이 먹는다는 의미일 텐데 실제로 한국 요리 중 마늘이 들어가지 않은 요리를 찾는 것이 더 쉬울 만큼 한국인의 마늘 사랑은 대단하죠. 다른 나라에서는 마늘을 하나의 향신료로 보지만 한국에서는 향신료를 넘어 고추, 배추, 무와 더불어 4대 채소 중 하나로 꼽습니다.
특히 고추와 함께 가장 중요한 양념 채소로 하루도 마늘을 먹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그래서 브라질이나 이탈리아 등 마늘을 많이 먹기로 소문난 국가의 일인당 평균 소비량이 연간 1kg이 채 되지 않는데, 한국은 2017년 기준 무려 7배 가까이 많은 6.2kg을 섭취합니다. 이렇게 마늘을 많이 섭취하다보니 한국인에게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음식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위의 사진은 미국에서 1984년에 찍힌 사진인데 한 리서치센터 직원들이 데오드란트 비누을 사용한 후, 실제로 냄새가 없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겨드랑이에 코를 대고 테스트하는 모습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95% 이상이 액취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특유의 향을 없애기 위해 데오도란트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에게는 이 암내만큼은 축복받은 유전자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흔히 ‘암내’라고 부르는 겨드랑이 땀 냄새는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박테리아와 만나 분해되면서 생기는데요. 지난 2013년 1월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사람의 몸 냄새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ABCC11’ 유전자의 분포가 몸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유전자는 다시 ‘G대립 유전자’와 ‘A대립 유전자’로 나뉘는데, 그중 G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지독한 암내를 유발하는 아포크린 땀샘의 땀 분비가 활발하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G유전자가 많은 사람은 암내가 많이 나고 A유전자가 많은 사람은 암내가 적게 나는데, 이런 G유전자는 대부분 아프리카나 유럽인에게, A유전자는 동아시아인에게 존재한다고 주장했죠.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GG냐, GA냐, AA냐에 따라 아포크린샘의 분포도와 귀지의 종류도 결정됩니다. “건조한 귀지를 가진 사람이 암내가 없고, 젖은 귀지를 가진 사람은 암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텐데 이 역시 연구로 증명됐습니다. ‘건조한 귀지’를 가진 사람은 겨드랑이에 박테리아가 먹고 암내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부족하고, ‘젖은 귀지’를 가진 사람은 암내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풍부한겁니다.
왜냐하면 귀지를 만드는 귀지샘도 아포크린샘이기 때문에 G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귀에 샘이 많아 습하고, 냄새나고, 젖은 귀밥이 나오는 겁니다.
위 연구를 주도했던 ‘이안 데이(Ian Day)’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는 “유럽인 중 2%만이 이 유전자가 부족하고 동아시아인과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유전자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즉 한국인들에게는 암내를 유발하는 화학 물질이 없기 때문에 암내 자체가 없다는 것이죠. 여러분들의 귀지는 건조한가요, 습한가요?
그런데 한국인에게는 암내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연구는 더 있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와 비슷한 시기 일본의 ‘토시히사 이시카와’ 교수와 공동 연구진은 ‘Frontiers in Genetics’라는 국제학술지에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겨드랑이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는 한자로 표현하면 겨드랑이 ‘액(腋)’을 써서 ‘액취’라고 부릅니다. 아포크린 샘에서 생성된 땀과 박테리아가 만나면 악취가 풍기게 되는데 거의 썩은 냄새 또는 우유와 식초를 며칠 간 상온에 보관하면 생기는 시큼한 냄새를 발산합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수많은 민족을 대상으로 ABCC11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한국인의 100%가 AA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즉 암내가 없는 AA유전자를 한국인은 100%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죠. 암내의 가능성이 있는 GA나 GG는 한국인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은 겁니다. 물론 한국인을 전부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아니고 100명의 표본을 추출해 연구했기 때문에 100%라는 수치가 조금은 달라져야 하겠지만 어쨌든 한국인에게 암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 연구를 통해 또 한 번 입증되었습니다.
한국인 다음으로 중국, 몽골,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이 뒤따르고 그 뒤를 아프리카 원주민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암내가 가장 심한 민족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프리카, 아메리카, 이베리아, 베네수엘라, 유럽계, 미국, 우크라이나 순으로 약해지고 있고, 한국에 와서는 제로가 됩니다.
체취는 인간에게 굉장히 중요한 매력 중 하나입니다. 예로부터 이성을 유혹할 때 사용되던 향은 ‘사향’입니다. 암컷 사향노루의 배꼽 근처에 있는 향낭에서 방출되는 향을 이용해 여성들은 남성을 유혹했죠.
인간의 몸에서 나는 고유의 체취도 이성을 유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여인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주일 후에 돌아갈 것이니 그때까지 몸을 씻지 말고 기다려 주시오. 당신의 냄새가 그립소”라는 러브레터를 보냈습니다. 여인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체취가 얼마나 훌륭한 페로몬 향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그러나 때로는 이게 인간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맞나 싶을 만큼 해괴망측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미국인들은 전체 인구의 약 95%가 액취증을 가지고 있어 암내를 잡아주는 ‘데오드란트’가 필수품입니다. 한 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데오드란트가 약 47억달러, 한국 돈으로 5조를 넘어섰습니다. 독일의 경우 2017년 기준 만 14세 이상 독일인 중 하루 1회 이상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인구가 약 5560만명으로 한국 전체 인구 수와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선천적으로 암내가 없는 민족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유전자 축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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