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신의 아픔을 그렇게 직시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도 해요. 이미 아픔이나 감당하기 힘든 어떤 경험들을 하신 분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기를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힘들면 주저앉잖아요. 그건 절대 하지 말자는 거예요. 젊을수록 빨리 뭔가 답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조바심이 있어요. 근데 그러기보다는 ‘지금은 내가 조금 나를 돌보면서 조금씩 흘려보내도 되는구나…’ 생각하는 거죠.
그 대신 그게 아깝다면 아까 얘기한 것처럼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게 뭐가 있는지, 그리고 또 나한테 도움이 되는 책이나 글이 뭐가 있는지도 좀 읽어 보다 보면 그렇게 글을 읽다가 확 와닿는 글이 있을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안 보였는데 이번에 보니까 ‘이렇게 중요한 가르침이 내 옆에 있었구나!’ 하는 것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저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젊은이들은 기회가 많아요. 포기하지 않으면 변할 수 있어요.
그리고 변화가 아니라 변형될 수 있다. 변형될 수도 있고, 변혁될 수도 있어요.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뇌의 가소성, 뇌도 변하더라고 결과를 내놨거든요. 거기서 또 변성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명상이라는 걸 아주 쉽게 얘기하면 이거예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습관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행위예요. 근데 그게 하루아침에 되기는 힘들겠죠.
그 대신 너무 크게 생각하실 건 없어요. 명상의 방법들이 다양하게 있어요. 기본이 되는 건 마음 챙김, 자기 연민 같은 것들 있는데, 마음 챙김을 해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에 대해 다양한 안내가 되어 있어요. 그거를 막 접하다 보면 자기한테 딱 맞는 게 있어요. 그 몇 가지나, 한 가지라도 조금씩 계속하다 보면 변화가 일어나요. 그리고 변화를 느끼는 순간, 남이 아닌 스스로 변화를 느끼는 순간 사람들은 또 다른 걸 찾죠. 그러면서 더 발전해요. ‘최소 5분씩만 해라.’ 이런 얘기도 해요. ‘5분만 해도 너는 이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말 큰 걸 얻으려면 더 해야 하겠죠.
기존의 심리학에서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해요. 바뀌지 않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너무 단언적으로 얘기할 수 없어요. 그건 어떤 학자들이 의견이고, 보통 우리가 갖고 태어나는 게 있으면, 환경과 나의 노력으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게 없으면 정말 재미없을 거예요. 이 게 작은 부분이지만 갖고 태어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예요. 그럼 중요한 건 뭘까요? 내가 갖고 태어난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면, 그것이 긍정적인 거라면 더 키우고, 부정적인 거라면 계속 보완해야 해요.
특히 이 얘기는 부모님들이 아셔야 해요. 애가 태어났는데 ‘얘 참 키우기 힘든 애야.’라면서 거기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만 보이면 아이는 굉장히 도움을 못 받은 거죠. 그런데 그 애가 부정적인 것만 갖고 있을 리는 없어요. 제가 주변에서 까다로운 듯하지만 되게 매력적인 사람들도 많이 보거든요. 그런 걸 제일 먼저 부모님이 아셔야 해요. 그래서 사실 발달심리학 쪽에서는 어릴 때 아이의 그런 특성을 알아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고, 그것의 목적은 이 아이에게 요구되는 것은 보충해주기 위한 거예요.
아까부터 계속 얘기하고 싶은 게, 후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건 사람들마다 맞춤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를 잘 아는 것이 나를 가장 크게 개선하는 방법인데,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마음속에 자기 방어기제가 있어요. ‘이거 인정하고 싶지 않아’, ‘아니야, 나 이렇지 않아!’ 이러면서 털어버릴 수 있거든요. 그럴 때는 사실 주변의 피드백도 굉장히 중요하죠.
‘조하리의 창’이라고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창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데, 그중에 정말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그런 부분들, 결국 무의식이에요. 사실 그 무의식도 다룰 수 있어요. 무의식의 의식화 작업을 정신분석학이나 융 분석 심리 같은 이론에서도 성인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 말고도 사람들에게는 남들은 아는데 내가 모르는 창이 있어요.
스스로를 많이 안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저도 주변에 그걸 자주 물어봐요. 그런데 물어볼 수 있는 대상은 굉장히 신뢰감이 가는 존재여야겠죠. ‘이럴 때가 있어, 그것만 조금 고치면 진짜 좋을걸?’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존재겠죠. 그런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참 좋을 거 같고, 그걸 잘 활용하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어떤 기질을 타고났다, 타고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 수 있는, 혹은 또 모르는 나의 무의식을 계속 탐색하면서 나의 저변을 넓혀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무의식을 탐색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저는 그중에 또 모래놀이를 해요. 모래판에다가 자기가 3차원적인 피규어들을 갖고 하는 놀이인데요. 하다 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자기 무의식이 들어있어요. 이거는 원래 융 연구소에서도 하는 방법이에요. 무의식이 이만큼 거대한 덩어리라면 지금 내가 치료가 필요한 어느 부분을 비춰주는 거죠. 일부를 비춰 주는 거지, 전체는 아니에요. 근데 모래판에서 계속 작업을 하면 내가 무의식적인 자료를 만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 자꾸 밑으로 가서 그걸 자기가 스스로 치유하는 그게 우리 정신에 있어요. 우리 정신에는 스스로 치유하고 더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시키는, 그래서 결국은 자기답게 그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실현’의 경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건 무의식까지 가려고 하지 말고, 일반인들은 그냥 의식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것, 다른 사람 눈에 비춰지는 것, 그거에 더 먼저 초점을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거죠. 거기서도 많은 걸 얻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은 나의 거울입니다. 그 대신 좋은 거울을 갖고 있어야죠. 거울이 왜곡되거나 흐리거나 하면 안 돼요. 좋은 친구가 옆에 있어야 해요.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고 한다면 아까 제가 맨 앞에 얘기했던 내면적인 자원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당하겠죠. 그런 사람은 거의 사람들에 대해서 호의적이에요. 그걸 끌어내는 나의 힘이 필요할 뿐이죠. 그런 사람을 보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해요. 손을 내밀어야죠. 굉장히 좋은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도 그 손을 못 잡는 사람들도 많아요. 뭔가 자기 마음속에 안 좋은 면이 작용할 수 있는데, 어쨌든 좋은 자원이 있는 사람을 옆에 두는 게 좋고요. 친구가 되려면 일단 제일 중요한 요인은 친숙해져야 해요.
자주 만나야 해요. 자주 연락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친해진 후에 친구가 되면 꼭 모든 연인 관계, 친구 관계도 그렇고 항상 이건 또 하나의 해결해야 하는 과제의 연속이에요. 두 사람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차이와 헌신도의 비율이 드러난다고 봐요. 예를 들어서 이제 여름 휴가로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한 친구는 ‘난 사람 많은 데 싫으니까 비수기에 가.’ 그리고 한 친구는 ‘그래도 여름 바캉스는 막 많은 사람이랑 부딪히면서 그 핫한 느낌을 느끼는 게 여행이지!’라고 하는 식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해요.
그러면 이걸 잘 조율해야죠. ‘그럼 네가 원하는 이걸 해 주는 대신 내가 원하는 이것도 해줘.’ 이러면 좋은데, 항상 그럴 때 성격 좋은 사람이 양보를 좀 하죠. 그런데 이게 계속되면 마음속에 쌓이고, 그런 관계는 오래갈 수가 없어요. 이 관계라는 게 포인트 중의 하나는 결국은 타협이에요. 사람들이 사회화됐다는 거는 이 세상과 어느 부분은 타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거든요. 근데 친구는 더 밀접하게 와서 닿으니까 그런 고비고비를 잘 겪어나가야 진짜 친구가 돼요. 좋은 친구란 와인과 같은 존재다. 오랫동안 숙성 작업도 필요하고, 또 유화 같다. 덧칠도 잘해야 하고, 그거를 잘 해낼 수 있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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