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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치료 중 진단명을 바꾸는 의사는 돌팔이? “오히려 좋은 의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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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제가 진료를 하다 보면 다른 정신과에서 진료받던 환자분이 오세요. 그러면 여쭤보죠. 언제부터 진료받았는지, 또 무슨 약을 드셨는지, 어떤 걸로 진료받으셨는지, 그리고 병원을 옮기시는 이유도 여쭤 보고요.

그러면 되게 다양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중의 한 분이 처음에는 선생님이 우울증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우울증 약을 써서 진료하시다가 한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약간 조울증, 양극성 정동장애로 의심된다면서 약을 좀 바꿨고, 그래서 뭔가 신뢰가 안 간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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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이런 경우도 있어요. 우울증이라고 하고 1년 정도 진료받다가 나중에 선생님이 ADHD도 좀 겹쳐 있다고 하면서 ADHD 약을 또 1년 지나고 그때서야 주니까 진단적인 부분에서 좀 의사가 잘 모르는 거 아니냐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어요.

다른 과에서는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죠. 중간에 진단이 바뀌거나 하는 경우가 아예 없다고는 사실 못하겠지만, 흔하지는 않죠. 왜냐하면 처음에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는 검사들을 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 진단 과정이 오래 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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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신과는 사실 피검사나 엑스레이, 내시경 같은 걸로 진단하는 게 아니라, 환자분의 어떤 과거력, 주 호소 증상, 그리고 현재 병력 등을 가지고 이야기하다 보니까 100% 현재 상태로 환자분을 진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오히려 저는 진단을 바꿔주는 선생님은 환자한테 관심이 많은 분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첫 진단이 어떻게 보면 편견이 될 수도 있는데, 쭉 가지 않고 좀 열린 마음으로 환자의 상태를 지켜본 걸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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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환자분이 우울한 상태로 병원에 와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우울하고, 맨날 울기만 하고… 그러면 사실은 어떤 정신과 의사든 우울증으로 볼 수 있어요.

그렇게 우울증 약을 쓰고 한 3~4개월 지났는데, 환자분이 어느 순간 갑자기 잠을 안 자도 막 들뜨고 기분이 좀 예민해지고, 막 갑자기 말이 빨라졌다고 해요. 그럼 그건 ‘조증’이잖아요. 사실 처음에 조증이 있지 않은 이상은 환자분이 우울 상태로 오면 우울증으로 당연히 볼 수밖에 없고, 질병 코스상 조증이 발생하면 그때부터 조울증이 되는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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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이지만 우울증 약을 썼던 건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조울증 환자분들은 우울증 약에 잘 반응을 안 해요. 조증으로 기분 변화가 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경우는 이제 좀 유심히 보기는 보죠.

그런데 조울증이라는 진단명 자체가 우울증 시기가 있고, 조증 시기가 있어야 조울증으로 진단하는데, 내가 진료했던 시기가 우울증이고 이전에 환자분을 쭉 여쭤봤을 때 조증 시기가 없다면 사실은 정신과 의사는 우울증으로 볼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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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질병의 코스 상 현재에서 과거의 이력들을 발견하지 못하면 사실 조울증으로 진단하기가 어렵고, 환자분들도 자기 보고를 할 때 이게 조증 정도는 뚜렷하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경조증은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의사가 현시점에서 물어본다는 거예요. 이전에 혹시 들뜨거나, 말도 빨라지거나, 의욕이 넘치셨던 때가 있으셨냐고 물으면 사실 또 너무 우울한 시기에는 그런 걸 떠올리기도 힘들고, 그런 시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또 인지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되게 어렵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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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같은 우울증이어도 너무 어린 나이에 발생하거나, 혹은 너무 자주 발생하거나, 우울이 보통 막 며칠 전, 몇 주 전부터 서서히 오는데 갑자기 하루 이틀 만에 확 우울해 진다거나, 과다수면, 과다식욕 같은 우울 형태는 그냥 단순 우울증보다는 조울증의 우울증일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저희가 진료하기는 해요.

그렇지만 처음에 환자분한테 확실하지 않은데, 약간 조울증기가 있다고 말씀해 드리기가 좀 조심스럽기는 해요. 왜냐하면 진단적으로 우리는 염두에 두고 메모 같은 걸 해 놓으면서 진료하거든요. 조울증 기질이 있다는 생각 정도는 하고 우울약을 쓰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걸 환자한테 설명해 드리지는 않거든요. 걱정할 수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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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의사도 사람이다 보니까 환자분이 와서 막 공황장애가 있다고 얘기해요. 막 과호흡이 있고 숨쉬기가 힘들고… 막 이러면 사실은 저희도 거기에 포커스를 두고 질문하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예를 들어 나중에 알고 보니 이분이 ADHD도 있었던 거죠. 하지만 뭐 저희가 처음에 막 과호흡이 있어서 오신 분한테 어릴 때부터 산만했냐거나 집중 안 되냐고 묻기가 좀 그렇죠.

이거를 주 호소 증상이라고 하는데, 일단 처음에는 거기에 온 신경이 딱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게 조절이 되면 그다음에 다른 것들이 좀 보이죠. 어쨌든 또 환자분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을 먼저 우선순위로 해결해 드리고, 그게 좀 벗겨져야 그다음이 또 나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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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울증 ADHD는 진짜 진단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러니까 뭐 우리가 ADHD라고 하면 집중력이 좀 부족하고, 산만하고, 좀 초조하기도 하고… 그런데 우울증에도 이제 심한 경우는 기억력도 떨어지고, 우울한데 집중을 잘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우울증일 때는 가성치매라고 해서 진짜 치매라고 할 정도로 막 깜빡깜빡하고, 열쇠 잃어버리고, 맨날 하던 업무도 실수하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우울증 ADHD 증상을 진료 당시에는 좀 보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러면 보통 ADHD, 최근에 그러면 우울증인데, 이거를 환자분들이 보고하는 걸 좀 어려워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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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2개가 병발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ADHD 같은 경우는 다른 정신질환을 갖고 있을 확률이 80% 정도나 되고요. 그러니까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것까지 다 합쳐서… 그렇기 때문에 사실 ADHD 우울증을 구별하기도 어렵고, 같이 있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말씀해 드리고 싶은 거는 이제 진료하다가 의사 선생님이 다른 진단을 얘기한 거는 그동안 치료가 잘못됐다기보다는 이제 여러 가지 경과 관찰을 했을 때 환자분한테 더 좀 가능성 높은 질환으로 좁혀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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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냥 ‘이 사람은 우울증이겠지…’ 하고 계속 똑같은 약을 처방하시는 선생님보다는 계속 중간중간 재평가하는, 그것도 쉽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환자분이 이제 처음 보고했던 거랑 달리 중간중간 이렇게 나한테 주는 증거, 정보들을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좀 보면서 진단적인 재평가를 하고, 치료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건 사실 그 주치의 선생님이 정말 열심히 하고 환자에 대한 정보를 또 많이 알고 있는 분이라는 거죠. 이거를 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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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정신과 진단적 특성상 환자분이 하는 이야기들, 보고를 통해서 저희도 좀 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떤 과거력이나 현재에 그리고 진행된 상황을 보면서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우울증으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한 1년 뒤에 본인이 ADHD 아니냐고 물어서 대입해 보면 맞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너무 불안하고 공황, 불면으로 왔는데, ADHD는 생각을 못 했다고 하면서 약을 바꾸기도 하고… 사실은 뭐 그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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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게 의사가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분이 본인 증상을 이야기해 주시는 경우도 있거든요. 뭔가 불편한 것 같다, 이런 증상도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면 저도 한 번 생각해 볼 게 있죠. 그러니까 환자분들은 혹시라도 내가 뭐 유튜브 콘텐츠 같은 걸 보면서 자기가 불편한 부분이 뭔지 좀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주치의 선생님한테 한번 얘기해 보신다고 하면 진단할 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좀 듭니다.

그리고 정신과라는 게 원래 한두 번 만에 확 진단을 내리기가 사실 어렵기는 하거든요. 한 번에 모든 진단이 내려진다기 보다는 꾸준하게 병원 방문하면서 주치의 선생님과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치료를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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